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탑스텐 호텔 룸에서 창밖의 비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고등학교 동기들과 졸업 55주년 기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부부동반으로 전체 161명이 리무진 버스 6대에 나눠 타고 가서 강릉 탑스텐 호텔에 묵으며 동해안 주변을 관광하였습니다. 미국 등 해외에서 온 동기들도 몇 명 되고 오랜만에 보게 된 친구들이 많아 반가운 모임이 되었습니다. 나도 집사람과 함께 참여하였는데 첫날 여행이 피곤해서 둘째 날은 호텔에서 하루 쉬기로 하였습니다. 탑스텐 호텔은 룸이 넓고 각방에서 바다가 보이게끔 설계되어 있어 지내기 좋았습니다. 우리가 여행 일정을 잘 짜긴 했지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여행기간 내내 특히 둘째 날과 셋째 날은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전국이 맑았는데 하필이면 동해안만 호우주의보가 발령되어 강풍과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둘째 날 하루는 무리하지 말고 호텔 근처에서 산책하려고 생각했다가 비가 와서 뜻하지 않게 호텔 룸에서 한나절 지내게 되었는데 룸에서 창밖으로 내리는 비 바라보고 있었던 게 의외로 좋았습니다. 언제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본 적이 있었는지 참 오래전 일로 생각됩니다. 내리는 비 바라본다는 게 처량한 느낌이 아니라 차분해지는 마음이었습니다. 유튜브에 보면 빗소리와 단지 비 내리는 장면 하나로 30분, 한 시간 이상씩 보여주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동영상에 구독자나 좋아요가 제법 많이 달립니다. 빗소리가 수면 촉진제 역할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 진정효과가 있는 거 같습니다. 비 내리는 장면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줍니다.
우리가 묵고 있던 룸은 8층에 있었는데 마침 6층 옥상에 있는 해돋이 전망대 루프 가든이 내려다 보이는 위치였습니다. 호텔 밖으로 금진항 전경과 방파제에 부딪히는 파도가 잘 보였습니다. 하염없이 내리는 비와 쉬지 않고 밀려와서 방파제 두들기는 파도를 바라보는 게 그냥 그자체로 좋았습니다.
내리는 비 바라보고 있으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그냥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어서 그 자체로 힐링이 되는 거 같았습니다. 여행 와서 비 온다고 투덜댈 게 아니라 이렇게 럭셔리한 호텔 룸에서 창밖의 비 바라본다는 게 호사일만큼 좋았습니다. 루프 가든에는 응시의 초점이 되는 여인 조각상이 하나 있었습니다. 우산이라도 씌워주고 싶을 정도로 계속 비 맞고 서있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아침 식사후에는 호텔 1층에 있는 금진온천 사우나에 다녀왔습니다. 나는 사우나를 참 좋아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사우나해본 지 2년 넘은 거 같습니다. 오랜만에 건식 사우나와 습식 사우나에 번갈아 들어가 보면서 흡족해했습니다.
탑스텐 호텔은 SM 그룹 레저부문에 속하고 있습니다. SM그룹은 88년에 주택건설업체인 삼라로 시작해 이후 성장을 거듭하면서 건설, 제조, 해운, 미디어, 레저 등 다양한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M&A를 통해 대한해운, SM상선, 경남아너스빌, 우방, 남선알루미늄, SM중공업 등 많은 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신흥 재벌급 그룹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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