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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사냥 사진

지칭개 보라색 두상화서를 처음 보았습니다.

by 77 Harvey 2021. 6. 1.

 

지칭개 보라색 두상화서를 처음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탄천으로 산책 나갔다가 냇가 주변에서 긴 줄기 끝에 피어있는 보라색 두상화서 무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여러 개의 작은 꽃들이 모여 머리 모양의 꽃 차례 이루는 것을 두상화서라고 부릅니다. 처음에는 꽃봉오리처럼 보여 뭔가 활짝 피게 될 줄 알았는데 다음 날도 그 상태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어떤 무리는 그 상태로 시들어지는 양 쪼그라들고 또 둥지에서 날아가기 위해 민들레 홀씨처럼 산발한 모습 보이는 것도 있었습니다. 뭔지 이름을 알아야 할 거 같아서 또 모야모 앱에 물어보았습니다. 두 가지 답이 올라왔는데 하나는 지칭개이고 다른 하나는 조뱅이였습니다. 지칭개는 지난봄에 로제트 상태 풀을 조사하면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조뱅이는 처음이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지칭개와 조뱅이 두 가지가 상당히 유사해 보여 확실한 구분이 어려워 보였습니다.

 

분당 노인종합복지관의 탄천 생태환경 촬영 봉사단에 참여하면서 야생 풀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지만 또 한 번 어렵다고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싹이 나올 때 모습과 줄기가 클 때 모습, 그리고 꽃이 피는 모습이 각각 다르면 문외한이 어떻게 이를 구분할 수 있을지 정말 어려워 보입니다. 로제트 상태의 지칭개를 보면서 이름이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꽃이 핀 모습을 보니 전혀 앞 단계를 연상할 수 없어 같은 식물이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지칭개란 이름조차 처음 들어보았는데 바닥에 놓여 있는 풀이 자라서 어떤 모습 보일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게다가 여름이 깊어가니까 주변의 다른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면서 어느 게 본디 자신의 잎인지 모를 정도로 엉켜있어 풀을 구분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메꽃, 살갈퀴 같은 덩굴식물이 다른 풀의 긴 줄기를 타고 올라가면 여러 풀이 엉켜지는데 하나라도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으면 괜찮겠지만 아무래도 구분이 안되어 난감해지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들은 탄천 정자동 일대에서 5월 31일 촬영하였으며 다음 사진은 4월 23일 촬영한 지칭개입니다.

 

 

 

다음 사진은 4월 9일 태평 습지생태원 일대에서 촬영한 지칭개입니다.

 

 

다음 사진은 3월 19일 태평 습지생태원 일대에서 촬영한 지칭개 로제트 잎 사진입니다.

 

 

 

지칭개(학명 Hemistepta lyrata bunge)는 국화과 지칭개 속 초본성 식물입니다. 가을에 싹이 나오면 로제트형 잎이 되어 겨울을 나게 되고 이듬해 봄이 오면 줄기가 상당히 높게 자라며 5월경 통상화로 된 보라색 꽃을 피우게 됩니다. 잎은 깊게 갈라지고 뒷면은 흰색입니다. 높이 60-90cm가량 자라고 개화 후 열매를 결실하고 여름에는 잎, 줄기와 식물체 전체가 말라 고사하게 됩니다. 지칭개는 전국 각지 빈터, 밭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잡초이지만 예부터 어린잎을 데쳐 나물이나 국거리로 먹을 수 있는 구황식물이었으며 해열 해독작용이 있어 민간 약재로도 사용되었습니다. 구황(求荒) 식물이란 흉년으로 기근이 심할 때 농작물 대신 취할 수 있는 야생 식물을 말합니다.

 

우리가 부르는 지칭개는 충남 지역에서 부르는 이름이 통용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 각 지방별로 다른 이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라도에서는 지청구, 지춘개, 지충개, 지충제 등으로 부르고 경상도에서는 지칭구, 지청구, 지충구, 짐챙이라고 불렀으며 경기도에서는 지침개, 강원도에서는 진창구, 진챙이 등으로 불렀습니다. 이는 지칭개가 오래전부터 한반도에 있어왔던 풀로 약재와 나물로 우리 생활에 깊이 들어와 있었음을 설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칭개라는 한글 이름이 처음 등장한 문헌에는 즈층개로 되어 있는데 여기에서 어미에 있는 '개'는 우리말 표현에서 이쑤시개, 날개, 부침개와 같이 간단한 도구나 어떤 행위의 특성을 더해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이므로 '즈층'과 '개'의 합성어로 볼 수 있습니다. 즈층이 무슨 뜻인가 하면 즈츼다, 설사하다, 지치다 등의 표현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조사한 내용을 옮기고 있는 나로서도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분은 지칭개가 짓찧어 상처에 바르는 풀이어서 '짓찧다'라는 어간에서 나왔다고도 합니다. 우리말 옛 이름들은 어원이 불분명한 게 많은 거 같습니다. 가장 어려운 우리말의 하나가 아리랑 아닐까 싶습니다. 아리랑의 어원에 대해서 많은 자료가 있지만 나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잘 모릅니다. 어원이나 뜻을 몰라도 아무 지장 없이 아리랑 노래를 부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한 일입니다.  

 

다음 사진은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것인데 왼쪽이 지칭개 오른쪽은 조뱅이라고 합니다. 지칭개와 조뱅이를 쉽게 구분하기 어렵겠습니다. 

 

 

 

 

지칭개는 시골에 살았으면 한 번쯤 먹어보게 되는 나물입니다. 지칭개는 잡초지만 훌륭한 항암식품이라고도 합니다. 지칭개 나물은 써서 먹기 어렵다는데 물에 하루정도 우려내면 쓴 맛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른 봄에 냉이를 캘 때 함께 캐낼 수 있습니다. 냉이무침처럼 살짝 데치고 고추장에 버무려 먹으면 좋겠습니다. 지칭개는 쓴 맛이라는데 그 쓴 맛 때문에 먹는다고도 합니다. 내년 봄에는 냉이랑 지칭개를 캐서 나물무침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꼭 먹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궁금해서 먹어보고 싶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다 보니 지칭개 봄나물 소개하고 있는 브런치 글을 보게 되어 이를 가져와 봤습니다.

 

 

잡초 아니고 봄나물이에요

상큼 쌉쌀한 지칭개, 쫄깃 담백한 개망초 | 아직 감자밖에 심은 게 없는 느긋한 산골부부, 이젠 정말 밭을 맬 때가 되었다. 모종 심기엔 좀 이르지만 상추부터 시작해서 이 씨 저 씨 뿌려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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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글 참조

2021.05.24 - [빛사냥 사진] - 탄천 식물 생태 사진 정리 : 야생 풀

2021.04.27 - [빛사냥 사진] - 습지생태원 풀 사진 촬영

2021.03.28 - [빛사냥 사진] - 초봄 로제트 식물 이름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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