이타미 준 설계 제주도 방주교회 방문기
이타미 준 설계 제주도 방주교회 방문기
오랜만에 여행길에 나서 5월 말 2박 3일간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숙소는 서귀포로 잡았는데 제주도 날씨가 안 좋아서 가던 날과 오던 날 비를 만나 아쉬웠습니다. 가운데 날은 비가 그치고 맑아서 아침 일찍 서귀포 KAL 호텔 앞 올레길 6구간 일부를 돌아보았고 오전에 이번 여행 주요 목표의 하나인 방주교회에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방주교회는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세계적인 건축가 이타미준이 설계한 교회로서 아름다운 건축물의 하나로 유명합니다. 인공 수조를 조성해서 교회 건물이 물 위에 떠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방주교회는 주변의 잔디밭과 하늘이 잘 어울리고 있어 건축물과 자연의 조화로움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합니다. 다만 교회 내부를 보면 예배실이 불과 5-60명 앉을 좌석 밖에 없는데 교회를 지은 목적이나 교회의 주체가 누구인지 의문이 남습니다. 교회 주변의 현지 등록교인은 얼마 되지 않을 거 같고 관광으로 제주를 찾은 분들이 많이 예배에 참여하고 있는가 봅니다.
방주교회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762번 길 113에 있습니다. 교회를 마주 보고 방주 카페가 있어 건축물을 둘러보고 카페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방주교회는 주중 9시부터 17시까지 개방하고 있어 일반 관광객도 내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수요일에는 10시 30분부터 수요기도회가 있습니다. 건물 주변으로 연못이 한 바퀴 둘러져 있어 길을 따라 들어가면 예배당으로 인도됩니다. 주변으로 잔디밭과 조경이 잘 되어 있어 시원한 자연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모습입니다. 옆면에서 보면 갈빗살처럼 나무 기둥들이 있고 기둥 사이는 유리로 되어 있으며 배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실내는 작은 규모로 아담한 편인데 안쪽에 들어가 보면 빛과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나무 기둥 사이 유리창으로 자연광이 그대로 들어옵니다.
방주교회는 2009년 3월에 건립되었다고 하는데 제법 오래되었지만 아름다운 외관이 잘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일 년에 한 번 수조의 물을 갈아주고 수조 안 자갈도 모두 꺼내어 씻어주고 있다고 합니다. 주변을 보면 오름들과 산방산이 보입니다. 교회 건물은 인공수조에 반영되어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아연 소재 메탈과 유리로 된 특이한 모습인데 정면에서 보면 정말 물 위에 떠 있는 배를 연상케 합니다. 방주교회를 보면 지난해 다녀왔던 원주 소재 뮤지엄 산 본관 건물이 연상됩니다. 원주 뮤지엄 산은 안도타다오 건축가의 설계로 노출 콘크리트의 미니멀한 건축물인 본관 건물이 워터 가든으로 연결되어 있어 깊은 인상을 받았었습니다. 대지와 하늘, 그리고 사람을 연결하고자 하는 건축가의 철학이 배어 있는 건물들은 일맥상통하는 거 같습니다.
교회 실내 앞부분은 양쪽 긴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자연채광이 눈부십니다. 외부에서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게 됩니다. 방주교회 지붕은 물고기 비늘을 연상케 합니다. 아연소재 조각 패널 지붕아래 길게 늘어진 유리창과 가운데 목재 프레임, 그 아래로 연못의 물까지 빛의 조화가 아름다운 건축물입니다. 방주교회는 마치 대홍수가 끝나가고 방주가 땅에 안착한 듯한 느낌을 줍니다. 파란 하늘은 대홍수가 끝났음을 알려주는 듯합니다. 노아의 방주는 성경에서 구원을 의미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타미 준은 재일 한국인 건축가로 한국이름은 유동룡입니다. 1937년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했다고 합니다. 무사시 공업대학 건축학과 다니면서 혼자 한국을 여행하며 한국의 고건축, 조선민화의 아름다움에 빠져 들어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였다고 합니다. 이타미 준은 건축물이 세워질 장소의 지역성을 살려 인간의 삶과 어우러지는 건축을 추구하였습니다. 충남 아산의 온양미술관, 제주도 포도호텔과 방주교회 등 대표적 작품을 남겼습니다.
아래는 나무위키의 방주교회 소개 사진인데 위에서 내려다본 전경이 좋아서 가져왔습니다. 멀리 산방산이 잘 보입니다. 그다음 사진은 방주교회 전면 모습으로 교회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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