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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사냥 사진

탄천에서 만나는 애기똥풀

by 77 Harvey 2020.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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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탄천에서 만나는 야생화, 애기똥풀

 

코로나 때문에 갈 데가 마땅치 않아 애꿎게 매일 탄천 길만 산책하고 있다. 그나마 집에서 나오면 얼마 되지 않아 탄천길과 연결된다는 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벌써 분당에 자리 잡은 지 20여 년 넘었는데 탄천과 연결되어 사시사철 산책할 수 있다는 건 복 받은 일이다. 지방자치제 이후 각 지역마다 인프라를 정비해서 산책 길도 만들어 주고 주민편의를 위한 시설물도 잘 만들고 해서 우리나라 어느 곳에 가도 주민 삶의 질이 좋아진 듯하다. 

 

전에는 잘 몰랐는데 산책이 잦다 보니 이것저것 눈에 많이 들어온다. 특히 길가 야생화가 눈에 자주 띈다. 며칠 전부터 노란 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는 게 투박해 보여도 예쁘다 싶었는데 도통 야생화에 대해 아는 게 없어 민들레인가 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요즘 자주 찾고 있는 모야모 앱에 금방 찍은 사진을 붙여 물어보았더니 1분도 안되어 답이 들어오는데 애기똥풀이라고 한다. 꽃이 예쁜데 하필이면 애기똥풀이라고 하는지 애석하다는 느낌에 내가 좀 더 찾아보기로 하였다. 인터넷에서 관련 글을 찾다 보니 어느 곳에서는 애기똥풀이라는 이름의 식당도 있고 애기똥풀이라는 상표도 보였다. 그 식당에서는 애기똥풀이란 당호를 소개하면서 "애기똥풀의 꽃말은 엄마의 사랑과 정성, 몰래 주는 사랑입니다. 가까이에서 당연하듯 받아온 엄마의 사랑과 정성이지만 엄마의 위대한 힘은 어떤 것보다 완전합니다. 우리는 그런 상차림을 준비합니다"라고 말한다. 애기똥풀이란 이름은 애기라는 말이 들어가 그런가 별 거부감이 없나 보다. 그렇지만 당구장에서 당구 테이블 구석을 지칭하는 말로 똥통 겨냥하라고 무심코 자주 하게 되는데 생각해보면 민망한 표현이다.  

 

애기똥풀은 들에서 자생하는 두해살이 풀로 까치다리, 젖풀, 씨아똥으로도 부른다. 꽃 밑의 줄기를 자르면 즙이 나오는데 노란색으로 애기 똥과 비슷하다고 해서 애기똥풀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애기똥풀은 독성이 있지만 약제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대략 30~50센티 크기로 자라며 잎은 깊게 깃모양으로 갈라지고 국화잎과 비슷하다. 애기똥풀은 우리나라 산기슭이나 들녘 어디에서든 잘 자란다. 늦봄에서 한여름까지 노란색 꽃이 피어나는 애기똥풀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최근 야생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한두 달 전 만든 내 블로그도 살펴보니 검색 유입의 상당 부분은 야생화에 관련된 포스팅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야생화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이렇게 야생화를 주제로 한번 글을 쓰고 나면 다음에는 그 이름을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은 일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 산야에 그렇게 꽃이 많은데 이름을 제대로 모른다는 게 부끄럽기까지 하다. 

 

애기똥풀은 양귀비과이며 영어로는 Greater Celandine으로 부른다. 온대지방에서는 어디든 흔한 꽃인가 보다. 꽃은 황색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핀다. 줄기 윗부분의 잎 겨드랑이에서 나온 가지 끝에 여러 개의 꽃이 산형 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꽃의 크기는 지름 2센티 정도이고 꽃잎은 4개, 꽃받침 조각은 2개, 암술 1개에 수술이 여러 개다. 애기똥풀은 한약재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그때 이름은 백굴채(白屈菜)라고 한다. 백굴채는 이뇨, 진통, 진해, 해독, 항암 등 효능이 있다고 한다. 약으로 사용한다면 약한 불에 달여서 1일 3회 한 컵씩 차로 마시면 좋은데 이를 과다 복용하면 설사 등이 올 수도 있단다. 구글에서 찾아보니 애기똥풀은 로마시대 때부터 약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다고 한다.

 

 

 

 

오늘도 탄천길 걷다가 저 멀리 애기똥풀 같은 노란색 꽃을 보았는데 꽃차례가 달리는 게 비슷해 보이지만 이상하게 키가 크다 싶어 사진 찍어 물어보니 갓이라고 한다. 갓김치 만드는 갓인가 본데 야생 들갓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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