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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문도 (El Mundo)

맥주와 상극 관계의 식품 : 맥주와 망고는 안됩니다.

by 77 Harvey 2020. 5. 22.

맥주와 상극 관계의 식품

맥주와 망고는 상극 관계입니다.

 

일전 신문기사를 보니 맥주와 함께 먹으면 상극인 음식이 있다면서 첫 번째 치킨, 두 번째 땅콩, 세 번째 탄산음료, 네 번째 등 푸른 생선, 다섯 번째 찬 성질의 과일로 참외, 수박, 멜론, 포도, 배 등을 함께 먹으면 안 된다고 하는 걸 보았습니다. 맥주와 치킨의 결합을 뜻하는 치맥은 김수현과 전지현이 출연한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 이후 중국사람에게도 잘 알려질 정도로 궁합이 잘 맞는 거로 알았는데 실상 해가 되는 음식이라니 놀랄 일입니다. 그런데 상극의 이유가 차가운 맥주와 기름기 많은 치킨을 함께 먹으면 소화를 방해한다는 것과 통풍의 위험이 있다는 것, 그리고 둘 다 고열량 식품이어서 체중과 내장지방이 늘어나기 쉽다는 이유인데 그런 이유를 상극이라고 표현하는 건지 납득이 안되었습니다. 땅콩이 상극이라는 이유도 땅콩의 지방질이 많아 소화를 방해하고 장에 부담을 준다는 건데 그것도 이상해 보입니다. 그 외 탄산음료, 등 푸른 생선, 과일 또한 모두 별로 문제 될 게 없는 거 같은데 그런 기사는 잘못되었거나 과장된 정보로 보입니다. 제가 거의 매일 캔 맥주 한 개씩 마시고 있는데 함께 하는 안주가 주로 땅콩이고 치킨을 먹는 경우도 많거든요. 여태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그걸 상극이라고 말한다는 건 뭔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실제 겪어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게 하나 있습니다. 맥주 마시면서 망고를 함께 먹었다가 혼난 적이 있습니다. 그냥 혼나는 정도가 아니라 열이 40도 가까이 오르고 배탈이 났습니다. 몇 년 전 아프리카 모잠비크에 체류하고 있을 때였는데 증세가 말라리아 감염과 비슷해 검사까지 받았었습니다. 처음 망고 먹고 배탈 났을 때는 길거리에서 산 망고가 겉이 지저분했는데 어차피 깎아 먹을 거여서 물에 씻지 않은 채 깎다가 손에 균이 묻고 다시 과육에 묻었던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맥주 마시면서 망고를 먹었는데 어쩌면 망고 알레르기가 생긴 게 아닌가 싶기도 해서 이후에는 망고를 안 사 먹게 되었습니다. 그 후 우연히 다른 사람과 중앙시장에 갔다가 아주 큰 망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킬로에 우리 돈 천 원쯤 했는데 같이 간 사람이 3킬로를 사서 내게 반 나누어 주는 바람에 다시 먹게 되었습니다. 전에 잘 씻지 않고 깎아 먹었다가 배탈 났다고 생각해서 냉장고에 보관하기 전 깨끗이 씻어 넣었고 먹을 때에도 또 빡빡 씻어서 깎은 후 먹었습니다. 망고는 그 향과 맛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과일입니다. 더운 지방에서 지낼 때는 망고 먹을 수 있다는 게 큰 어드밴티지였습니다. 콜롬비아에서는 망고가 지천이었습니다. 여름에는 골프장 필드에 널려있는 망고 나무에서 하나씩 따다 먹을 수 있었습니다. 길거리에도 망고나무가 많았습니다. 물론 망고 종류가 많은데 그런 길거리 망고는 섬유질이 많아 이에도 끼고 맛도 덜해서 상품화되기 어려운 망고들입니다. 애플망고라고 사과 맛도 나는 망고는 크기도 크고 섬유질도 없이 참 맛있습니다. 

 

당시 1월이었는데 모잠비크는 아주 한 여름이어서 바깥 온도가 40도를 찍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토요일 낮에 운동 삼아 거리로 나왔지만 햇볕이 너무 강해 걷기 힘들어 다시 숙소로 돌아와 찬 물로 샤워를 하고 냉장고에 두었던 망고 2개를 꺼내 깎아 먹으면서 맥주를 한 캔 마셨습니다. 저녁식사도 안 했는데 배가 불러 오르는 게 기분이 찜찜했지만 그냥 잠들었습니다. 새벽녘에 머리가 깨지는 듯 아프고 추위가 느껴져 일어나 잠바를 꺼내 입었습니다. 오한이 나면 열은 없을 줄 알았는데 체온을 재보니 39도를 넘고 있었습니다. 배탈인가 보다 하고 정로환도 먹고 해열제도 하나 먹었습니다. 열이 계속되면 또 말라리아 검사를 해야 하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해열제 덕인지 조금 있다 열은 가라앉았습니다. 아프면 잠을 많이 자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마침 일요일이고 하니 점심도 안 먹고 자다말다 하면서 계속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누워있었더니 체온도 정상으로 내려오고 뱃속도 좀 괜찮아지는 것 같아 간단히 저녁을 먹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훨씬 좋아지는 것 같아 다행이었는데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지난번 일차 배탈 났을 때 망고와 맥주를 함께 했었기 때문에 그 둘이 무슨 상극관계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당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망고 알레르기 관련한 얘기는 있어도 맥주 관련한 얘기는 없길래 망고 표면의 세균 때문이라고 혼자 단정 짓고는 씻어 먹으면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두 번씩 똑같은 증상을 겪고 보니 맥주와의 관계 때문인 게 분명해졌습니다.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모른다는 사람이 태반이었지만 몇 사람은 절대 맥주와 같이 먹으면 안 된다고 얘기해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맥주와 과일과의 관계에 대해 인터넷으로 다시 찾아보니 태국에서는 두리안과 함께 마시면 절대 안 된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맥주라기보다는 알코올을 함께 하면 안 된다는 얘기인데 둘 다 체온을 높이는 고열량 식품이기 때문이랍니다. 그래도 자기는 모르고 먹었는데 괜찮았다는 사람도 있고 실제 배가 아파 혼났다고 하는 얘기들도 있었습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니 괜찮은 경우도 있겠지만 또 안 좋은 경우도 분명히 있어 주의할 건 주의하는 게 안전해 보입니다. 제 경우에는 두 번 겪고 나니 한번 더 테스트해볼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냥 두드러기 좀 나는 정도의 부작용이라면 괜찮겠지만 배가 꺼지지도 않고 부풀어 오르며 열이 39도 넘어가면서 오한도 나고 하니 간단히 여길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맥주와 망고가 상극 관계라는 건 체험으로 겪은 일이니 저로서는 확실한 정보입니다. 

 

위의 표지 사진을 보면 맥주 옆에 놓인 망고가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어쩌면 한두 점 정도 먹는 건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다행인 건 망고 알레르기가 아니니 술과 함께가 아니라면 괜찮다는 겁니다. ㅎㅎ 아래 사진은 당시 구입했던 애플 망고를 사진 찍었던 건데 이게 한 1,500원쯤 하는 겁니다. 그 아래 사진은 마푸투 시내 중앙시장의 과일 코너 모습인데 그곳은 고급 시장이고 길거리 시장은 지저분한 곳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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