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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사냥 사진

참나리 개화가 기다려집니다.

by 77 Harvey 2020. 6. 18.

Tiger Lily 참나리 개화가 기다려집니다.

 

엊그제 탄천에 내려갔다가 새로운 종 하나를 또 발견했습니다. 사실은 얼마 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다른 식물과 다르게 줄기가 굵게 자라면서 올라오는 게 범상치 않아 보였습니다. 줄기 끝에 잎으로 뭉쳐있는 게 꽃은 아닌 거 같은데 그러다 마는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줄기 중간중간 마디마다 검정콩 비슷하게 여기저기 붙어 있는 게 처음 보기에는 무슨 벌레가 붙어 있는 거 같기도 해서 이상하다 생각했습니다. 얼핏 생각나는 건 작년 이맘때쯤 하천관리과에서 이 식물은 보호수종이니 채취하지 말아 달라고 앞에 팻말이 놓여 있던 그 식물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모야모에 사진 찍어 올렸더니 금방 '참나리'라고 댓글 한 개가 올라왔습니다. 검색창에서 참나리 사진을 찾아보니 꽃이 화려해 보이는 게 내가 본 것과 너무 차이가 있어 아닌 것 같다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런 후 집에 돌아와 참나리를 다시 검색해보니 거기서 꽃이 나올 수도 있겠다 싶던 차에 모야모에서 앞에 답신했던 분이 참나리가 맞다며 검정콩같이 보이는 건 주아(살눈)라고 알려주는 겁니다. 감사하다는 답 댓글 달은 후 참나리에 대해 좀 더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참나리는 늦은 봄 땅속 알뿌리(비늘줄기)에서 줄기가 솟아 오르게 됩니다. 줄기가 어릴 때는 흰색의 거미줄 같은 털이 나게 됩니다. 줄기가 자라면서 옆으로 길이 5-18cm, 폭 1cm 내외의 잎이 달립니다. 잎겨드랑이에서 살눈(주아, 珠芽)이 달리는데 살눈은 성숙해서 땅에 떨어지면 뿌리를 내리고 하나의 개체로 자라날 수 있습니다. 꽃이 아닌 데에서 번식할 수 있는 것을 영양번식이라고 한답니다. 줄기 윗부분에서 가지를 치면서 끝에는 꽃이 달리게 됩니다. 꽃은 7~8월에 피고 아래를 향합니다. 뒤쪽으로 심하게 말려들어가는 피침형의 꽃잎은 안팎으로 3장씩 전부 6장이 달립니다. 꽃잎은 안의 3장만 진짜 꽃잎으로 내화피라고 하고 밖의 3장은 외화피라고 해서 꽃받침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백합과 식물은 꽃받침의 색상이 화려해서 꽃잎처럼 보인답니다. 길이는 7~10cm로 짙은 황적색 바탕에 흑자색 점이 분포되어 있어 그 모양이 호랑이 무늬와 닮았다고 해서 Tiger Lily라고 불린답니다. 수술은 6개로 수술대 길이가 5cm 내외로 꽃 밖으로 길게 나옵니다. 수술대 끝을 꽃밥이라고 부르는데 꽃밥은 짙게 붉은빛을 띤 갈색입니다. 참나리는 수정에 의하지 않고 영양번식으로 번식하기 때문에 유전적으로 동질의 군락을 이루게 된답니다. 살눈은 꽃피기 전에 만들어져 꽃필 때쯤에는 성숙해서 떨어지게 됩니다. 살눈은 바닥에서 잘 굴러 퍼질 수 있도록 둥글고 매끄럽게 생겼습니다.

 

참나리는 백합과 식물로 학명은 Lilium Lancifolium Thunb.이며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백합속에는 말나리, 하늘말나리, 하늘나리, 털중나리 등 10여 종이 있습니다. 꽃이 하늘을 향해 피는 건 하늘말나리이고 꽃이 옆을 향하고 꽃잎에 갈색 반점이 있으면 말나리입니다. 털중나리는 줄기와 잎에 많은 잔털이 있습니다. 참나리는 백합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 해서 참이라는 접두어가 붙었나 봅니다. 한자어로 견내리 화(犬乃里花)라고도 불렀답니다. 참나리의 꽃말은 '깨끗한 마음'입니다. 산비탈 초지, 제방, 개울 근처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라며 한국,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참나리 어린순은 식용 가능하고 알뿌리는 약용으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관상용으로 재배하는 참나리는 2년 정도 지나야 참스럽게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호랑이 무늬를 가진 Tiger Lily 개화 사진을 위키미디어와 무료배포 가능한 곳에서 가져왔습니다만 다음 달에 꽃이 피면 직접 찍은 사진으로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야생화 꽃이 피기를 기다려보다니 흥분되는 일입니다. 예쁜 꽃들이 피어나면 좋겠고 사람들이 채취하지 않기 바랄 뿐입니다. 이번에 참나리 덕분에 종자가 아니라 주아로 번식하는 식물 종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식물 세계에 대해 알면 알수록 신기한 게 많네요. 참나리 꽃이 어떻게 필지 정말 기대됩니다. 어디에 있는지 알았으니 오며 가며 꽃이 피는 과정을 잘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야생화 꽃이 피기를 기다려보는 건 처음입니다만 코로나가 준 긍정적 변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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