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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학년 이야기

탄천의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

by 77 Harvey 2020.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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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나요?

 

자전거도로는 개인과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많이 끼치고 있습니다. 시민의 건강 유지와 증진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교통체증 완화, 주차난 해소, 에너지 절약, 환경보호 등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탄천 하천 둔치에 설치되어 있는 자전거도로는 성남 시민들의 건전한 여가활동과 통근 및 통학 교통수단으로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기 위한 취지에서 건설된 것으로 2003년에 개통되었다고 합니다. 성남에서 잠실까지 총연장 도로는 24.4km로 분당 끝 구미동에서 한강둔치까지 시속 20km 기준으로 달린다면 1시간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성남시는 시민안전보험의 일환으로 별도 가입절차 없이 전 시민을 대상으로 자전거 관련 사고를 담보하는 보험을 들고 있습니다.

 

이번에 탄천 생태환경 교육을 받게 되면서 알게 된 사실 하나를 소개합니다. 강사 선생님이 탄천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는가고 물었습니다. 당연히 있다고 했더니 없다는 겁니다. 아니 그럼 고수부지에 보행자길과 자전거길로 구분되어 있던데 그게 전용도로가 아닌가요 하고 물었더니 그건 전용도로가 아니고 겸용도로라는 겁니다. 그럴 수가? 다음에 탄천 나가는 길에 확인해 보니 정말 겸용도로였습니다. 곳곳에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라고 길바닥에 여러 군데 글과 그림으로 표시되어 있고 표지판도 길가에 걸려 있었습니다. 선입관이 한번 박히면 그런 표식이 아무것도 눈에 안 들어오는가 봅니다. 그것도 모르고 자전거길로 어쩌다 잠시 걷게 되면 혹시나 방해될까 싶어 가장자리에 바짝 붙어 지나가곤 했는데 그렇게 미안해할 일이 아니었나 봅니다.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라고 하면 보행자도 엄연히 다닐 수 있는 길입니다. 왜 그렇게 해 놓았을까요? 자전거와 보행자가 함께 있으면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렇게 했겠지요. 자전거 타는 사람이 주의해서 주행하라는 얘기지만 보행자가 다니면 어떻게 마음 놓고 자전거를 탈 수 있겠습니까? 완전 공무원 사고방식인 듯합니다. 규칙을 어기는 건 이용자들이지 내가 관리 잘못한 건 아니다는 책임회피 용으로 그렇게 해 놓은 듯싶습니다. 사고가 나면 대부분 자전거 쪽의 과실이 클 수밖에 없겠지요. 누구나 쉽게 규칙을 어길 수 있게 방치해놓고 또 잘잘못 가리는 문제도 일방적으로 한쪽으로 몰아 쉽게 해결하겠다고 하면 무엇 때문에 자전거 길을 만들었는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왼쪽으로 초록색 보행자 산책로가 있음에도 오른쪽 자전거 길을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로 만든 이유가 뭘까요?

 

 

 

 

자전거 이용하는 분들 카페에 들어가 보면 보행자를 성토하는 불평들이 많습니다. 자전거 도로에서 두 사람이 손 붙잡고 버젓이 가운데로 걷는 연인도 있다 하고 보행자 길이 따로 있는데도 단체로 몇십 명이 함께 자전거길을 걸으며 한쪽 레인을 다 잡아먹는 경우도 있다면서 관리책임을 성토합니다. 그런가 하면 일부 자전거 탄 사람들 몰지각도 꼴불견입니다. 규칙을 안 지키거나 보행자를 배려하지 않는 건 피장파장입니다. 위협적으로 지나가거나 큰소리치거나 신경질적으로 클락션 눌러대는 사람도 있습니다. 대부분 그게 자전거 전용도로인 줄 알고 보행자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를 듣기 어려운 세상입니다. 다리 위에서는 내려서 끌고 건너라는 표식이 다리 입구에 있지만 실제 그렇게 하는 분 만나 보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어느 블로그에 올려진 사진을 보니 시마다 다르게 운영하는 건지 용인시 쪽 탄천길에는 이렇게 자전거길과 산책길을 분리하는 표식이 있고 바닥에는 자전거만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이게 자전거 전용도로임을 나타내는 건지는 확인 해봐야 하겠지만 만일 시마다 다르게 운영한다면 그것도 너무 자의적이지 않나요? 

 

 

 

원래 자전거 전용도로라고 하면 자동차는 물론 보행자도 출입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없으니 보통 보행자 자전거 겸용도로로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의 공무원들도 전용도로와 겸용도로에 대한 인식이 명확하지 않은 듯 시에서 만든 자료를 보면 자전거 도로를 정의하면서 버젓이 자전거 전용도로와 명칭을 혼재해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운영하던지 간에 보행자 보호의무는 장소와 법을 떠나 항상 우선되어야 하는 인권입니다. 또한 인권이란 자전거가 보행자를, 보행자가 자전거 탄 상대를 배려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전거나 자동차나 법 이전에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생각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면에서 완전 인권 후진국입니다. 산업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지다 보니 자전거나 자동차 이용하는 법을 배우기 전에 자전거와 자동차가 범람하게 되어 아프리카나 동남아 후진국보다도 못한 자전거, 자동차 문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가 인권에 관한 세계 랭킹에서 항상 후위에 처져 있어 언론이나 정치를 얘기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고 사회질서나 문화가 인권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그렇다는 겁니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른다는 거지요. 자동차를 길가 아무데서나 정차시키고 절대 주차하면 안 되는 모퉁이에도 버젓이 주차하고 왜 그렇게 하면 안 되는지도 모릅니다. 자동차 면허 취득할 때는 그런 거 안 따지고 운전기술만 중시하는가 봅니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의 주행은 시속 10km라고 해놓았는데도 막 달립니다. 아파트 단지 안은 일반도로교통법이나 12대 중과실도 적용이 안되어 오히려 보행자가 불이익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법도 관리하는 자 위주로 되어 있어 우리나라는 각자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가 봅니다. 인권 변호사라는 사람들은 자기들 권력만 키웠지 가장 기본적인 인권에 대해서는 무지하거나 경시하고 있습니다. 하다못해 상대가 있기 마련인 정치계에서도 다른 상대를 배려한다는 건 아예 없고 자기주장만 하고 있습니다. 자기만 옳고 다른 사람은 독재, 친일, 적폐 프레임에 걸어놓고 있습니다. 국민의 51%가 한쪽을 택했다고 해도 다른 49%의 국민이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하는데 안하무인인 걸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게 다 지금의 어른들이 자기 자식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 배려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은 탓입니다. 자기 자식, 자기 가족, 자기편 위주로만 사는 세상은 정말 인권 후진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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