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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사냥 사진

쇠뜨기 포자낭이삭

by 77 Harvey 2020.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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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탄천을 걷다 보니 못 보던 식물이 눈에 띄었다. 못 보던 거란 표현보다는 새삼스레 눈에 띄었다는 게 맞을 거 같다. 이게 꽃인지 줄기인지 아니면 버섯인지 기다란 막대같이 생기고 위에는 어린 솔방울처럼 보이는 둥근 게 달려있어 생김새가 희한해 보였다. 사진을 찍어서 모야모 사이트에 물었더니 쇠뜨기란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하천이나 주변 습지에서 3~4월에 많이 볼 수 있는데 땅 속 줄기로 잘 뻗어나가는 쇠뜨기는 번식력이 좋아 무리 져 자란다고 한다. 이름이 낯설어서 호기심에 점점 더 찾아보게 되었다. 

 

영어로는 Field horsetail이라고 부르는 쇠뜨기는 속새과에 속하며 여러 해 살이 풀이라고 한다. 생식 줄기가 이른 봄에 나와서 줄기 끝에 포자낭 이삭을 만든다. 포자낭 모습이 뱀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뱀밥이라는 별명도 있다. 끝이 붓 같이 생긴 생식 줄기는 나물을 해서 먹기도 하는데 나물 이름은 필두채(筆頭菜)라고 한다. 붓 머리처럼 생겨 붙은 이름인가 보다. 그럼 속새과는 뭐를 말하는 걸까? 찾아보니 줄기가 기둥 모양으로 올라와서 가지를 치지 않으며 잎은 퇴화된 종을 말하는가 보다. 줄기 마디를 둘러싸고 있는 짧고 검은 막질이 잎집이라고 한다. 줄기 끝에 포자낭 이삭이 달리는 데 원추형으로 생겼으며 자루가 없고 끝이 뾰족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녹갈색이나 황색이다. 포자낭 이삭은 뭐를 말하는 건가? 속새류의 생식기관으로 포자엽과 포자낭이 모여 형태를 이룬 것이다. 포자낭에 번식을 위한 포자가 담겼다가 바람에 실려 날아가 번식을 하게 된다. 포자라는 말은 씨와 같은 건가 보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점점 더 용어가 어렵게 느껴지고 옛날 생물시간에 들은 듯 말은 듯하다. 포자는 진균과 같은 세균이나 양치류 같은 하등 식물이 무성생식 수단으로 형성하는 생식 세포라고 한다. 양치류는 고사리와 같이 홀씨(포자와 같은 말)로 번식하는 식물군으로 종자식물과 달리 씨앗이 없다.  

 

인터넷으로 찾다 보니 오류가 한 가지 발견된다. 여러 곳에서 쇠뜨기란 이름이 소가 잘 먹어서 불인 이름이라고 나오는데 또 다른 정보원에서는 소가 잘 먹지도 않지만 이뇨작용이 있어 소에게 먹이면 안 된단다. 생식 줄기는 겉껍질을 벗기고 그 안의 고구마 순 같은 줄기를 조리해 나물로 먹을 수 있다는데 열을 내리게 하고 이뇨 작용과 지혈 작용과 같은 약용 효과가 있다고 한다. 쇠뜨기는 3월 말 개나리 꽃이 필 때쯤 해서 뿌리에서 줄기가 올라오게 되는데 먼저 올라오는 게 생식경이다. 담갈색의 생식경이 10~30센티 높이로 올라와서 포자낭 이삭을 만들고 포자를 바람에 날리고 나면 생식경 생식 줄기는 말라죽게 되고 다시 밑의 줄기에서 밝은 녹색의 영양 줄기가 올라오는데 그 영양경은 마디마디 붙어 자라며 곧추서서 20~40센티까지 자란다. 빽빽이 돌려나며 자라는 건 가지이고 잎은 퇴화되어서 길이 5밀리 정도의 짧은 잎이 마디 끝에 돌려나며 붙어있다. 바람에 날려진 포자는 수분을 받으면 전엽체로 자란다. 4월 말경이면 녹색 영양경의 쇠뜨기가 우거지게 된다. 영양경을 뜯으면 속속 뜯긴다고 해서 쇠뜨기란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다. 영양경과 생식경은 서로 달라 보여 같은 식물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마치 애벌레가 매미가 되기도 하고 나비로 탈바꿈하는 것처럼 영양경과 생식경은 역할이 다른가 보다. 

 

쇠뜨기의 학명은 Equisetum arvense인데 말(Equus)의 억셀 털을 닮았다는 의미란다. Field Horsetail이라는 말도 영양경의 모습에서 비롯되었나 보다. 쇠뜨기는 아주 강인한 식물로 제거하기 어려운 잡초이기도 하다. 땅속의 뿌리를 제거하지 않고 위만 뜯으면 마디 단위로 끊어지고 그 부분부터 다시 자라게 된다. 쇠뜨기는 원자폭탄이 떨어져 폐허가 되었던 일본 히로시마에서 가장 먼저 새싹을 틔웠던 식물이라고 한다. 방사능을 피할 정도로 땅속 깊이 뿌리를 뻗어 놓은 덕이었나 보다. 

 

아래 사진을 보면 황갈색의 생식 줄기와 녹색의 영양 줄기가 한가지 같은 쇠뜨기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번에 어쩌다 쇠뜨기를 알게 되었지만 우리 주변의 식물이나 꽃, 나무들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게 부끄럽다는 생각도 있다. 나무마다 이름이 있고 꽃마다 이름이 있건만 그냥 꽃이고 나무라고 부른다는 게 무심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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