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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학년 이야기

황금향으로 알아보게 된 제주 감귤

by 77 Harvey 2022. 12. 6.

 

황금향으로 알아보게 된 제주 감귤

 

해마다 12월 되면 제주도 서귀포의 지인이 새로 수확한 노지 황금향 한 박스를 보내줍니다. 올해도 어제 택배로 한 박스 받았습니다. 그동안 황금향이 뭐고 천혜향과 한라봉 등 구별도 못하고 그런 게 감귤과는 어떻게 다른지 모른 채 무심하게 지냈습니다. 이번에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일어 관련 정보들을 찾아보았습니다. 감귤 명칭에는 극조생, 조생, 하우스, 노지, 타이벡, 비가림,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카라향, 황금향, 청견 등 무척 많지만 어느 게 집합 명사이고 어느 게 품종을 뜻하는지 조차 잘 알지 못합니다. 아는 거 같아도 막상 얘기하려면 헷갈리기만 합니다. 이번 기회에 인터넷 검색으로 자료를 찾아 공부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감귤 원산지는 인도 북동부와 중국 남부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사에 처음으로 감귤이 나타나지만 훨씬 오래전부터 재배되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예전 왕조시대에는 관에서 감귤 공납을 지나치게 강요해 제주도 농가에서는 귤나무가 오히려 고통 주는 나무라고 해서 재배에 뜻이 없었다고 합니다.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 때 새로운 감귤 품종들이 제주도에 들어왔는데 그중에 중국 저장성 남동부 해안에 있는 항구 도시 온주에서 유래된 온주 감귤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해방 이후 이어진 사회 혼란으로 감귤은 제주에서 거의 야생으로 남아 있다시피 하였는데 60년대 들어 감귤이 진가를 인정받기 시작하였습니다. 높은 수익으로 재배농가가 늘어날 즈음 64년 2월 박정희 대통령이 제주도를 방문하였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감귤농장을 보고 제주도는 식량 증산 대신 수익성 높은 감귤 재배를 적극 장려하라고 도지사에게 특별 지시를 내리자 이후 감귤 재배가 급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불과 10년 사이 감귤 재배면적이 90배 늘어날 정도로 초고속 성장을 하게 됩니다. 당시 감귤은 고수익 농작물로써 집 정원에 몇 그루만 있으면 자녀 학자금 조달할 수 있다고 해서 대학나무라고 불리며 제주도의 주요 농산물이 되었습니다. 재배 면적이 늘어나고 품종이 다양해지다가 87년에는 하우스 재배가 성공하게 되어 감귤의 연중 생산체계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이후 오렌지 등 감귤류 수입개방과 제주 감귤의 품질 저하 문제 등 악재가 등장하면서 2000년대 들어와서는 감귤 재배 면적이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지난 12월 1일은 제주 감귤데이였습니다. 12월 1일은 겨울철을 뜻하는 12월의 1등 과일이라는 의미와 당도 12 브릭스 이상 산도 1% 미만의 고품질 감귤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참고로 올해 노지 감귤 예상 생산량은 45만 7천 톤이라고 합니다. 올해는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적어 지난해보다 당도가 높아 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재배되는 온주 감귤은 수확시기에 따라 극조생 감귤, 조생감귤, 중만생으로 나뉘게 됩니다. 극조생 감귤은 가장 빨리 수확하는 것으로 10월 중순부터 출하됩니다. 일반 조생보다 당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먼저 출하되기 때문에 싱싱하고 상큼한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조생감귤은 11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수확하는 것으로 가장 많이 재배해서 귤이라고 하면 대부분 조생감귤에 속합니다. 조생감귤은 껍질이 얇고 매끄러워 잘 벗겨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중만생은 가장 늦게 수확하는 품종으로 12월에 수확했다가 저장한 후 이듬해 출하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중만생도 많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조생으로 바뀌는 추세라고 합니다. 

