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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학년 이야기

재미있는 우리말 단어 어원 찾기

by 77 Harvey 2021.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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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우리말 단어 어원 찾기

 

우리말 단어의 재미있는 어원을 몇 개 소개합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전혀 생각 못했던 재미있는 어원들이 많이 있는데 신뢰하기 어려운 것도 있어 우리말 백과사전, 표준국어사전과 오픈 사전 등을 참조해서 수정 정리하였습니다. 그냥 재미로 한번 읽어보기 바랍니다. 자료에 욕심내면 끝이 없는데 한 포스팅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을 수도 없어 고민하다가 우선 준비된 자료를 먼저 올리고 다음에 수정해서 추가로 올릴까 합니다. 

 

◇건달◇

'건달'은 불교 용어인 '건달바(乾達婆)'에서 나온 말입니다. 건달바는 수미산 남쪽 금강굴에서 살며 제석천의 음악을 맡아본다는 신으로 술과 고기를 먹지 않고 향기만 맡으며 허공을 날아다닌다고 합니다. 인도에서는 음악을 전문적으로 하는 배우나 악사를 건달바라고 불렀는데 우리나라에 와서 변질되었습니다. 옛날 우리나라 풍습에서는 배우나 광대를 천시하였기 때문에 건달바라는 명칭은 할 일 없이 먹고 놀면서 빈둥거리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습니다. 이후 건달바는 두 음으로 줄어 건달이 되었습니다.  

 

◇게거품◇

'괴롭거나 흥분해서 거품처럼 내뱉는 침'을 뜻합니다. 생활환경이 맞지 않거나 위험에 맞닥뜨렸을 때 게가 입에서 내는 거품에 빗대어 나타낸 말입니다. 흔히 "게거품 문다"는 관용구로 많이 쓰입니다.

 

◇고수레◇

'고수레'란 음식 먹기 전에 먼저 조금 떼어 "고수레" 하고 외치며 허공에 던지는 무속 신앙 같은 행위에서 나온 말입니다. 이 관습은 논에서 식사하면서 죽은 고씨 노인의 묘를 향해 첫술 밥을 던진 데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옛날 충청도 당진 땅에 고씨라는 노파가 살았는데 워낙 가난해서 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호의로 끼니를 이으며 연명하였습니다. 얼마 후 기력이 다한 노파가 들에서 쓰러져 죽어 마을 사람들이 들이 바라다보이는 건너편 산허리에 묻어 주었습니다. 그 후 한 마을에 살던 전 서방이 논두렁에서 점심 먹으려고 첫 술을 드는 순간 눈 앞 산허리에 고씨네 무덤이 보이는지라 "고씨네"하고 묘를 향해 허공에 던져 그의 혼을 위로하였습니다. 이 때문인지 전 서방네 농사는 다른 해보다 갑절 잘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마을 사람들은 논이나 밭에서 음식 먹을 때는 먼저 "고씨네" 하고 첫술을 던졌는데 그렇게 한 사람들은 모두 풍년이 들었다 해서 그 뒤로 이 행위가 전국에 퍼졌다고 합니다. 이후 고수레를 외치지 않고 음식을 먹으면 반드시 체하거나 혹은 재앙이 온다는 속신으로 의미가 변하게 되었고 고수레는 풍요를 기원하는 주술적 말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편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고수레하다'는 민속 민간신앙에서 산이나 들에서 음식을 먹을 때나 무당이 굿을 할 때 귀신에게 먼저 바친다는 뜻으로 음식을 조금 떼어 던지는 일을 가리킵니다. 고시(高矢)는 단군 때 농사와 가축을 관장하던 신장(神將)의 이름으로 음식을 먹을 때는 그에게 먼저 음식을 바친 뒤에 먹게 된 데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골탕 먹다◇

'골탕 먹다'는 크게 손해 보거나 곤란한 경우를 말합니다. 그런데 골탕 먹다는 말은 원래 맛있는 고기 국물 먹는다는 뜻입니다. 맑은 장국에 소의 머릿골과 등골을 넣고 푹 끓인 음식이 바로 골탕입니다. 골탕의 골자 발음이 골병든다는 '곯다'라는 말과 같은 데다가 '먹다'라는 말은 당하다, 피해를 입다는 뜻이 담겨 있기 때문에 골탕 먹다는 그 뜻이 완전히 다르게 변해서 겉으로는 멀쩡하나 속으로 남모르는 큰 손해를 입게 되는 경우를 가리키게 되었습니다.

