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꽃 야생화 큰금계국과 금계국
어제는 탄천을 걷다가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노란 꽃 한 무더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왕복 한 4킬로 구간에서 다른 곳에서는 전혀 보지 못했는데 이곳에만 피어있는 노란 꽃들이 하늘을 보고 방긋 웃는 듯한 화사한 모습에 저절로 눈길이 갔습니다. 어디선지 많이 본 느낌인데 여전히 이름을 알 수 없어 모야모에 문의했더니 큰금계국(大金鸡菊)이라고 알려주네요. 이름은 익숙하지 않은데 찾아보니 꽃의 색깔이 황금색 볏을 가진 관상용 닭 금계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국화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라고 합니다. 한 여름에 피는 노란색 국화의 이름이 재미있어서 인터넷에서 조사를 해보게 되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저처럼 야생화에 관심이 많은지 야생화 관련해 포스팅하면 제법 많은 분들이 들어와 보시게 됩니다. 방문 숫자가 늘어나니 저도 기운이 나서 재미있는 게 없나 더 찾아보게 됩니다.
큰금계국은 건조하고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라며 높이는 30~100센티 정도 되고 5월에서 8월까지 노란색 꽃을 개화합니다. 긴 꽃대 끝에 노란색 꽃이 한 개씩 달립니다. 머리 모양 꽃차례의 지름은 4~7센티이고 꽃대의 길이는 20~40센티 됩니다. 북미가 원산지로 우리나라에는 1950년대에 화훼 식물종으로 도입되어 관상용으로 심었지만 볕이 잘 들고 건조한 하천제방, 농촌 길가에서 야생으로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국화과 식물이지만 한여름에 꽃이 핍니다. 국화과에는 봄에 피는 것도 있고 여름에 피는 것도 있습니다. 민들레, 씀바귀, 백일홍, 달리아, 코스모스 모두 피는 시기가 다르지만 국화과 식물입니다. 국화과 식물은 난초과 다음으로 종류가 많아 2만 여종 된다고 합니다. 큰금계국 꽃은 밑부분을 받치고 있는 총포가 이층으로 되어 있어 바깥 것은 녹색이고 안의 것은 황색을 띠고 있습니다. 꽃 모양은 혀 모양의 가짜 꽃잎 8개가 사방으로 붙어 있습니다. 혀 모양 설상화 꽃잎은 벌과 나비를 유혹하기 위해 화려한 색으로 치장하고 있습니다. 설상화 꽃잎 한가운데에 수십 개의 관으로 된 통꽃(관상화)이 있는데 이 통꽃이 진짜 꽃입니다. 통꽃 속에 암술과 수술이 있고 수정이 되면 씨앗이 생기게 됩니다. 빈대 모양의 씨앗은 어미 식물체 주변에 떨어지거나 지나가는 동물 털에 달라붙어 퍼져나가게 됩니다. 큰금계국의 영어 이름은 Lance leaved tickseed라고 하는데 tickseed는 옷에 들어붙는 씨를 가진 식물을 말합니다. 금계국 종류는 1988년 이후 꽃길 조성사업, 공원 조성사업이란 명분으로 전국 지방 국도변에 유행처럼 심어졌습니다. 큰금계국은 국내 도입된지 20여년만에 식재된 곳으로부터 탈출해서 야생하는 개체나 군락으로도 관찰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식물사회학적으로는 탈출외래종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합니다.
