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능력 메타인지 (metacognition)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게시글 작성하려고 자료를 찾다 보면 내가 모르던 것들을 많이 배우게 됩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하고 어디까지 배워야 하는지도 모르지만 한 가지 한 가지 알게 될 때마다 새롭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럴 때 고등학교 때 한문 시간에 배운 논어의 첫 문장이 생각납니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그것을 때때로 익히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공자가 제자들에게 강조한 공부는 일상을 떠나지 않는 과정이지 어딘가 목표에 도달해야 하는 점이 있는 공부가 아니었습니다. 공부는 남에게 내세우기 위함이 아니요 자아를 향해 나아가는 길이 공부라고 했습니다. 대개 사람들은 성적이나 등수, 결과를 놓고 공부를 평가하지만 공자의 공부는 어떤 한 점이 아니라 끝이 없는 선상에서의 공부 행위 자체가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블로그나 유튜브를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을 크리에이터라고 표현합니다만 세상의 지식과 정보는 창조하는 게 아니고 배우고 전달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블로그에 포스팅하는 건 나만이 갖고 있는 지식을 알리고자 함이 아닙니다. 남을 가르치자는 것도 아니고 이미 알려져 있는 정보를 함께 나누고자 함입니다. 모든 정보가 세상 곳곳 누구나한테 까지 전달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가 이런 걸 알게 되었는데 유익해 보여 혹시 모르는 분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전달하고 가능하다면 함께 생각해보고 의견도 나눠보고자 함입니다. 늦게 알게 된 지식이나 정보이지만 이를 내 것으로 확실하게 간직하는 수단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입니다.
지난번 휴먼멀티태스킹 관련 포스팅하면서 참고자료를 검토하다가 메타인지(meta 認知, metacognition)라는 생소한 단어를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하는 애들 키운 지 오래되어 제 관심사항이 아니어서 모르고 있었나 본데 "상위 1% 학습법"이라고 해서 "메타인지 공부법"이 화제였던 모양입니다. 메타인지는 자기가 뭘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상위 개념으로서 자기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결정하는 인지라고 이해됩니다. 메타인지는 미국의 아동인지발달 심리학자인 존 플라벨(John H. Flavell)이 사용한 용어로 자신의 생각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답이 맞는지, 시험을 잘 쳤는지, 내가 어떤 일을 잘 해낼 수 있는지 등 스스로의 질문에 답할 때 사용되며 자신의 정신상태나 기억력, 판단력에 대해서도 결정할 수 있는 상위인지라고 합니다. 메타인지는 컴퓨터가 가질 수 없는 인간만의 사고능력이라고도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공자도 논어에서 비슷하게 말했습니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게 참으로 아는 것이다(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그 오래전부터 석학자들에게 메타인지는 당연한 것이었나 봅니다. 메타인지는 배워야 할 때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서 보다 더 성찰해봐야 할 단어라고 생각됩니다. 어느 종교 관련 블로그에서 본 글인데 굳이 특정 종교를 얘기하지 않아도 다 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을 교화하자면 그 말씀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 있어야 하는데 말씀만 전달하지 본인은 무슨 뜻인지 모르고 있는 종교 지도자가 많다는 겁니다. 가령 마음을 비우라고 하면 스스로 비우면서 말씀을 전달해야 하는데 글자만 전달하고 있는 셈입니다. 욕심이 가득한 처신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비우라고 하는 말씀이 어떻게 전달되겠습니까? 비단 종교계만 아니라 언론계, 교육계, 정치계 우리 사회 지도층에 있는 분들이 모두 입만 가지고 글자를 옮기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메타인지는 뇌의 성장기에 완성된다고 하는데 성인이 되어도 메타인지가 부족한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인지심리학자들의 얘기입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지식이 있다. 첫번째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은 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지식이고 두 번째는 내가 남에게 설명도 할 수 있는 지식이다. 두번째 지식만 진짜 지식이고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이다" 첫 번째 지식은 왜 내 지식이 아닐까? 이는 자주 본다든가 들어서 익숙하니까 내 지식처럼 착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은 지식입니다. 남에게 설명한다는 것은 내가 본질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설명하다 보면 이해의 폭을 더욱 넓혀갈 수도 있습니다.
메타인지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들어가 본 사이트인데 메타인지 능력을 키우는 CPS교육연구소라는 곳의 프로그램들이 흥미로웠습니다. 언어 사고력 훈련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공부하는 방법을 스스로 익혀나갈 수 있도록 지도한다고 합니다.
CPS교육연구소 공식블로그에서 보면 메타인지 훈련법을 설명하고 있는데 첫째 문제를 정의한다(Planning), 둘째 해결전략을 수립한다(monitoring), 셋째 평가는 자기가 한다(evlauating)면서 자기가 문제를 풀고도 답이 맞는지 틀리는지 모른다면 메타인지가 안된 것이라고 합니다. 학생이 시험을 본 후 몇 점 맞았는지 예측할 수 있어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재미있어 보여 그곳에서 본 예시 문제 하나를 아래에 가져와 봤습니다. 1부터 7까지 숫자가 적힌 숫자 구슬을 하나씩 삼각형의 세 꼭짓점에 넣어서 세 꼭짓점의 합이 삼각형 안에 있는 수와 같아지도록 해 보세요. 한번 풀어보시고 정답 만들어 가는 과정을 설명해 보시면 어떨까요?
CPS 교육연구소 공식블로그 (메타인지 관련 페이지로 먼저 안내하겠습니다)
제가 풀어본 방법을 설명하겠습니다. 7까지 숫자에서 짝수는 2,4,6 셋이 있습니다. 삼각형 세 개 숫자로 홀수를 만들려면 홀수 세 개 또는 짝수 두 개와 홀수 한 개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합이 짝수가 되려면 짝수 하나와 홀수 둘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대충 답이 나오겠지요. 큰 숫자로 짝수 둘이면 4,6 그리고 17을 만들려면 4,6,7 조합이어야 합니다. 홀수 13,15,17,11이 이웃하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짝수 2개를 필요로 하니까 짝수의 위치가 정해집니다. 짝수의 위치는 AGE 라인이 되는데 GEF 삼각형이 17이려면 F가 7이 되어야 합니다. F가 7이면 AGF 삼각형 15에서 AG는 합이 8이어야 하므로 G가 6, A는 2가 됩니다. 그러면 E가 4, D는 1이 되고 C는 3, B는 5로 확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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