 

◇굴뚝같다◇

명절이 되면 고향 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라고 표현합니다. 옛날에는 먹거리가 적어 배를 곯았습니다. 어쩌다가 떡 먹을 기회가 있을 때 꿀을 묻혀 먹으면 얼마나 맛이 좋을까 상상해서 꿀떡은 간절한 소원을 이르는 말이 되었습니다. 굴뚝같다는 표현은 꿀떡 같다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까마귀 고기를 먹다◇

어떤 일을 잊었을 때 '까맣게 잊었다'는 말을 씁니다. 까맣게 잊었다는 표현에서 까마귀의 까만 색깔에 빗대어 까마귀 고기를 먹었다는 말이 생겨났고 어떤 일을 잘 잊어버리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습니다.

 

◇까불다◇

'까불다'는 차분하지 못하고 가볍게 행동하는 모습을 뜻합니다. 까불다는 원래 곡식에 섞여있는 잡티를 날려 보내기 위해 키질을 하는 것을 말한데 키질을 위해서는 쉴 새 없이 바삐 움직여야만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장난치거나 가볍게 행동하는 것을 까불다고 표현하였습니다.

 

◇깍쟁이◇

조선 시대에 청계천 주변에는 전과자들이 모여 살았습니다. 이들은 거지노릇을 하거나 초상집에서 돈을 뜯어내거나 하였는데 이들을 '깍정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깍정이라는 말이 변해 깍쟁이가 되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그 뜻도 변해 인색하고 얄밉게 행동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꼭두각시◇

꼭두각시'는 우리나라 고대 민속 인형극인 '박첨지 놀이'에 나오는 박첨지의 아내 역으로 나무로 깎아 만들어 기괴한 탈을 쓰고 노는 젊은 색시 인형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각시는 아내를 일컫고 꼭두는 처음 한자말 곽독(郭禿)에서 온 말로 허깨비 가면을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우리말 각시와 덧붙어 민속인형극에서 가면을 쓴 색시 인형을 꼭두각시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뒤에서 조정하는 사람에 의해서만 동작할 수 있다는 데서 그 의미가 확대되어 남의 조정에 놀아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꿀 먹은 벙어리 ◇

옛날 한 벙어리가 꿀을 너무 많이 먹어 배탈이 났답니다. 아내가 왜 그러냐고 묻자 계속 꿀단지만 손으로 가리켰답니다. 그 아내는 벙어리 남편이 꿀 먹고 싶어 그러는 줄 알고 꿀물을 탔답니다. 꿀을 많이 먹어 배탈이 났는데 또 꿀을 먹으라 하니 벙어리가 얼마나 애가 탔겠습니까? 이렇게 해서 '꿀 먹은 벙어리'라는 말이 생겨나 속에 있는 생각을 겉으로 나타내지 못하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 되었습니다. 다른 어원을 보면 15세기 인도의 시인 까비르의 시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그의 시에서 진리를 달콤한 꿀에 비유해 "꿀 먹은 자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라고 해서 이 말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꿩 대신 닭◇

옛날에는 떡국을 끓일 때 꿩고기로 국물을 우려냈습니다. 그런데 꿩고기가 흔하지 않아 꿩 대신 닭고기로 국물을 우려냈답니다. 이처럼 적당한 물건이나 사람이 없을 때 그와 비슷한 걸로 대신하는 경우에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노가리◇

'말이 많거나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뜻합니다. 노가리는 명태의 새끼를 가리키는 말로 명태는 한꺼번에 매우 많은 수의 알을 놓습니다. 노가리 깐다는 건 명태가 많은 새끼를 까는 것과 같이 말이 많다는 것을 빗대어 나타낸 말입니다. 노가리 수만큼이나 말을 많이 풀어놓는다는 것은 그만큼 진실성이 결여되었다는 것과 같습니다.

