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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문도 (El Mundo)

인도양의 작은 항구도시 이냠바니

by 77 Harvey 2020.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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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 작은 항구도시 이냠바니

 

모잠비크 수도 마푸투(Maputo)보다 북쪽이지만 여전히 모잠비크의 남부에 위치한 샤이샤이(Xai-Xai)이냠바니(Inhambane)는 주변에 해변과 리조트가 많은 휴양지역입니다. 해안선이 긴 이냠바니 주변은 각 해변마다 대서양을 향한 넓고 긴 모래사장으로 여름철에는 휴양객이 많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특히 미라마르(Miramar), 토후(Tofu) 해변은 해외 관광업계에도 많이 알려져 있는 모잠비크의 유명 관광지입니다. 어느 날 이냠바니에 출장 갈 일이 있어 파견기관 직원과 운전기사를 대동하고 함께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수도에서 470킬로 떨어져 있는 이냠바니는 포르투갈 식민시대 이전부터 존재했던 유서 깊은 항구입니다. 15세기 포르투갈의 바스쿠다가마가 이곳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아랍과 페르샤 상인들이 드나들던 곳입니다. 포르투갈은 1534년 이냠바니에 무역거점을 세웠으며 1560년에는 남동부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예수회 선교단을 파견하였습니다. 이곳은 아랍 상인들의 상아 및 노예무역 중심지였으며 포르투갈의 아프리카 정착 근거지였는데 1898년에 마푸투 항구가 수도로 정해지면서 이냠바니는 상대적으로 침체하게 된 것입니다. 

 

 

이냠바니에 있는 Cathedral of Our Lady of the Immaculate Conception이라는 19세기 포르투갈 식민시대에 세워진 성당입니다. 아래 사진은 이냠바니의 중앙 시장이며 그다음은 이냠바니와 건너편 연안의 마시스(Maxixe)를 연결하는 페리 선 선착장입니다.

 

 

 

 

작은 지방도시에 가면 변변한 호텔 숙소를 찾는 게 어렵기도 하지만 이왕 가는 길에 해변 리조트에서 한번 지내보고 싶어 인터넷으로 Tripadvisor와 Booking.com을 뒤져 괜찮아 보이는 곳에 예약을 하고 일부러 찾아가 보았습니다. 첫날은 리고구(Ligogo) 마을의 한 리조트에서 지내기로 했는데 업무 때문에 밤늦게 숙소에 찾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가로등도 없는 비포장 도로와 모래길을 한참 달려 어렵게 찾아갔더니 정문에서 총을 든 경비원이 제지하길래 예약하고 왔다고 말했는데 기다려보라는 거였습니다. 가만히 보니 손님도 없어 보이고 리조트가 깜깜했습니다. 당시 5월이라 남반구는 겨울이니까 투숙객이 없었는가 봅니다. 전날 온라인으로 예약 완료했는데 어쩐지 낮에 전화해도 안 받길래 불안하더니 황당했습니다. 조금 있다 백인 여주인이 나타나서 식당이 공사 중이지만 숙박은 가능하다면서 작은 집 하나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숙소는 아주 훌륭했고 마당에는 자쿠지만 한 작은 원형 풀장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바닷가 언덕 위에 숙소가 있었습니다. 경치가 아주 그만이어서 어렵게 찾아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7시 조금 지나니 종업원들이 전날 예약해두었던 아침식사와 커피를 가져왔습니다. 이렇게 멋있는 곳에서 밤에 잠깐 눈 붙이고 돌아선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계산하면서 여주인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남아공 태생이고 남편은 짐바브웨 태생인데 이곳에 리조트를 만든 지 5년 되었다고 합니다. 손님이 없어서 운영되겠나 싶었는데 겨울이라 그렇다며 이미 4년 차에 이븐 포인트까지 수지를 맞췄다고 하면서 여름에는 숙소 방값이 두배로 뛰고 풀부킹된다고 말했습니다. 좋은 위치의 숙소는 2년 뒤까지 예약되어 있다고 합니다. 기후도 좋고 경치 좋은 지역에 잘 투자했다고 덕담 삼아 얘기했더니 자기네는 만족한다고 하면서 모잠비크의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싸고 치안 면에서도 남아공보다 안전해서 여기서 지내는 게 좋다고 말하는 거였습니다. 이곳 숙소는 방안의 전기 콘센트조차 모잠비크가 아닌 남아공 타입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남아공 백인들이 휴가철에 많이 찾아오고 있어 이들 리조트는 그들의 휴식처인 셈입니다. 이곳은 4x4 차량으로나 가능할 정도로 접근 도로 사정이 나빠 일반 관광객은 찾아올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곳입니다. 리조트 바깥으로 나가면 완전히 다른 세상의 가난하고 후진 아프리카 마을을 마주하게 된다는 것도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파르트헤이드(Apartheid) 흑백분리정책이 없어진 지 오래지만 실질적인 흑백분리는 여전히 존재하는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겨울이라 리조트는 텅텅 비어있었지만 경치는 아주 그만이었습니다. 아프리카 동부 해안의 인도양 바다는 물결조차 시원해 보였습니다. 오전 시간이 지날수록 하늘은 더 맑아지고 바다는 더 푸르러 보였습니다.

 

 

리조트 바깥으로 나오니 큰 호수가 있었습니다. 호숫가 경치도 아름다웠습니다.

 

 

리조트는 주 간선도로에서 한참 벗어나 있었습니다. 구글 위성지도로 보면 리고구(Ligogo) 지역은 긴 해안선이 잘 발달되어 있고 내륙 호수가 여러 곳 있어 천혜의 리조트 관광지가 될 소지가 많은 곳이었습니다. 

 

 

길가 매점에서 코코넛 하나 사서 코코넛 밀크를 마신 후 속살을 먹겠다고 하면 이렇게 칼로 파서 줍니다.

 

 

핫소스로 유명해진 이냐리미(Inharrime) 지역 국도변에 위치한 핫소스 판매대입니다. 자체 포장용기가 없어 마요네스병, 토마토 소스병들을 재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냠바니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토후(Tofu) 해변입니다. 인도양 바다와 모래사장이 한없이 펼쳐진 모습인데 방문 당시는 겨울이어서 인적이 드물었습니다.  

 

 

언덕 위 도로에서 잠시 멈추고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Lagoa Quissico 호수 건너편으로 인도양 바다가 보여 하늘의 맑은 파란색 Sky blue와 바다의 짙은 남색 Navy Blue, 그리고 청록색 호수의 Robin Egg Blue 색상들의 대조가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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