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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사냥 사진

토끼풀 꽃반지의 추억과 네잎 클로버

by 77 Harvey 2020.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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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에서 만난 토끼풀

 

탄천을 거닐다 요즘 부쩍 눈에 많이 띄는 붉은 꽃과 또 비슷해 보이면서 색깔만 다른 하얀 꽃이 어쩐지 눈에 많이 익다 생각했었다. 야생화에 일천한지라 뭐라 단정하기는 어렵고 해서 또 모야모에 문의했다가 토끼풀이란 얘기를 듣고 쇼크 먹게 되었다. 어렸을 때 많이 보고 자란 토끼풀이 이렇게 생겼던 건가 의아하기도 하고 또 긴 줄기 끝에 달린 동그란 꽃으로 장난스레 꽃반지 만들어 손가락에 껴보던 토끼풀 꽃인데 어떻게 그런 추억을 잊어버릴 수 있나 싶었다. 왜 그런 건지 토끼풀이 클로버라는 것도 까맣게 잊고 있던 셈인데 참 자연과 접하는 일이 그렇게 없었던 건지 자연에 대해 무지하다는 자책감도 들었다. 한참 안보는 사이 토끼풀과 클로버는 지식으로만 남아있지 눈에는 남아있지 않았나 보다. 예전 넓은 들에 나가면 혹시 네잎짜리 만날 수 있을까 찾아보던 토끼풀이 내가 다니는 탄천길에 그렇게 많은 줄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클로버는 땅에서 기는 줄만 알았는데 붉은 토끼풀(Red Clover)은 그렇게 키가 크는 줄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래서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자 오늘은 토끼풀을 포스팅하고자 한다.    

 

 

클로버는 학명으로 Trifolium Repen L. 인데 세잎의 덩굴식물이란 뜻이다. 학명마다 끝에 붙는 L자는 학명 창시자인 스웨덴 식물학자 칼 폰 린네(Carl von Linné)가 만들었다는 뜻이란다. 원산지가 유럽인데 전 세계 어는 곳에나 퍼져있을 만큼 적응력이 강한 식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토끼가 잘 먹는다고 해서 토끼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토끼보다는 닭이 더 좋아한다는 얘기도 있다. 클로버에서 피는 꽃은 수국처럼 작은 꽃 여러 송이가 모여서 한 송이를 이루는 형태이다. 씨앗이 꽃 하나하나에 달리게 된다. 흰색 클로버는 20-30Cm 높이로 자라고 붉은 클로버는 30-60Cm 높이까지 자란다. 클로버는 콩과 식물이어서 뿌리혹박테리아가 있다. 클로버 잎은 말려서 차로 마실 수도 있고 샐러드 재료로 식용할 수도 있다. 잎에서 바닐라 향이 나므로 과자에 넣기도 한단다. 클로버 꿀은 빛깔이 맑은데 향이 강하지 않으면서 은은한 꽃내음을 가진다고 한다. 

 

토끼풀 클로버는 들과 길가에서 잘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로 줄기는 땅을 기게 되는데 줄기 마디에서 뿌리를 내리게 된다. 잎은 3장의 작은 잎으로 구성되며 잎 중앙에 V자형의 흰 무늬가 들어 있다.  간혹 잎이 4-5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돌연변이거나 줄기에 상처를 입고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마디에서 자라는 긴 꽃줄기에는 잎이 없이 꽃만 달리게 되는데 여러 개 흰 꽃이 산형 꽃차례로 달려서 전체가 공 모양을 이루며 피게 된다. 늦은 봄에서 여름까지 꽃을 많이 피운다. 붉은 토끼풀은 꽃줄기가 올라올 때 잎도 달리면서 올라와 흰 토끼풀보다 두배 이상 높이 자란다. 우리나라에는 1950년대에 목장용 초지나 풀밭 조경용으로 들어와 전국으로 번지게 되었다. 토끼풀은 잎을 뜯어내도 일주일 뒤에 다시 원상 복구될 만큼 번식력이 강하다. 토끼풀 씨를 뿌리면 기면서 번지는 줄기 덕분에 땅에 카펫효과를 주고 다른 잡초들이 올라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단다. 토끼풀은 질소 고정 식물로 지하에서 질소를 고정해 지력을 보충하고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클로버는 아일랜드를 상징한다. 서기 433년 아일랜드에 처음 가톨릭을 전한 성 패트릭이 그리스도교의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론을 설명하면서 이 토끼풀을 비유로 들며 주민들에게 설명한 유래가 있다. 이후 클로버는 그리스도교 삼위일체의 상징이며 아일랜드의 상징이 되었다. 클로버는 아일랜드의 국화이며 Shamrock으로 부른다. 온 세상이 초록색으로 변하는 아일랜드의 성 패트릭스 축제는 클로버를 상징하고 의미하는 것이다. 3월 17일 성 패트릭스 데이에는 드레스코드도 그린이고 과자, 케이크, 마시는 음료까지 그린이며 강에 초록색 염료를 풀어 강물까지 초록색으로 만들어 버린다고 한다. 해리슨 포드가 출연하는 영화 도망자(The Fugitive) 2편에서는 시카고 시내에서 벌이는 성 패트릭스 축제행렬 장면이 나온다.  

 

세잎 클로버 중에 돌연변이로 네잎 클로버가 있다. 예전에 잔디밭에 앉게 되면 네잎 클로버를 찾곤 했는데 그런 낭만스런 일을 한동안 잊고 지냈나 보다. 클로버의 세잎은 사랑, 믿음, 희망으로 네 번째 잎은 행운이라 네잎 클로버를 찾으면 행운이 온다는 얘기가 있다. 또는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인데 행복은 놔두고 행운만 찾겠다고 행복을 짓밟고 다니는 우를 범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건 사실이 아닌 것 같다. 공식적인 꽃말은 민들레가 행복이며 클로버의 꽃말은 약속, 행운, 평화인데 더욱이 잎수에 따라 꽃말이 다른 경우는 없다면서 재미있자고 지어낸 말이라고 한다. 지어낸 말이라고 해도 공감 가는 말이다. 행운을 찾으려고 행복을 짓밟고 다닌다는 게 오늘날 우리 세태를 풍자하는 얘기 같다. 

 

네잎 클로버가 행운을 뜻한다는 건 프랑스의 나폴레옹 황제가 포병장교일 때 네잎 클로버를 발견하고 주우려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적의 탄알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클로버가 등장하는데 꿀벌들이 좋은 꿀을 모으기 너무 힘들다고 제우스 신을 찾아가 방법이 없겠냐고 물었더니 커다란 붓에 하얀 물감을 묻혀 좋은 꽃들을 표시해주었는데 그중에서도 흰색 동그라미를 친 특별한 꽃이 바로 토끼풀이었다고 한다. 

 

국내에서 4잎 클로버를 생산하는 농장이 있다. 품종 개량을 해서 90% 이상 4잎이 달린다고 하는데 고가에 팔려나간다고 한다. 한때 스타벅스에서 4잎 클로버를 띄워주는 그린티를 팔기도 했다. 클로버를 식용으로 등록해서 고급식당에서 이를 데코레이션용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단다.  

 

 

네잎 클로버 디자인은 많은 사람들이 선호해서 기업이나 제품의 로고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 국립전시컨벤션센터는 아래 사진과 같이 네잎 클로버를 형상화한 외관을 갖고 있다. 이 전시센터는 실내규모가 40만 평방미터에 달하며 아시아에서는 최대 규모이다. 2018년 11월에 China Internationl Import Expo (CIIE)가 열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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