 

◇녹초◇

맥이 풀어져 힘을 못 쓰는 상태나 물건이 낡고 헐어서 못 쓰게 된 상태를 말합니다. 녹초는 녹은 초를 뜻합니다. 초가 녹아내린 것처럼 흐물흐물해지거나 보잘것없이 된 상태에 빗대어 나타낸 말입니다.

 

◇단골◇

옛날에는 식구 중에 누가 심하게 아프거나 집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무당을 불러다 굿을 하였습니다. 무당을 부를 때는 늘 같은 무당을 불렀는데 이렇게 정해 놓고 불러다 쓰는 무당을 단골 또는 당골이라고 불렀답니다. 여기에서 비롯해 늘 정해놓고 찾아가는 가게를 가리켜 단골집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도루묵◇

임진왜란으로 피난길에 오른 선조 임금 일행은 걱정이 많았는데 그중 하나가 음식이었습니다. 전쟁 중에는 싱싱하고 맛난 음식을 마련하기 어려웠던 거지요. 어느 날 한 사람이 '묵'이라는 이름의 생선 꾸러미를 들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싱싱하고 담백한 생선을 먹은 임금은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은색 비늘을 가진 그 생선을 가리켜 묵 대신 은어라고 부르도록 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다시 궁궐로 돌아온 임금은 그 생선이 먹고 싶어 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상에 오른 은어를 맛본 임금은 얼굴을 찡그렸습니다. 예전에 먹었을 때 맛과 전혀 다른 형편없는 은어의 맛에 실망한 임금은 "이제부터 은어를 도로 묵이라 하거라."라고 말했습니다. 은어로 불리던 생선의 이름은 '도로 묵'이 되었고 이 말이 발음하기 편한 도루묵으로 바뀐 것입니다.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아무 소득 없는 헛수고를 말할 때 "말짱 도루묵이다."라고 하는 게 여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돌팔이◇

흔히 가짜나 엉터리를 뜻하는 돌팔이는 '돌다'와 '팔다'라는 말이 합쳐져 생긴 말입니다. 아는 거나 실력이 부족하지만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자신을 잘 모르는 곳에서 자신의 기술과 물건을 팔아 돈 버는 사람을 일컬어 돌팔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동냥◇

'동냥'은 불교 용어인 '동령'에서 나온 말입니다. 불교 의식을 행할 때 놋쇠로 만든 방울을 흔드는데 이것을 동령(動鈴)이라고 부릅니다. 지금은 방울 대신 목탁을 두드리지만 조선시대 때 스님들은 방울을 흔들고 다니며 시주를 받았습니다. 가을 수확기가 되면 스님들이 집집마다 돌며 곡식을 얻기 위해 방울을 흔들고 다니게 되어 동령을 구걸과 같은 뜻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이 동령이 동냥으로 바뀐 것입니다.

 

◇뒷구멍으로 호박씨 깐다◇

이는 겉으로 어리석은 체하면서 남몰래 엉큼한 짓을 한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만 원래는 다른 내용이었습니다. 옛날에 매우 가난한 선비가 살았는데 글공부에만 매달리고 있어 살림은 오로지 아내가 맡아 꾸려 나가고 있었습니다. 이들 부부는 굶기를 밥 먹듯 하였지만 훗날을 바라보며 어려움을 이겨 나갔습니다. 어느 날 선비가 밖에 나갔다 돌아와서 방문을 열자 아내가 무언가를 입에 넣으려다가 황급히 엉덩이 뒤쪽으로 감추는 게 보였습니다. 선비는 아내가 자기도 모르게 음식을 감춰 두고 혼자 먹고 있었다는 것에 불쾌감을 느끼면서 엉덩이 뒤로 감춘 게 무엇이냐고 추궁했습니다. 당황한 아내는 호박씨가 하나 떨어져 있기에 이를 까먹으려고 입에 넣다 보니까 빈 쭉정이더라는 것입니다. 선비는 그런 아내의 말에 더 이상 아무 말도 못 하고 함께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눈물겨운 내용이지만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이야기 내용과 거기에서 비롯된 말이 따로 떨어져 쓰이면서 부정적 의미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딴전 피우다◇

