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도봉산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쉬운 산으로 다녀 버릇하다가 오랜만에 도봉산에 다녀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언제 도봉산에 갔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주거지가 남쪽 분당이다 보니 강북 위치한 산에는 잘 가게 되지 않았습니다. 며칠 전 친구들과 저녁 하다가 도봉산 갈 계획이 있는데 함께 가자고 권유하는 바람에 얼떨결에 따라나서게 되었습니다.
7호선으로 도봉산역에 도착하니 1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1번 출구를 찾지 못해 혼났습니다. 무심코 1-1번으로 나왔더니 그쪽은 7호선 출구이고 1호선 환승통로를 경유해야 1번 출구 나오게 되어 있었습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여러 친구들이 똑같이 혼란 일으켰습니다. 그럴 바에야 1-1번보다 4번 정도로 부르면 더 확실히 이해할 수 있을 텐데 왜 그랬나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어디 갈 때마다 세부지도 보고 확인하는 게 정답인 거 같습니다. 1-1번 옆에 1번 출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근거 없는 기대였는데 그런 기대가 잘못된 건가요?
도봉산 입구에서 등산로 지도를 보고 천축사 코스를 택하기로 하였습니다. 기운이 남으면 조금 더 오를 생각이었지만 천축사까지 가는 길도 어려웠습니다. 천축사에 들리니 스님이 송편을 내주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천축사를 간단히 둘러보고 2명은 천축사에 남기로 하고 3명이 선인봉 가는 길로 들어섰습니다. 조금 오르니 마당바위가 나왔는데 마당바위에서 주변을 돌아보니 예전에 다녀왔던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 갔을 때는 단풍철이었는데 단풍 전경이 멋있었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때와 비교하니 이번은 너무 힘들었는데 이게 나이 때문에 기력이 떨어진 것인지 어젯밤 미국 시장 폭락 때문에 잠 못 이루고 밤샌 탓으로 기운이 없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선인봉 아래 쉼터까지 오르니 더 이상 올라간다는 건 무리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옆에서 젊은 사람들이 힘차게 오르고 내리는 걸 보니 부럽기도 하지만 이날은 확실히 내 힘이 달린다는 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모처럼 화창한 날에 친구들과 자연을 접하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늘이 파래서 암봉 하나하나 뚜렷이 보이는 게 아주 멋있었습니다. 아침에 출발할 때 맑은 날씨를 보고 사진 잘 받을 거 같아서 욕심을 부려 조금 무겁지만 DSLR 카메라를 가방에 넣었습니다. 한 손에 카메라 들고 사진을 찍으며 올라갔지만 마지막에는 다리가 후들후들거려 결국 가방에 넣고 올라가는 데 전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산하는 길도 돌계단이 많아 쉽지 않았습니다. 높은 산에 올랐기 때문에 그런 건가 오랜만에 산행해서 그런 건가 어젯밤 잠을 못 자 그런 건가 알 수 없지만 이상하게 지쳐서 갈증도 나고 힘들게 내려왔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시원한 생맥주 한잔 하고 쉬었다 갔으면 좋겠는데 일행들은 당초 광운대 역 근처 식당에서 홍어찜 먹을 계획이었다고 해서 그곳까지 지친 몸으로 따라가자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그랬는지 맛있어 보이는 홍어찜과 연포탕 마저 깊은 맛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시원한 막걸리를 마시며 친구들과 떠들다 보니 기운이 조금씩 살아나는 듯합니다. 다음에는 산행하기 전날 잠을 좀 푹 자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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