큰금계국은 꽃이 큰 금계국이란 의미입니다. 금계국도 큰금계국과 마찬가지로 화훼식물로 도입되었지만 무늬가 약간 다르고 한해살이 풀입니다. 한해살이 외래식물들은 야생하기 어렵습니다. 여러해살이 풀은 한번 정착하면 몇해동안 지속될 수 있어 생태계 일원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큰금계국과 금계국은 일반인들이 잘 구분하지 않고 있지만 큰금계국은 꽃이 크고 키도 큽니다. 금계국은 60센티정도 자라는데 큰 금계국은 1미터까지 자랍니다. 금계국은 통꽃 주변에 자갈색 또는 흑자색 무늬가 있는 반면 큰금계국은 아무런 무늬가 없습니다. 큰금계국은 나대지나 공터 등 척박한 땅에서는 적당한 크기로 자라는데 비옥한 곳에서는 1미터 이상 높게 자라 잘 넘어지기도 합니다. 금계국은 번식력이 왕성하지 않은데 큰금계국은 뿌리와 씨앗으로 동시 번식하기 때문에 강한 생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본래 살고 있던 토종 식물의 자리를 빼앗게 됩니다. 일본에서는 2006년부터 큰금계국을 특정외래식물로 지정해 퇴치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허가없이 심을 경우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데 호주에서도 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환경부에서 생태계교란외래동식물을 관리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특별한 규제가 없나봅니다. 학계에서는 큰금계국을 생태교란식물로 지정해 더이상의 번식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일반인들이 큰금계국과 금계국을 잘 구분하지 못해 무분별하게 심고 있는 게 문제라고 합니다. 야사모(야생화를 사랑하는 모임)에서는 큰금계국이 아직 생태교란식물이란 자료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줄기 뿌리가 그렇게 길지 않고 씨앗도 민들레처럼 바람을 이용하는 게 아니어서 광범위하게 번식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건조한 기후에 강해 다른 식물들이 가뭄에 고사할 때에도 잘 버티는 정도라고 말합니다.
금계국(Coreopsis basalis, Golden mane coreopsis)은 꽃의 한가운데 무늬가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위키피디아의 큰금계국 (Coreopsis lanceolata, Lance leaved coreopsis) 소개 페이지에서 가져왔는데 설명에 의하면 분명히 금계국 형상인데도 이를 잘못 소개하고 있어 주의하지 않으면 큰금계국과 금계국 구별이 잘 안되는가 봅니다.
아래 사진은 창원 북면수변생태공원을 소개하는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만 국내에는 도심 하천이나 강 주변 생태공원에 여러 가지 화초를 심어 아름답게 꾸며놓은 곳이 많이 있습니다. 구미시 낙동강 체육공원에도 노란 꽃들이 빽빽이 심어져 있습니다. 가을에 코스모스가 있다면 초여름부터 보이는 노란 꽃은 큰금계국입니다. 큰금계국은 꽃이 커다랗다는 장점에 노란색 꽃들이 군락을 이루게 되면 보는 사람을 압도할 정도로 화려해서 많이 선호하고 있나봅니다. 꽃이 피면 하늘을 향해 활짝 핀 모습이 보기 좋아 도로변에도 관상용으로 식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황금빛 큰금계국 물결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지만 언론 및 TV방송 한편에서는 이를 생태계 위험종이라고 무분별한 식재를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큰금계국 뽑는 행사를 진행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를 제거해야 토종식물이 자랄 수 있다는데 하천변에는 제초제를 뿌리지 못하게 되어 있어 한번 퍼지게 되면 돌이키기 어렵다고 합니다. 자연환경을 조성한다고 하는 일이 오히려 생태환경을 교란시키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큰금계국은 종자 번식만 아니라 뿌리로도 왕성하게 성장해서 한 장소에 자리를 잡게 되면 고유식물들의 서식장소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합니다. 근처에 희귀 식물이나 보호식물이 있다면 이들이 자라지 못하게 되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큰금계국과 금계국 관련해서 조사하다 보니 둘다 관상용으로 재배할 수 있지만 대규모로 조성하는 경우는 금계국으로 한정해야 되는데 이게 잘 지켜지지 않았나봅니다. 큰금계국이 꽃도 크고 키도 커서 군락을 이루면 더 화려해 보일 터이니 이를 선호해왔던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생태환경을 생각한다면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조사하다보니 관상용으로 개발된 조금 색갈이 옅은 Coreopsis 'Moonlight' 사진이 예뻐서 가져왔습니다.
아래 사진은 Coreopsis "Ruby Frost'라고 하는데 색깔이 화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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