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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학년 이야기

사마천의 삼망(三忘)과 몰입(沒入)

by 77 Harvey 2020. 6. 12.

사마천의 삼망(三忘)과 몰입(沒入)

 

 

고대중국 전한시대 역사가인 사마천(司馬遷)은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면서도 언제나 자신의 생각을 담고 현실비판과 이상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가 태사령(太史令)이었던 부친에 이어 집필을 계속해서 기원전 91년에 완성을 본 사기(史記)는 개인의 기록이지만 전설적인 요순시대부터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한무제에 이르기까지의 2천 년을 다룬 유일한 역사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가 나이 48세 되던 해 아직 초고를 완성하지 못하였을 때 황제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옥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사마천은 사기를 완성하기 위한 사명감으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생식기를 잘라내는 궁형(宮刑)의 극형을 감수하였습니다. 그는 옥중에서도 저술을 계속하고 이후 황제의 신임을 회복해서 환관의 최고직인 중서령(中書令)이 되었습니다. 사마천이 완성한 사기는 본기(本紀) 12권, 열전(列傳) 70권 등 모두 130권으로 52만 6천5백 자에 이릅니다. 

 

 

 

 

 

사마천이 쓴 사기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 전쟁에 나간 병사가 잊어야 할 것이 세 가지가 있으니 이를 삼망(三忘)이라고 말했습니다. 첫째, 전쟁에 나가라는 명령을 받으면 가정을 잊어야 하고, 둘째, 싸움에 임하게 될 때 부모를 잊어야 하고, 셋째, 공격의 북소리를 듣게 되면 자신마저 잊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삼망의 자세를 가진 군대는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병사가 공격의 북소리를 듣고 자신을 잊는다 하는 것은 몰입(沒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북소리를 듣게 되면 전진만 하는 것입니다. 군세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살아서 귀국할 수 있을지 없을지 걱정하는 게 아니라 아무 잡념 없이 전진하는 것입니다. 장수 이하 군졸까지 모두 자신을 잊고 전쟁에 임하는 군대는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몰입이란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것일까요? 아프리카 초원에서 사자가 얼룩말을 공격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얼룩말은 도망가는 데에만 몰입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사자도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얼룩말을 잡을 수 없기 때문에 그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어떤 목표를 가진다 하는 것은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고 먹이를 쫓는 사자나 도망가는 얼룩말의 입장과 같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한가롭게 풀 뜯고 있을 여유가 없습니다. 이미 쫓고 쫓기는 처지가 되었는데 미래에 대한 생각은 머릿속에서 지워야 합니다. 성공과 실패 둘 중 하나가 아니라 성공만 생각하고 자신에게 몰입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새로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내가 좋아서 하는 거라던가 욕심내지 않겠다던가 말을 하고 있지만 때로는 회의에 빠지게도 되고 어렵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예전에 한번 썼던 글을 뒤적이다가 머리에 떠오르는 건 지금 사자에게 쫓겨 도망가는 신세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왕 시작한 거 일단 사자 손아귀에서 벗어날 때까지 도망가는 데에만 몰입해봐야 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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