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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문도 (El Mundo)

카페 아메리카노 유래

by 77 Harvey 2020.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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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아메리카노(Caffè americano)의 유래

 

Latte is a horse.

이게 웬 말인가 하면 꼰대를 풍자하는 말입니다. "나 때는 말이야~"라고 옛날 얘기 자주 하니까 이를 영어로 표기해서 그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그런 말 들어도 감수하고 옛날 추억 하나 더듬으며 얘기하고자 합니다. 

 

예전 80년도 초반 스페인 마드리드 체류 시 도심에는 작은 식당이나 커피집이 많았습니다. 지금과 같은 고급 커피집이 아니라 여기저기 곳곳에 있는 동네 카페테리아는 아침 식사하러 찾아가는 곳이며 간단한 점심도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신문을 읽고 주인이나 옆사람과 대화도 하고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이었습니다. 안에도 테이블이 있지만 테이블 몇 개는 길가에 두어 거기 앉아서 지나는 사람들을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2시가 되어야 점심을 먹기 때문에 그전에 11시쯤 해서 뭘 먹는 관습이 있습니다. 직장에서도 그 시간에는 직원들에게 30분 정도 자유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그때 아침식사를 하게 되는 셈인데 크라상 등 간단한 요기거리와 커피를 마십니다. 이렇게 마시는 커피를 아침 커피(Café desayuno)라고 말합니다. 아침 커피는 머그컵이나 큰 잔에 주는데 밑에는 커피를 넣고 따뜻한 우유를 한잔 가득 채워줍니다. 아침 커피 한잔만 마셔도 든든할 정도로 많이 줍니다. 점심이나 저녁때 커피 시키면서 우유 넣은 커피를 마시려면 이는 까페꼰레체(Café con leche)라고 하는데 아침 커피처럼 우유를 넣어 주기는 하지만 일반 커피 잔으로 아침보다 잔의 크기가 작아지고 따라서 우유도 아침 커피보다 적게 들어가게 됩니다. 아침 커피 외에는 커피 주문할 때 몇 가지 방식이 있었습니다.   

 

Café expreso - 작은 잔에 25~35ml 정도 양으로 진한 커피를 주는 카페 에스프레소는 카페 꼬르또 Café corto 또는 카페 솔로 Café solo라고도 합니다. 커피 향기가 짙게 맡겨집니다. 이는 불어로 express, 이태리어로 espresso와 같습니다. 낮이나 저녁에는 보통 에스프레소 expreso를 마십니다. 커피 원액 추출할 수 있는 기계가 등장한 이후 카페테리아에서 빠르게 준비할 수 있어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커피 양을 좀 많이 마시고 싶으면 더블(expreso doble, expresso doppio)로 주문합니다.

 

Café con leche - 카페꼰레체는 커피에 우유를 넣어 줍니다. 아침 식사 때가 아니면 잘 마시지 않습니다. Coffee with milk라는 뜻으로 불어로는 카페오레 Café au lait, 이태리어로 카페라테 Caffè latte, 독일어로 Milchkaffe는 모두 같은 용어입니다. 대부분의 유럽인들에게 우유와 커피를 마시는 건 보통 아침나절뿐입니다. 까페꼰레체를 주문하는 사람들은 주로 관광객이나 외국인들입니다.

 

Café cortado - 카페꼬르따도는 커피에 우유를 아주 조금 넣습니다. 보통 연유를 넣어 줍니다. 에스프레소가 독하다면 꼬르따도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꼬르따도는 에스프레소만큼 자주 주문하는 메뉴입니다. cortado는 영어로 cut 자르다는 뜻의 과거분사형입니다. 커피의 독한 맛을 잘라준다라고 해서 그렇게 부른다는데 내가 예전에 설명 들었던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아침 커피를 주문하면 종업원이 내 커피 잔에 우유를 따라줄 때 얼마큼 채울지는 고객이 정할 수 있어 한잔 가득할 때까지 그냥 둘 수도 있고 아니면 중간에 그만 cut 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중간에 자른다는 의미의 cut인데 까페꼬르따도는 우유가 cut 되어 서브된다는 뜻에서 그렇게 부른다고 들었습니다. 

 

Café liviano - 에스프레소가 독한데 우유가 싫다면 뜨거운 물을 달라고 해서 순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카페리비아노를 주문하면 에스프레소와 뜨거운 물을 함께 가져다주었습니다.

 

 

 

 

더 많은 카페 메뉴가 있었는지 모두 기억해낼 수는 없지만 카페를 시킬 때 대충 그 정도 메뉴로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소규모 카페테리아 가게니까 카페 외에 탄산음료와 오렌지주스 등이 있었고 크라쌍 등 빵과 간단한 요기거리들을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와 같은 다양한 카페 메뉴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카푸치노나 마키아토와 같은 이태리 식 카페 메뉴는 스페인에서 구경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Café liviano 명칭에 대한 기억은 별로 확신이 없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그 명칭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으로 검색하다 보니 이를 Café americano라고 부른다는 걸 새삼스레 알게 되었습니다. 카페 아메리카노라고 하는 건 미국식 커피가 아니라 유럽식 커피를 미국식으로 만들어 준다는 뜻이 됩니다. 2차 대전에 참전한 미군들이 무솔리니의 이탈리아에 진격했을 때 본국에서와 같이 커피 원두가루에 뜨거운 물을 내려서 마시는 미국식 필터 커피 또는 드립 커피가 없으니 임시방편으로 현지 에스프레소 커피에 물을 타서 마셨다고 합니다. 이를 보고 현지인들이 카페 아메리카노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물론 80년대 초 마드리드에서는 카페 아메리카노라는 메뉴가 없었습니다. 카페의 다양한 메뉴는 스타벅스가 등장하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입니다. 스타벅스 용어가 전 세계적으로 기준이 되었습니다. 스타벅스에서 에스프레소 원액에 우유를 타서 카페라테, 물을 첨가해서 카페아메리카노라고 정하면 그대로 다른 나라에서도 따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카페라테는 이탈리아어인데 이탈리아에 가면 현지 식당에서 카페라테를 주문하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탈리아에서의 카페라테는 아침에 마시는 커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페인어로 하면 café con leche와 같은 것인데도 불구하고 스페인에서는 café con leche와 caffè latte가 별도 메뉴가 되었습니다. 물론 약간의 제조법 차이가 있습니다만 그 차이라는 게 결국 스타벅스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은 카페 아메리카노, 오른쪽은 카페 에스프레소입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지금은 스페인에서도 카페 메뉴가 이렇게 많아진 모양입니다. 이는 스타벅스가 세계 카페를 표준화시킨 덕분입니다.

 

 

 

 

카페 아메리카노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Long Black Coffee와 유사하다고 합니다. 카페 아메리카노는 원액에 뜨거운 물을 붓지만 Long Black에서는 뜨거운 물에 원액을 붓는답니다.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호주 사람들이 잘 알겠지요. 다음에 우리 동네 카페에 가면 그렇게 한번 주문해봐야겠어요. 무슨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Shot black은 에스프레소가 됩니다. 

 

카페 아메리카노가 원래 미국식인 드립 커피나 필터 커피와는 맛이나 향이나 모든 게 질적으로 다르다는 건 잘 알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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