'딴전 피우다'와 비슷한 말로 '딴전 보다'가 있습니다. 딴전의 전은 제법 큰 가게를 말하는데 자기 가게는 안 보고 엉뚱하게 남의 가게를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딴전 보다에서 파생된 딴전 피우다도 역시 자기가 하려고 했던 일보다 엉뚱한 일에 더 매달릴 때 사용하며 나아가서 딴전은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과 전혀 관계없는 일이나 행동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습니다.

 

◇뚱딴지◇

'뚱딴지'는 원래 돼지감자의 다른 말입니다. 무뚝뚝하고 우둔한 사람을 가리켜 돼지감자의 생김새에 빗대어 뚱딴지같다고 말했었는데 이 말이 지금은 이치에 맞지 않게 엉뚱한 행동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변했습니다.

 

◇멍텅구리◇

멍텅구리는 원래 바닷물고기의 이름인데 못 생기고 동작이 느린 멍청한 물고기의 모습과 행동을 보고 판단력이 없고 매우 어리석은 사람을 가리켜 멍텅구리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

 

◇명태(북어)◇

명태라는 명칭은 조선 중엽에 생겼는데 그 유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조선 중엽 함경도 관찰사로 부임한 민(閔) 아무개가 초도순시차 명천군을 방문하였는데 시장했던지 상에 오른 생선 요리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물고기 이름을 물으니 그때까지 이름이 없었다고 하길래 즉석에서 명천군의 명(明) 자와 어부 태(太)씨의 이름을 따서 명태라고 이름 지어 주었습니다. 다른 일설에는 이 고기 눈알을 먹으면 눈이 밝아진다고 해서 명태라고 했다고도 합니다. 북어는 명태를 건조한 것을 말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고려 때 강원도 사람들이 '북쪽 바다에서 잡아 온 고기'란 뜻에서 북어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겨울철 별미인 동태는 동명태(凍明太)의 준말이랍니다.

 

◇미리내◇

'미리내'는 은하수의 옛말입니다. 미리는 옛말 미르에서 온 말인데 용이란 뜻이고 내는 개울이나 시내를 뜻하므로 미리내는 용이 사는 시내라는 뜻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용이 승천하면 하늘로 올라간다고 믿었습니다. 하늘로 올라간 용이 살만한 곳은 은하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은하수가 마치 강이나 시내가 흐르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은하수를 용이 사는 시내, 곧 미리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미주알고주알◇

'미주알'은 똥구멍에 닿아있는 창자의 끝부분을 말합니다. 여기에 고주알은 아무 뜻 없이 미주알과 리듬을 맞추기 위해 덧붙인 말이지요. 따라서 미주알고주알 캐묻다는 말은 남의 창자까지 살펴볼 정도로 꼬치꼬치 캔다는 뜻이 되었습니다.

 

◇바람맞다◇

원래 '바람맞다'는 중풍에 걸렸다는 뜻이었습니다. 중풍(中風)의 풍(風) 자가 바람을 뜻하는 한자말이므로 만일 할머니가 바람맞았다고 하면 중풍에 걸렸다는 의미였습니다. 누군가와의 약속이 깨졌거나 속았을 때의 허탈한 마음을 중풍에 빗대어서 바람맞았다고 말하게 되었습니다.

