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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학년 이야기

추돌사고 직전 빠져나올 수 있었던 행운

by 77 Harvey 2020.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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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돌사고 직전에 빠져나올 수 있었던 행운 

 

TV를 보니 어처구니없이 발생하는 교통사고로 안타까운 뉴스를 보게 되어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 국내 자동차 문화 역사가 짧다 보니 기본적인 운행 질서 조차 지켜지지 않는 걸 많이 보게 되는데 조금만 더 다른 사람 배려하는 자세를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사람이 자동차보다 우선되어야 되고 절대 급한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제가 다녀본 어떤 후진국도 우리보다는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압니다. 무질서하게 보이는 곳에서도 기본적인 질서는 지켜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인권 후진국으로 간주되고 있는데 정치적인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운전하면서 그동안 아찔했던 순간이 많이 있었습니다. 젊었을 때 운전면허만 받았지 제대로 배우지도 않은 상태로 해외에 나가 운전을 시작하다가 어처구니없는 실수도 많이 했습니다. 교통법규를 잘 모른 채 마구 달리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모든 순간마다 하나님이 보우해주신 것으로 감사드려야 할 기억뿐입니다. 제가 운전 잘했노라고 결코 얘기할 수 없을 만큼 순간적인 차이로 큰 사고를 비껴갈 수 있었던 건 모두 저의 능력 밖이고 사람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큰 사고가 날만한 경우는 아니었지만 몇 년 전 추돌사고 날 뻔한 순간 비껴갔던 일이 있습니다. 마침 블랙박스에서 만든 동영상이 있어 이를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50초짜리 동영상입니다. 2015년 1월 당시 제가 일하던 곳이 있어 아침에 집에서 청주로 운전하고 내려가야 했습니다. 분당에서 차를 몰고 용인 세곡 고속도로 하행길에 접어들었는데 전날 내렸던 눈이 그때까지 녹지 않았으니 노면이 좀 미끄러웠습니다. 아침 7시 라디오에서는 황정민의 FM 대행진에서 아델의 'Rolling in the deep' 팝송이 신나게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서분당 IC에서 고속도로로 방금 들어섰기 때문에 아직 3차선 쪽에 있었는데 저 앞의 1,2차선 쪽 차량들이 양 깜빡이를 켜고 서행하는 걸 보았습니다. 제가 가던 3차선은 비어있길래 웬일인가 하며 잠시 계속 진행했더니 멀리 내 차선 쪽에 가로로 세워진 차량이 보였습니다. 그때서야 급해서 차의 속도를 줄이려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오히려 차가 미끄러지기 시작했습니다. 브레이크를 계속 밟고 있으면 안 될 거 같아 밟다 떼다를 반복했지만 차 진행하는 속도가 여전히 높았습니다. 그러면서 한쪽으로 미끄러지길래 급히 핸들을 돌렸는데 핸들이 말을 안 듣습니다. 다시 반대로 돌렸더니 빙글빙글 돌 듯하면서 조정이 어려웠습니다. 동영상에서 탁탁거리는 소리는 급하게 핸들을 이리저리 돌리는 소리입니다. 앞에 차량 두대가 서있는 걸 보게 되었는데 한차는 완전히 차선을 가로막은채 정지하고 있었습니다. 별수 없이 박치기하는구나 생각이 드는 순간 차가 미끄러지는 게 잡히면서 핸들도 조정 가능한 게  손에 느껴졌습니다. 박치기 직전이지만 왼쪽 2차선으로 순간 끼어들어갈 틈이 보여 겨우 충돌 면하고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아직 어두운 시간이라 주변이 잘 안 보여 옆 차선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니 다들 그냥 진행했겠지만 옆의 차가 허덕대고 있는데도 속도 안 줄이고 끼어들 틈을 안주는 게 야속했습니다. 정말 다행히 짧은 틈이 보이면서 얼른 끼어 들어가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건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죽을 위험 겪은 건 아니지만 일단 차를 박치기하고 나면 그 추운 아침에 사고해결될 때까지 한데 서있거나 기다려야 했다는 걸 생각하면 참 순간적으로 다행이고 사고라는 것도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미끄러울지 모른다 생각하면 그런 날은 아예 운전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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