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우연 : 세렌디피티 (Serendipity)

 

준비된 우연 : 세렌디피티 (Serendipity)

 

 

 

 

세렌디피티라는 말은 '세렌디프의 세 왕자들(The Three Princes of Serendip)'이라는 페르시아 동화에서 유래되었다는데 세렌디프는 지금의 스리랑카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 동화는 보물을 찾는다고 먼 길을 떠난 세 왕자들이 보물을 못 찾았지만 대신 다양한 경험과 연이은 우연으로 지혜와 용기를 얻게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세렌디피티는 뜻밖의 행운, 우연한 발견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과학분야에서 우연하게 또는 실험 도중의 실패로부터 중대한 발견이나 발명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플레밍은 배양실험을 하는 도중에 실수로 잡균인 푸른곰팡이를 혼입 한 것이 후에 감염증으로부터 수많은 인명을 구해낸 항생물질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세렌디피티는 역사적으로 다이너마이트, 만유인력, 전자레인지, 비아그라 등 수많은 발견과 발명을 이끌어 냈습니다.

 

세렌디피티란 행운을 가져다주는 마법의 주문과 같은 한 마디입니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가능성 있는 발견이나 발명들이 수없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모릅니다.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는 한때 커피재료 판매회사 마케팅 담당으로서 이탈리아 주방용품 전시회에 참가했다가 우연히 들른 한 카페에서 영감을 얻어 커피 전문점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자신의 성공 비결 첫 번째를 행운이라고 말했습니다. 치밀한 경영전략보다 오히려 우연의 힘이 컸다는 뜻입니다.

 

세렌디피티의 가장 좋은 사례는 3M의 Post it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패한 접착제로부터 포스트잇이 탄생하였습니다.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뜻밖의 아이디어로 성공하는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세렌디피티가 일어나기 쉬운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잘 소통되는 조직문화가 세렌디피티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우연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하고 그런 우연을 행운으로 바꿀 수 있는 혜안이 있어야 하고 또 실행할 수 있는 결단력과 끈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 우연은 준비된 우연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파스퇴르는 "우연은 준비된 자에게만 미소를 짓는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준비된 조직은 혁신적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시도하고 실행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3M의 포스트잇처럼 실패를 단지 실패로 놓아두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낸다는 게 중요합니다.

 

세렌디피티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사회적 환경이나 조직환경이 유연해야 합니다. 예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만든 자료를 보면 먼저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라>고 말합니다. 조직원들이 업무 외 관심과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율성과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우연한 소통을 늘리라>고 말합니다. 직원들이 자주 마주칠 수 있는 개방적 공간이 필요합니다. 구성원들의 소통과 협력은 물리적 거리나 공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서로 마주치기 어렵다면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근무처에서 직원들의 동선이 30미터 겹칠 때마다 협력활동은 20%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네트워크를 통해 자주 만나 얘기하다 보면 좋은 정보 얻을 기회가 증가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구글에서는 직원들의 일상 대화에서 Gmail과 Street View와 같은 혁신적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합니다. 요즘처럼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나 언텍트 문화가 확산된다면 이런 걸 기대하기 어려워질까 두렵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극을 받아야 하는 아이들마저 온라인 교육으로 그렇지 못하게 된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세 번째, 우연히 얻은 발견일지라도 <끊임없는 시도와 실행>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행운을 만드는 것은 준비된 우연이며 필연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세렌디피티는 동화 내용처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우연으로 보이지만 필연적으로 성취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노사연의 <만남> 첫 소절이 떠 오릅니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 오래된 동영상 클립을 하나 가져와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