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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문도 (El Mundo)

바나나 보트 송 : 데이오 (Day-O)

by 77 Harvey 2020.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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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오(Day-O)"라는 옛 노래가 있습니다. 오래전 제가 어렸을 때, 단체로 야외 나가게 되면 캠프송으로 많이 불렀습니다. 그때는 별로 가사를 생각하지 않았거나 뜻 모르고 그저 신나는 리듬에 반복되는 가사들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이런 음악은 흑인들의 전통문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한이나 슬픔을 자신들 형식의 춤을 추면서 승화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데이오" 일명 "바나나 보트 송"은 자메이카출신 미국 흑인 가수 해리 벨라폰테(Harry Belafonte)가 자메이카 노동 민요를 칼립소로 만들어 부른 것입니다. 칼립소는 카리브 연안 음악의 한 장르인데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사탕수수 밭에 끌려온 흑인 노예들이 아프리카 음악을 배경으로 독특한 박자를 만들어 낸 것이 자메이카 등 인근 카리브 연안 국가들에 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해리 벨라폰테는 세계 음악계에 칼립소를 소개하고 대중화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였습니다. "데이오"는 그가 1956년 발표해서 대성공을 거둔 "칼립소"라는 앨범에 포함되어 있던 노래입니다. "데이오" 외에 그가 부른 "자메이카 페어웰(Jamaica Farewell)"도 우리에게 익숙한 칼립소 노래입니다. 해리 벨라폰테는 1927년 뉴욕 할렘가에서 태어나 자메이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는 싱어송라이터와 배우로 활동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는데 흑인 인권운동 등 사회운동가로서도 많은 활약을 하였습니다. 그는 조시 부시 대통령을 최악의 테러리스트라고 불렀으며 같은 자메이카 출신의 흑인으로 국무장관을 지냈던 조지 파월에 대해서는 백인 말을 잘 들어 백인 저택에 집사로 들어간 사람이라고 혹평을 하였습니다. 아래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가져왔는데 97년 공연 내용이라고 합니다.

 

 

 

 

 

 

자메이카는 쿠바 아래쪽에 위치한 도서국가인데 인근 아이티와 함께 흑인 노예의 후손들이 인구의 주류가 된 흑인국가입니다. 1655년부터 영국 식민지였다가 1962년에 영연방으로 독립하였습니다. 자메이카는 칼립소보다 레게 음악의 본고장입니다. 레게는 1960년대 말부터 이 나라에서 발전한 음악 장르입니다. 자메이카는 볼트처럼 육상, 특히 단거리 부문에서 탁월한 성적을 내고 있기도 하지만 음악 부문에서도 뛰어납니다. 1980년대부터 그들이 시작한 댄스홀 음악은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저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만 자메이카는 영어를 공용어로 하고 있음에도 현지 사람들은 영어와 아주 비슷한 파트와(Patois, Patwa)라고 부르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파트와는 17세기 이 섬에 정착한 흑인 노예들에 의해 고유 발음과 영어, 프랑스어를 섞어서 발전해간 언어입니다. 영어를 잘하면 그저 심한 사투리처럼 들릴 수 있는데 그래도 이들이 발음하는 법칙을 모르면 뜻을 알기 어려울 듯합니다. 댄스홀 음악 동영상을 들어보면 이 파트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래 소개하는 "데이오" 노래 가사도 일부 파트와를 사용하고 있어 정통 영어와는 조금 다른 면을 보이고 있습니다.

 

 

Day-O, Day-O

Daylight come and me wan' go home

Day, me say day, me say day, me say day

Me say day, me say day-O

Daylight come and me wan' go home

 

Work all night on a drink of rum

Daylight come and me wan' go home 

Stack banana 'til de mornin' come.

Daylight come and me wan' go home 

Come, mister tally man tally me banana 

Daylight come and me wan' go home 

Come, mister tally man tally me banana 

Daylight come and me wan' go home 

 

Lift six foot, seven foot, eight foot bunch

Daylight come and me wan' go home 

Six foot, seven foot, eight foot bunch

Daylight come and me wan' go home 

 

Day, me say day-O 

Daylight come and me wan' go home 

Day, me say day, me say day, me say day

Daylight come and me wan' go home 

 

A beautiful bunch o' ripe banana

Daylight come and me wan' go home 

Hide the deadly black tarantula

Daylight come and me wan' go home 

(중략)

 

 

"데이오"는 자메이카 흑인 노동자들이 일할 때 부르던 노동요를 그가 칼립소로 만든 것입니다. 자메이카는 2000년대 허리케인으로 바나나 산업이 붕괴되기 전까지 주요 바나나 생산 수출국이었습니다. 생산된 바나나를 바나나 전용선박에 실어야 하는데 고용주는 일을 빨리 하기 위해 야간조(Day-O)와 주간조(Star-O) 2교대로 일을 시켰습니다. 야간조로 밤새도록 일한 인부들은 해 뜨기를 기다려 탈리맨에게 검사를 빨리 받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내용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탈리맨(Mr. Tallymen)은 인부들이 작업한 바나나 상자 개수를 확인해주는 계수원을 말합니다. "데이오" 노래 가사는 밤낮을 바꿔 야간에 일해야 하는 인부들 입장에서는 애처로운 내용인데 칼립소 박자 때문에 흥겹게 들리고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그저 "Day-O" 후렴구에다 "I wanna go home."이라는 문구가 좋아서 자주 불렀던 것 같습니다. 아래 동영상으로 소개하는 마더구스 클럽 (Mother Goose Club) 어린이들이 부르는 "데이오" 노래를 들어보면 유쾌하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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