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화'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며칠 전 과천 사는 작은 딸아이가 내 생일에 구두 하나 선물해 주겠다고 해서 좋다고 했다. 신발은 사이즈 안 맞으면 불편하니까 직접 매장에서 골라야 한다는 게 좀 귀찮다고 얘기했더니 신발은 레디메이드 제품이니까 치수만 선택하면 되고 안 맞으면 다시 바꾸면 된다면서 걱정하지 말라며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은퇴 후 오랫동안 운동화, 등산화, 캐주얼화만 신게 되고 좀처럼 구두 신을 기회가 없었다. 지난여름 한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어 오랜만에 구두 신게 되었는데 나갈 때는 급한 김에 신발장에 있던 구두 찾아 그냥 신고 나왔는데 한참 걷다가 아무래도 쿠션이 이상한 거 같아 다시 보니 밑창의 쿠션 부분이 삭아서 많이 없어져 있었다. 그 구두를 버린 후 아직 새 거는 준비 않고 있었는데 딸아이가 그 일을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구두 가져오기 전에 카톡으로 사진 보여줄 때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실물을 보니 훨씬 좋아 보였다. 신어보니 사이즈도 잘 맞았다. 나이 먹으니 발의 크기도 줄어드는지 예전보다 한 치수 적게 골랐는데 그게 잘 맞았다. 쿠션도 괜찮고 디자인도 좋아 보였다. 구두끈매어 있는 모양이 보통 구두끈과 좀 달라서 이상하다고 했더니 요즘 이런 걸 '구동화'라고 부른다며 트렌드라고 말한다.
구동화는 구두와 운동화를 합친 말이다. 그런 단어를 처음 들어보는데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특히 패션에서는 제법 많이 쓰이는 말인가 보다. 동창 모임에 나가서 구동화 얘기를 했더니 모두 처음 듣는다고 한다. 우리 세대가 그만큼 패션이나 트렌드에서 멀어져 있다는 걸 말한다. 신문에서는 구동화를 혹평하는 패션전문가의 얘기도 있었는데 구동화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내 생각은 새로운 걸 시도하고 있다는 면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내 주변에는 신발까지 덮는 길고 헐렁한 바지 입고 다니면서 패션 하고는 담쌓고 살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 늙었다고 얘기하는 건 좀처럼 그런데 신경가지 않는다는 걸 말하는 가 보다. 조금만 신경 쓰면 젊어 보이고 멋져 보일 텐데 아쉬운 일이다.
조선일보 패션 기사에서 본 사진 하나 가져와 보면 다들 멋쟁이이다. 이런 거 보면서 좀 따라 해 보면 어떨까? 작은 사진은 원래 모습인데 패션 전문가 코치로 큰 사진만큼 바뀔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사실 이 사진도 몇 년 전 기사에서 가져온 건데 구동화라는 말을 이제 처음 들어보는 우리들에게는 다른 세상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구동화 사진 중에는 아주 희한하게 생긴 것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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