 

◇부랴부랴◇

불이 나면 사람들이 매우 다급하게 "불이야 불이야" 하고 소리칩니다. 부랴부랴는 바로 이 "불이야 불이야"하는 말이 줄어서 된 말입니다. 그래서 부랴부랴는 불이 났다고 소리치듯이 매우 급하게 서두를 때 쓰는 말입니다.

 

◇부질없다◇

옛날 대장간에서 쇠를 만들 때는 쇠를 불에 달구었다 물에 담갔다를 여러 번 했습니다. 이렇게 불질을 한 횟수가 많을수록 쇠가 단단하게 되었습니다. 불질을 제대로 하지 않은 쇠는 금방 휘어져 쓸모가 없었습니다. 이에 빗대어서 아무런 쓸모없는 행동이나 말을 하거나 또는 석연치 않은 불확실한 경우가 되었을 때 부질없다고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숙맥◇

콩과 보리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을 가리켜 '숙맥'이라고 합니다. 숙맥(菽麥)의 숙은 한자말로 콩이란 뜻이고 맥은 보리를 뜻합니다. 18세기 문헌에 숙맥불변(菽麥不辨)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하였는데 콩인지 보리인지 구별하지 못한다는 뜻이었지만 이후 사리분별을 못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을 칭하는 말이 되면서 단어의 형태도 숙맥 두 글자로 줄어들었습니다.

 

◇시치미 떼다◇

옛날에는 매를 이용해서 사냥할 때 자신의 매를 표시하기 위해 매의 다리에 이름표를 달았습니다. 쇠의 뿔로 만든 '시치미'라는 이름표로 자기 매가 남의 매와 바뀌지 않도록 하였답니다. 하루는 친구와 함께 매사냥을 나간 사람이 친구의 매를 탐내어 매의 다리에 달린 시치미를 떼서 자기의 매에 달았습니다. 하지만 친구는 자기의 매를 알아보았습니다. "시치미를 떼었다고 내가 모를 줄 알아?" 이런 연유로 알고도 모르는 척 잡아떼거나 억지로 우길 때 시치미 떼다는 말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실랑이◇

'실랑이'는 '신래위'라는 말에서 나왔습니다. 신래위의 신래(新來)는 과거에 합격한 사람을 말합니다. 과거에 합격하면 꼭 거쳐야 할 관습이 있었는데 먼저 과거에 합격한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는 일이었습니다. 이를 신래위 한다고 했는데 그 모습이 서로 옥신각신 다투고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지금의 실랑이로 변화되었습니다. 

 

◇싼 게 비지떡◇

'비지떡'은 비지에 쌀가루나 밀가루를 섞어 반죽해서 둥글넓적하게 부친 떡인데 질이 좋지 않고 보잘것없는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되었습니다. 한편으로 값이 싸다는 게 아니라 보자기에 싼 게 비지떡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옛날 먼 길을 떠다니던 나그네가 선술집에서 막걸리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나올 때 주모에게 사정해서 얻은 비지를 보자기에 싸서 허리춤에 달았다는 일에서 연유하였다고 합니다.

 

◇아수라장◇

'아수라'는 원래 불교에서 사용하는 말입니다. 성질이 포악해서 싸움을 잘하고 좋은 일이 있으면 쫓아가 훼방을 놓는 나쁜 귀신이 아수라입니다. 아수라들이 모여 놀고 있는 아수라장은 시끄럽고 엉망진창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양을 떨다◇

'아양을 떨다'는 '아얌을 떨다'가 변해 생긴 말입니다. 아얌은 옛날에 여자들이 머리에 쓰고 다니던 모자였습니다. 양쪽에 털을 붙이고 위는 뻥 터졌으며 뒤에는 화려한 비단을 길게 늘어뜨린 아얌드림이 달려 있었습니다. 이렇게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아얌을 손에 들고 털면 자연히 주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런 유래로 남에게 잘 보이려고 애교 있는 행동이나 말을 하는 것을 두고 아양 떤다고 말하게 되었습니다. 

