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 꽃말은 기다림입니다.
얼마 전 이른 아침에 탄천으로 산책 나갔다가 청초한 느낌의 노란 꽃송이를 만났습니다. 이게 무슨 꽃이었지 알듯 말듯해서 모야모에 물었더니 달맞이꽃이랍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꽃잎의 노랑 색깔이 맑고 깨끗하고 순수해 보입니다. 볼수록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달맞이꽃이란 노래가 있었지만 달맞이꽃이라고 하면 왠지 그리움, 기다림, 슬픔 등이 연상됩니다.
7월 25일 오전 7:50분에 만났던 달맞이꽃입니다.
달맞이꽃은 남미가 원산지인 귀화식물로 전 세계 온대 및 아열대 지역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지천으로 볼 수 있는 달맞이꽃은 7~8월 늦여름까지 꽃이 피고 겨울에는 로제트 형태로 한겨울을 나게 되는 두해살이 풀입니다. 달맞이꽃은 학명 Oenothera biennis, 영어로는 Evenng primrose, 그래서 달맞이꽃 오일을 EPO라고 부릅니다. 굵은 뿌리에서 여러 개 줄기가 나와 높이 50~90cm로 곧게 서며 잎은 어긋나고 끝이 뾰족한 줄 모양의 바소꼴이고 가장자리에 얕은 톱니가 있습니다. 지름 2~3cm의 달맞이 꽃은 저녁에 피었다가 한낮에는 시들게 됩니다. 낮에 활동하는 꿀벌 대신 저녁에 날아다니는 나방이의 수분을 기다리는 탓에 저녁에 꽃잎을 열게 되어 달맞이꽃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중국어로는 야래향(夜來香)이라고 하고 우리말 달맞이꽃을 한자어로 옮긴 월견초(月見草)라는 이름도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달맞이꽃 뿌리를 월견초, 종자는 월견자로 부르는 약재로 사용합니다.
아메리카 대륙 인디오들은 수백 년 동안 달맞이꽃을 식용과 약용작물로 사용했습니다. 어린잎은 샐러드로 먹고 꽃봉오리도 식용 가능합니다. 종자에서 채취하는 달맞이꽃 기름(EPO)은 건강보조식품으로 감마리놀렌산(GLA)이 풍부합니다. 감마리놀렌산은 인체 내에서 합성이 불가능한 불포화지방산으로 외부에서만 섭취 가능합니다. 감마리놀렌산에 의해 합성되는 프로스타글란딘은 혈중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는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달맞이꽃에는 내려오는 전설이 하나 있습니다. 옛날 태양신을 숭배하며 살아가는 인디언 마을에 로즈라는 아가씨가 있었답니다. 로즈는 낮보다 밤을 좋아했고 태양보다 달을 더 좋아했습니다. 이 마을에는 해마다 여름철에는 결혼 축제가 열렸는데 총각들은 평소 사냥에 공을 세운 사람부터 마음에 드는 처녀를 선택할 수 있고 청혼을 받은 처녀는 이를 거역할 수 없는 규율이 있었습니다. 로즈는 추장의 작은 아들을 몹시 기다리고 있었는데 작은 아들은 로즈 대신 다른 처녀를 선택하였습니다. 이에 화가 난 로즈는 다른 남자의 청혼을 뿌리치고 밖으로 뛰쳐나가 버렸기 때문에 규율에 따라 귀신 골짜기라는 곳으로 추방되었습니다. 추방된 로즈는 그곳에서 달님을 추장의 작은 아들이라 생각해 밤마다 달을 사모했습니다. 1년 후 추장의 작은 아들이 로즈가 있던 곳을 찾아가서 그녀를 불렀지만 아무 대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대신 달빛에 비친 한송이 꽃을 보았답니다. 로즈는 죽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듯 달맞이꽃으로 변해 밤이면 언제나 달을 보고 피어났다는 슬픈 전설입니다.
8월 1일 일요일 오전 7:30 탄천으로 산책 나갔다가 한 무리의 달맞이꽃을 만났습니다
8월 7일 13:30 한낮에는 보기 애처로울 정도로 꽃잎을 오므리고 늘어져 있습니다.
8월 9일 07:00 일찍 나가 보았더니 생기 머금은 자태가 한낮의 달맞이꽃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이른 아침인데 날씨가 화창해서 예전 가스공사 부지에 한창 건축 중인 더샤프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가 깨끗한 스카이라인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아래는 지난 3월 19일 태평 생태공원에서 촬영한 로제트 상태의 달맞이꽃입니다.
달맞이꽃의 꽃말은 기다림입니다. 기다림과 그리움은 그 자체가 슬픈 주제인가 봅니다. 예전 시각장애인 가수 이용복이 불렀던 달맞이꽃 노래가 생각납니다. 70-80 노래인데 그때 분위기에 젖어 봅니다.
달맞이꽃
얼마나 기다리다 꽃이 됐나
달 밝은 밤이 오면 홀로 피어
쓸쓸히 쓸쓸히 시들어가는
그 이름 달맞이꽃
아~아~아~
서산에 달님도 기울어
새파란 달빛 아래 고개 숙인
네 모습 애처롭구나
얼마나 그리우면 꽃이 됐나
찬 새벽 올 때까지 홀로 피어
쓸쓸히 쓸쓸히 시들어가는
그 이름 달맞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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