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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학년 이야기

D★P 넷플릭스 영화를 보고

by 77 Harvey 2021. 10. 24.

 

 D.★P. 넷플릭스 영화를 보고 

 

나는 한국영화를 안 좋아했습니다. 아주 안 봤던 건 아니지만 가능하면 보기 싫어했습니다. 오래전 봤던 한국영화들의 사회 현실 왜곡에 토하고 싶은 감정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일부 영화인들의 정치편향 시선이 역겹기 때문이었습니다. 얼마 전 해외 뉴스와 세간의 화제 덕에 우연히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을 보게 되었습니다. 쇼킹할 정도의 잔인한 장면에 충격을 받아 중도에 그만둘까 TV를 몇 번 껐다가 그놈의 궁금증을 견디지 못해 결국 끝까지 보았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호평받았다는 게 이해됩니다. 오징어 게임은 각본이나 연출 모두 신선했습니다. 주인공 성기훈을 보며 저 배우가 누군지 낯이 익은데 이름이 뭔가 궁금해하다가 생각이 안 난 채 끝까지 보았습니다. 마지막까지 생각이 안 나 궁금해서 일부러 엔딩 화면에서 출연진을 찾아 확인해보니 그 유명한 이정재였습니다. 모래시계 때의 이정재 밖에 기억 못 하는 거 같은데 모습이 그 때나 별다름 없는 듯합니다. 배우들은 늙지도 않는가 봅니다. 

 

오징어 게임을 본 후 한국영화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외면했던 예전의 화제작들을 넷플릭스에서 찾아보기 시작하였습니다. 변호인, 기생충, 검사외전, 내부자, 아수라 등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아직도 제목부터 거부감 느껴져서 보고 싶은 마음이 안 드는 작품들이 몇 개 있지만 이 번에 보게 된 우리 영화들은 모두 기대 수준 이상이었습니다. 잘 봤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영화나 영화인들이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각광을 받을 만하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우리 영화들은 특히 영상미 장면 처리가 압권입니다. 카메라 감독과 연출진의 수준이 높아 보입니다. 플롯과 시나리오도 아주 훌륭합니다.

 

그래서 또 넷플릭스에서 찾아보게 된 우리 드라마가 'D★P'입니다. 막연하게 선입관으로 무슨 군대영화를 보겠나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물론 군대 생활이 배경이지만 그런 선입관 갖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각본이 잘 짜여있고 사회고발과 유머가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오늘날의 군 생활은 그렇지 않다고 변명하지만 그런 변명이 필요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 게 사회적으로도 부조리가 존재하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으니 군대 안에서 여전히 부조리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사회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탈을 보편화해서 바라볼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요즘 군대 내에서 나약해지고 있는 정신상태나 처신들이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처럼 늙은 세대는 35개월 하고도 며칠 덧붙이는 기간의 병역의무를 다했습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어려움과 부조리는 존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지금도 공정을 외치는 정치인들의 표리부동과 부조리에 비하면 군대 안에서의 부조리는 순진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DP가 무슨 약자인가 찾아보았더니 Deserter pursuit, 헌병대 내에서 탈영병 체포조를 이르는 단어였습니다. 드라마는 군에서도 특히 헌병대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다른 드라마들과 차별성이 있어 좋았습니다. 예전 2010년 KBS TV에서 도망간 노비를 추적해 잡아들이는 장혁 주연의 '추노'라는 역사물 드라마가 있었는데 비슷한 제목이어서 생각났습니다. 김보통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을 원작으로 했다는데 원작을 보지 못해 모르겠지만 작가나 웹툰이 대단한 거 같습니다. 한번 찾아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D.P. 메인 예고편과 티저 하나를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출연진

 

 

DP가 한국적 소재로 한국사회의 어두운 면을 다뤘다고 얘기하는 분도 있지만 부조리는 사람 살아가는 세상 어디에나 있다고 봅니다. 영화는 다큐나 교육 교재가 아닐 것입니다. 영화는 우선 흥미로워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DP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못 보신 분들에게 꼭 한번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DP 주인공 안준호 일병과 한호열 상병의 콤비는 재미있었고 두 분 다 연기가 최고였습니다. 케미(Chemi)브로멘스(Bromance)니 하는 표현도 재미있습니다. 영어도 우리말처럼 글자 수를 줄여가며 재미있는 단어를 만들어내는가 봅니다. Bromance는 Brother + Romance, 남자들의 우정을 말하고 Brodad는 Brother + Dad, 형 같은 아빠를 말한답니다.

 

DP는 아직 한 시즌밖에 만들지 않았다는 게 아쉬운 면인데 앞으로 계속 만든다고 하니 시즌 2가 기대됩니다. 시즌 1은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습니다. 한 에피소드 당 약 50분 소요됩니다.

 

1 에피소드 - 꽃을 든 남자

2 에피소드 - 일장춘몽

3 에피소드 - 그 여자

4 에피소드 - 몬티홀 문제

5 에피소드 - 군견

6 에피소드 - 방관자들

 

 

 

 

게시글을 작성하면서 나무위키에서 찾아보니 흥미로운 얘기들이 있어서 이를 소개합니다. 

 

- 드라마 배경은 박근혜 대통령이 등장하는 2014년인데 그때만 해도 드라마와 같은 가혹행위가 실제 있었다면 바로 영창 감이었습니다. 

- 드라마에 등장하는 막사는 세트장이 아니라 부천의 61사단 부지였는데 촬영 당시 해체된 상태였습니다. 

- 이 작품은 국방부나 육군의 협조 없이 촬영된 작품이지만 군 막사라든가 상당히 실체와 가깝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 앞으로 DP병은 군 보직에서 사라질 거라고 합니다. 전문 수사관 역할을 1년 반짜리 의무복역 군인에게 요구한다는 게 무리인 것 같습니다. 

- 악질적 선임 황장수 역을 연기한 신승호는 군 생활해보지 못한 미필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군기 센 체대 출신이어서 고참 역 연기가 어색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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