 

◇야단 났다◇

옛날 조선시대에는 비상사고가 생겼을 때 사헌부 관리들이 밤중에 모여 일을 했는데 이를 야다시(夜茶時)라고 불렀습니다. 이들은 야다시 후에 잘못 저지른 사람의 집을 찾아가 죄목을 일일이 써서 대문 위에 걸어 두었습니다. 이 야다가 났다는 것이 오늘날 야단으로 변했습니다. 흔히 매우 떠들썩한 일이나 곤란한 일이 벌어졌을 때 야단 났다고 말합니다. 

 

◇양치질◇

'양치질'의 양치는 양지(버드나무 가지)에서 비롯되었으며 여기에 접미사인 질이 붙어서 이루어진 단어입니다. 고려 시대 문헌, 계림유사에 양지(버들 楊, 가지 枝)로 나타나고 그 이후 한글 문헌에서 양지질로 표기되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양지 즉 버드나무 가지로 이를 청소하였습니다. 오늘날 이쑤시개 사용하는 것과 같은데 소독이 된다고 하는 버드나무 가지를 잘게 잘라 사용했던 것입니다. 양지질에 쓰이는 치약으로는 소금이나 초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19세기 들어와 점차 양지질의 어원 의식이 희박해지면서 이의 한자인 치(齒)와 연결해 양지를 양치로 해석하고 양치질로 변한 것입니다. 양지라는 단어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발음 요지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양지질이 양치질로 변화하는 현상을 언어학에서는 민간 어원설이라고 합니다. 즉 민간에서 어원을 마음대로 해석해서 단어를 고쳐나가곤 하였는데 이렇게 잘못 해석한 단어가 무척 많이 있습니다. 

 

◇옴니암니◇

'옴니암니'는 이래저래 드는 비용, 사소한 것까지 캐거나 따지고 드는 모양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옴니는 어미를 뜻하는 엄과 어금니가 변해서 된 말이고 암니는 앞니가 변해서 된 말입니다. 이는 다 같은 이인데 구태여 어금니 앞니 하면서 따질 필요가 있겠냐는 뜻으로 만들어진 말입니다. 처음에는 미주알고주알이라는 말과 마찬가지로 이것저것 캐도 드는 모양을 일컫던 게 지금은 어떤 일을 할 때 이래저래 드는 비용까지도 뜻하게 되었습니다. 

 

◇우두머리◇

지금은 `우두머리`라는 단어가 마치 두목이란 한자어처럼 좋지 않은 뜻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옛날에는 비칭이 아니고 그냥 평칭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우두머리는 한자어인 위두(爲頭)에 고유어인 머리가 합쳐진 합성 명사입니다. 위두는 보통 위두하다 형용사로 쓰여서 가장 위가 된다는 뜻이었습니다. 이 위두머리의 위가 단모음화되어 우가 됨으로써 오늘날 우두머리가 되었습니다.

 

◇육시랄◇

일이 뜻대로 안 풀려 혼자 투덜대거나 남을 심하게 나무랄 때 쓰는 욕입니다. 이는 '육시를 할'이 줄어서 된 말로 육시는 옛날 형벌에 이미 죽은 사람의 시체에 다시 참형(斬刑)을 가하는 육시(戮屍)와 사지를 말에 묶어 각기 달리게 해서 머리, 몸통과 사지가 여섯 토막 되게 하는 육시(六屍, 六弑)가 있었습니다. 본래의 뜻을 살펴본다면 매우 끔찍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욕설입니다. 

 

◇을씨년스럽다◇

을사보호조약이 있던 을사년(1905년)에는 나라가 온통 어수선하고 슬픔에 잠겨 있었습니다. 그 후 사람들은 마음이나 날씨가 어수선하고 쓸쓸한 것을 을사년스럽다고 얘기했는데 그 말이 을씨년스럽다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임연수어◇

임연수어는 쥐노래미과의 바닷물고기 이름입니다. 이면수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표준어는 임연수어입니다. 임연수어는 찬물에 사는 어종으로 우리나라 동해와 일본 북동부에 분포합니다. 관북지방(마천령 북쪽, 함경북도)에 사는 임연수(林延壽)라는 사람이 이 물고기를 잘 낚았다는 데서 지금과 같은 이름이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강원도 동해안 지역에서는 임연수어를 세치라고도 합니다.

