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나가면 그 지역의 관광포인트를 찾아보는 것보다 역사적 유래나 지리적 위치, 인종, 문화 등을 살펴보는 게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 거주하고 있는 큰 딸네에서 연말연시를 보내러 왔다가 이 근처에 대해 살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프로보는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남쪽으로 70킬로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유타주 명문대학의 하나로 1875년 설립된 BYU (Brigham Young University) 대학이 있어 대학도시 분위기가 아주 많은 곳이었습니다. 프로보 인근까지 합쳐서 인구 약 50만 명 정도의 작은 시골 도시인데 조용하고 안락해서 살기 좋아 보였습니다. 이곳에서는 흑인을 보기 어렵고 히스패닉도 주변으로 나가야 좀 보이는 정도였습니다.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는 30여 년전 로스안젤레스에 잠시 거주할 때 유타주 여러 국립공원들을 차로 돌아보면서 한번 들렸던 기억이 있던 곳인데 도시 배경으로 둘러싸고 있던 높은 산들이 인상적이던 기억이 납니다. 유타 주에는 브라이스 캐년, 자이언 캐년, 아치스 공원 등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국립공원들이 있어 가불만 한 곳이 많은 곳입니다. 프로보도 유타 호수를 앞에 두고 높은 산을 배경으로 위치하고 있습니다. 프로보 도시 자체가 해발 1,500미터 고지에 있는데 가장 높은 곳은 Y mountain 정상으로 2,613미터라고 합니다. 솔트레이크에도 뒷배경으로 높은 산들이 있는데 가장 높은 곳은 Twin Peaks의 하나인 American Fork로 정상 높이가 3,502미터에 이른다고 합니다. Y mountain은 산에 나무가 별로 안 보이고 경사가 급경사였습니다. 바위가 많고 경사가 심해 나무가 자랄 환경이 안 되는 듯하였습니다. 중간중간 낮은 관목만 좀 있는데 이 지역은 강우량이 적어서 거의 사막지대와 같다고 합니다. 급경사의 산허리 중턱에 Y라고 큰 글자가 새겨져 있어 멀리서도 눈에 잘 띄었는데 이는 BYU 대학생들이 1908년 만든 것으로 벌써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BYU 대학을 Y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한답니다. 처음에는 BYU글자 모두를 만들려 했지만 여의치 못해 Y글자 하나로 끝났다고 합니다. Y글자의 높이가 116미터로 로스안젤레스에 있는 할리우드 사인보드보다 크다고 합니다. 5년에 한 번씩 흰 페인트로 칠하고 있으며 글자 주위로 전등불을 밝힐 수 있는데 신입생 환영식 경우 등 일 년에 5번 정도 불을 밝힌다고 합니다.
딸네 집에 도착 후 며칠 지나 Y mountain을 트래킹 해보자고 해서 따라나섰습니다. 산 아래에서부터 Y사인 있는 곳까지만 올라갔는데 고도가 높고 급경사여서 그랬나 갑자기 현기증이 느껴지기도 하였습니다. 조금 쉬었다가 다시 천천히 걸어 Y글자 상단에까지 올라가서 스마트폰으로 고도를 체크해보니 1,900미터였습니다. 만 다섯 살짜리 작은 애와 함께 올라가니 더 이상 오를 수는 없었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Provo 도시와 BYU 대학, 미식축구 경기장, 기숙사 등이 보이고 멀리 Utah Lake까지 보였습니다. (2017.12.25)
'빛사냥 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라이덜 베일 폭포 (0) | 2020.03.01 |
---|---|
락 캐년 (0) | 2020.03.01 |
일산 호수공원 (0) | 2020.03.01 |
키웨스트 (Key West) (0) | 2020.02.28 |
엠파이어 스테이트 (Empire State) 빌딩 (0) | 2020.02.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