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꼬리명주나비와 쥐방울덩굴
두물머리 두물경에서 오솔길로 걷다가 나비들을 만났는데 가까이 가도 별로 피하는 기색이 없었습니다. 나비들이 이상하게 길바닥에 앉아 있는데 꽃 위도 아니고 왜들 땅바닥에 내려와 앉아 있나 모르겠습니다. 일단 사진을 몇 장 찍어 보았는데 얌전하게 날개를 펴서 포즈를 취해 줍니다. 그렇게 화려한 색상은 아니었지만 날개 꼬리가 긴 거 보면 분명 나비로 보이는데 이름을 알 수 없었습니다.
이름이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폭풍 검색해보았습니다. 여기저기 뒤적거리다 보니 나비만 전문으로 포스팅하고 있는 블로그가 꽤 된다는 걸 알고 신기해서 한참 들여다보았습니다. 한반도에서 발견되는 나비가 약 280여 종 된다고 하는데 이들을 거의 다 수집하고 있는 듯 다양한 종류의 나비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내가 만났던 나비가 있나 해서 하나하나 비교해보다가 거의 마지막 순간에 찾았습니다. 이름이 꼬리명주나비라고 하는데 멸종위기 등급에 가까운 희귀종이라고 합니다. 내가 본 나비는 수컷이고 암컷은 좀 더 화려한 색상을 갖고 있었습니다.
나비와 곤충을 전문으로 다루고 있는 블로그가 꽤 있는 거 같은데 사실 이런 분야가 그렇게 대중적 관심 끌기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열심히 자료를 수집하고 포스팅하고 있는 분들을 보니 그들의 호기심과 열성이 존경스럽습니다. 내가 찾아보았던 블로그 하나를 소개하면서 실례를 무릅쓰고 블로그에서 암수 한쌍의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왼쪽은 수컷이고 오른쪽은 암컷입니다.
나비의 이름을 알고 나니 꼬리명주 나비에 대한 다른 정보나 관련 기사를 여기저기에서 많이 찾을 수 있었습니다. 수원시에서는 서호공원 한쪽에 꼬리명주나비가 서식할 수 있는 생태정원 만들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가늘고 긴 꼬리에 붉은 띠와 푸른 점이 특징인 꼬리명주나비는 예전에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는데 하천 정비 등으로 먹이 식물이 사라지면서 개체 수기 급격히 줄어 멸종위기의 적색 보호목록에 들어갔다는 겁니다.
꼬리명주나비의 애벌레는 쥐방울덩굴이라는 식물만 먹고 자란다고 합니다. 꼬리명주나비가 쥐방울덩굴 줄기에 알을 낳으면 그 알에서 부화된 유충들은 쥐방울덩굴 잎을 먹으며 자라게 됩니다. 쥐방울덩굴이 하천정비 등으로 서식지가 사라지게 되니까 꼬리명주나비도 덩달아 자취 감추게 되었다는 겁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자연의 순환계는 우리가 다 알 수 없지만 신비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리고 나비가 잠자리에게 많이 포식당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구글에서 쥐방울덩굴이 어떻게 생긴 건지 아래와 같이 사진으로 찾아보았습니다. 꼬투리가 쥐방울과 흡사해서 쥐방울이라고 부른다는데 쥐방울은 또 실제 어떻게 생긴 건지 궁금했습니다. 국어사전에서 보니 쥐방울이란 앙증스럽게 몸집이 작고 약한 모습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쥐방울덩굴은 말의 목에 걸어주는 방울과 같은 모습이라고 해서 마두령이라고도 부른답니다. 꼬리명주나비만 아니라 사향제비나비 애벌레도 쥐방울덩굴 잎을 먹고 자란다고 합니다. 길바닥에 앉은 나비를 보고 궁금증으로 나비 이름을 찾다가 결국 쥐방울덩굴 식물까지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ㅎㅎ
아래 사진은 수원시에서 조성한 꼬리명주나비 애벌레 서식지 생태정원으로서 쥐방울덩굴을 식재하고 천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망까지 씌워놓은 모습입니다.
P.S. 추가 사진입니다. 서울 도봉구 중랑천에도 꼬리명주나비 서식지가 조성되어 있다며 우리 친구가 사진을 보내왔기에 덧붙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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