 

◇이판사판◇

'이판사판'은 궁지에 몰려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 상황을 말합니다. 조선시대는 유교를 국가 이념으로 내세우는 바람에 불교가 무척 핍박을 받았습니다. 양반집에서는 불교를 멀리하게 되었고 자녀가 출가한다는 건 생각도 못했습니다. 어느 고을에 조상 대대로 높은 벼슬을 지낸 이름난 양반이 살았는데 두 아들이 스님이 되겠다는 겁니다. 형은 도를 닦고 불교 경전을 공부하는 이판중이 되겠다고 말하고 동생은 절의 살림을 꾸리는 사판중이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두 아들이 원망스럽기 짝이 없게 되었는데 이판이건 사판이건 스님이 된다면 집안이 풍비박산되는 궁지에 몰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잡동사니◇

조선 정조 때 학자 안정복은 사람들 사이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모으고 잡다한 이야기 중에서도 다시 재미있는 이야기를 뽑아 그 책 이름을 잡동산이(雜同散異)라고 지었습니다. '잡동사니'는 책 이름에서 변화된 말로 별로 쓸모없는 여러 가지가 마구 뒤섞여 있다는 뜻이 되었습니다. 

 

◇조바심◇

'조'는 곡식인 조를 뜻하고 '바심'은 타작의 순수한 우리말입니다. 조바심은 조를 타작한다는 뜻이 됩니다. 조라는 곡식은 그 알을 털어내기가 무척 힘 들어서 비비고 문지르며 갖은 애를 써야 겨우 떼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를 타작할 때는 마음이 조급해지고 불안할 수밖에 없어 조를 타작할 때처럼 마음을 불안하게 졸이는 현상을 조바심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철부지◇

'철부지'의 '철'은 계절을 뜻하는데 계절이 바뀌었어도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사용되어 생각이 짧은 아이들을 이르거나 지혜가 부족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습니다. 철 다음에 한자어(不知)가 합쳐져 철부지라는 말이 만들어졌습니다. 한자 아니 불(不) 다음에 ㅈ, ㄷ 같은 발음이 온다면 부족, 부당처럼 불이라 하지 않고 부라고 읽습니다. 

 

◇터무니없다◇

'터무니'는 집을 지은 자리에 남은 흔적을 말합니다. 따라서 터무니없다는 집터의 흔적조차 없다는 뜻이 됩니다. 지금은 그 말 뜻이 확대되어 전혀 이치에 맞지 않거나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퇴짜 놓다◇

'퇴' 자가 찍힌 물건은 대궐로 들어갈 수 없다는 뜻입니다. 옛날 곡물 매매 시 불합격품에는 쌀가마나 도살장 돼지의 겉 부분에 퇴(退) 자를 찍었습니다. 그래서 물건이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물리칠 때 또는 거절할 때 쓰는 표현이 되었습니다. 한자음 퇴자(退字)에서 발음이 변형되었습니다.

 

◇팽개치다◇

'팽개치다'의 어원을 보면 팽개는 팡개가 변하여 생긴 말입니다. 팡개는 새를 쫓는데 쓰는 작대기로 작대기 끝을 네 갈래로 쪼개 그 사이에 십자 모양의 작은 막대기를 물린 것입니다. 사람들이 팡개 틈에 흙과 작은 돌멩이를 찍어 휘두르면서 새를 쫓았습니다. 새를 쫓기 위해 팡개를 휘두르는 것에서 무엇을 집어던지는 팽개치다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푼돈◇

'푼'은 옛날 화폐로 사용하던 엽전의 가장 낮은 단위였습니다. 엽전 한 잎이 1푼이니 푼돈이라고 하면 그리 많지 않은 금액을 뜻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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