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사냥 사진

수질정화식물 큰물칭개나물 탐구

77 Harvey 2021. 6. 10. 17:54

 

수질정화식물 큰물칭개나물 탐구

 

탄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면 냇가나 냇물 한가운데 작은 모래섬에도 갖가지 풀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어떤 풀은 반쯤 물에 잠겨 있기도 한데 자세히 보면 보라색 작은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큰물칭개나물이라고 부르는 친수 식물입니다. 눈여겨보면 냇가 가까운 쪽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냇가나 유속이 빠르지 않다면 냇물 한가운데 물에 자주 잠기는 곳에서도 큰물칭개나물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꽃이 아주 작지만 큰개불알풀 일명 봄까치꽃과 똑같은 모습으로 예쁜 자태입니다. 

 

 

 

 

큰물칭개나물은 학명이 Veronica anagallis-aquatica L. 영문명은 Water speedwell, Blue water speedwell, 그리고 개불알풀 속(Veronica)에 속하고 있습니다. 큰물칭개나물은 물가 가까이에서 자라며 줄기가 곧게 올라오면서 높이 40~80cm까지 자랍니다. 4~6월에 자주색 작은 꽃들이 잎겨드랑이에서 나오는 총상 꽃차례에 달려 피게 됩니다. 큰물칭개나물은 전 세계 각지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종자로 번식하는 큰물칭개나물은 논, 논둑, 냇가 습지에서 자라는 해넘이 한해살이풀입니다. 해넘이 한해살이라는 건 가을에 싹이 나와 겨울을 나는 식물로 그다음 해 가을까지 살게 되는 식물을 말합니다. 큰물칭개나물은 영하 20도 추위에도 물속에 뿌리를 내리고 물 위에 줄기를 드러낸 채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수중식물은 아니지만 큰물칭개나물은 물을 좋아해서 냇가 가까운 곳에서 자랍니다. 환경전문가들은 큰물칭개나물을 이용해서 겨울 하천 수질정화에 활용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큰물칭개나물은 개불알풀 속 식물답게 꽃 모양이 큰개불알풀을 쏙 빼닮았습니다. 꽃이 너무 작아 눈에 잘 안 띄지만 하나하나 아름다운 자태입니다. 큰개불알풀을 일명 봄까치꽃이라고 불러서 그런가 큰물칭개나물을 물까치 꽃이라고도 부른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큰물칭개나물의 어린 순을 식용으로 이용하였습니다. 이른 봄의 부드러운 잎과 줄기를 뜯어 나물로 먹었습니다. 큰물칭개나물은 약재로도 사용되는데 한의학 대사전에 보면 말린 큰물칭개나물을 수고매(水苦蕒)라고 하고 뿌리는 수고매근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쓴 맛의 수고매는 여름에 채취해서 햇볕에 말려 사용하는데 열을 내리고 지혈, 타박상 치료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큰물칭개나물과 유사한 모습의 물칭개나물이라는 풀이 따로 있습니다. 물칭개나물은 큰물칭개나물보다 꽃이 조금 더 작고 자주색 줄이 연해서 하얗게 보입니다. 거의 같은 모양이며 자라는 환경도 비슷한데 물칭개나물은 따뜻한 곳을 좋아해서 우리나라 남부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중부권에서는 큰물칭개나물과 물칭개나물이 주변에서 함께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칭개나물은 옛 문헌에 물부루라는 표현이 있는데 부루는 충남지역 방언으로 상추를 뜻합니다. 

 

큰물칭개나물 꽃은 흰색 바탕에 자주색 줄이 나 있습니다. 개화기는 4~6월인데 낙화하면 꽃이 떨어져 주변을 자주색으로 물들이게 됩니다. 자주색 꽃이 시들지 않은 채 바닥에 떨어지면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합니다. 인터넷으로 찾아본 낙화 사진이 인상적이어서 꽃이 떨어질 때쯤 낙화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칭개라는 말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요? 이런저런 자료를 뒤져보지만 선뜻 수긍할 수 있는 답이 안 보입니다. 지칭개라는 풀은 짓 찢어서 상처에 바른다고 해서 '짓찧다'의 어근에다 접미사 '개'의 합성어라는 주장을 보았습니다. 물칭개나물의 물칭개는 무슨 뜻일까요? 물은 수(水)를 뜻하는 거 같은데 물과 친한 거라고 물칭개라고 불렀는지 우리말 옛 이름은 어원이 불분명한 게 많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6월 5일 정자동 불정교 다리 아래 탄천 냇가에서 촬영하였습니다. 사진이 많이 흔들린 듯한데 꽃이 너무 작아 초점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꽃만 보면 큰개불알풀 꽃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손톱만 한 크기도 그렇고 생김새가 아주 닮았습니다. 아래 사진의 왼쪽은 큰개불알풀, 오른쪽은 큰물칭개나물 꽃입니다. 

 

 

 

지난 4월 23일에도 탄천 정자동 일대에서 큰물칭개나물 모습을 촬영하였습니다.

 

 

 

구글에서 찾아본 큰물칭개나물 낙화 사진입니다. 이런 모습 연출해보고 싶어 낙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6월 중순, 하순 경에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3월 19일 습지생태원에서 촬영한 큰물칭개나물 어린잎입니다. 수중식물이 아니어도 물을 좋아해서 물 한가운데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자랍니다. 

 

 

 

3월 19일 습지생태원에서 촬영한 큰개불알풀 사진입니다. 꽃이 닮았습니다.

 

 

 

인터넷으로 찾아본 자료에 의하면 물칭개나물은 좀 더 흰색이고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나 있다고 합니다. 큰물칭개나물과 유사하다고 하는데 자료로는 구분하기 어려웠습니다. 엊그제 탄천에서 멀리 물 한가운데 큰물칭개나물 옆에 유사한 놈 하나를 발견해서 망원렌즈로 찍어 확대해 보았습니다. 꽃이 좀 작아 보이고 잎 가장자리에 있는 톱니로 보아 물칭개나물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이전 글 참조

2021.06.01 - [빛사냥 사진] - 지칭개 보라색 두상화서를 처음 보았습니다.

2021.05.24 - [빛사냥 사진] - 탄천 식물 생태 사진 정리 : 야생 풀

2021.04.27 - [빛사냥 사진] - 습지생태원 풀 사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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