 

제주 감귤은 재배 장소에 따라 노지 감귤, 타이벡 감귤, 하우스 감귤 등으로 나뉘게 됩니다. 노지 감귤은 감귤 밭에서 비바람 온전히 맞으며 자란 감귤로 제주 감귤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비교적 모양이 고르지 못하지만 새콤달콤한 맛이 있습니다. 노지 감귤은 수확시기에 따라 극조생, 조생, 중만생으로 나뉩니다. 극조생은 10월에 처음 나오는 노지 감귤을 말하며 부분적으로 초록색 띠기도 하고 껍질은 비교적 약한 편입니다. 극조생이 끝나면 11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되는 게 조생입니다. 극조생보다 맛이 더 진하고 새콤달콤합니다. 12월까지 수확 가능하며 한겨울 내내 계속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타이벡 감귤은 부직포의 일종인 타이벡을 과수원 토양에 덮어서 재배한 감귤을 말합니다. 타이벡은 미국 듀폰 사의 건축용 방수지 이름을 말합니다. 흰색의 방수지를 귤나무 아래 깔아 두면 비가 와도 빗물이 밭에 스며들지 않으며 바닥에서 반사되는 햇빛까지 귤에 흡수되어 더욱 맛있는 감귤이 열리게 됩니다. 수분이 최소화되어 단맛이 강하고 신맛이 덜한 타이벡 감귤은 시설비만큼 생산단가가 높아집니다.

 

 

 

 

하우스 감귤은 비닐하우스에서 난방으로 온도 조절해 재배한 감귤을 말합니다. 하우스 감귤은 당도가 12 브릭스 이상 되어 9 브릭스 안팎의 노지 감귤보다 맛이 좋습니다. 온실에서 몰, 온도 등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며 키우기 때문에 농가에서 원하는 만큼 당도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하우스 감귤은 노지 감귤에 비해 새콤한 맛이 조금 덜하며 속껍질이 부드럽고 과즙이 많아 식미감이 좋은 편입니다.  4월에서 10월까지 출하되는 하우스 감귤은 시중에 나오는 과일 종류가 적은 편인 늦봄에 시장 경쟁력이 있으며 여름철에도 쉽게 무르기 쉬운 다른 과일에 비해 껍질이 단단해서 선물용 등으로 수요가 있습니다. 하우스 감귤 중에는 난방 없이 비만 가리는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비가림 감귤이 있습니다. 10월~11월, 1월~3월 즈음 나오는 비가림 감귤은 비를 그대로 맞고 자라는 노지 감귤보다 당도가 높고 늦게 까지 수확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음은 외국산 오렌지와 맞설 정도로 크기가 크고 당도가 높아 인기 끌고 있는 만감(滿柑)류 감귤입니다. 만감류란 나무에서 완전히 익도록 오래 두었다가 따는 감귤이란 뜻으로 노지에서 가을에 생산되는 온주 감귤보다 늦게 생산되는 감귤을 말합니다. 대부분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만감류는 온주 감귤보다 크고 당도가 높은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밀감류와 오렌지를 교잡시킨 결과 청견,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진지향, 황금향 등 많은 품종이 육성되었습니다. 

 

만감류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종이 한라봉입니다 일본 과수연구소에서 청견과 온주밀감을 교배해 육성한 품종으로 제주에서는 97년부터 본격 재배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일본 명칭을 따라 부지화 등으로 불리다가 윗부분에 톡 튀어나온 꼭지 생김새가 한라산 정상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한라봉으로 명칭이 통일되었습니다. 한라봉은 단맛이 강하며 과육이 풍부합니다. 새콤달콤한 맛에 향기가 있어 인기가 높습니다. 다른 귤보다 껍질이 두껍지만 손으로 벗겨내기 쉽습니다. 무게는 300g, 수확시기는 12월 말부터 4월 말까지입니다

 

 

 

천혜향은 일본 과수연구소에서 청견과 앙콜에다 마코트 품종을 교배해 육성해서 2000년대 초 제주에서 본격 재배되기 시작했습니다. 천혜향은 과실의 품질이 고르고 껍질이 얇으며 약간 평평해 옆으로 퍼진 모양입니다. 신맛이 적고 당도가 높은 데다 향이 기막히게 좋습니다. 초기에는 일본 이름으로 세토카로 불리다가 천리 밖에서도 향기가 맡겨진다는 의미로 천혜향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당도는 한라봉과 비슷하며 무게는 300g 정도, 수확시기는 3월부터 5월 초 사이입니다. 

 

레드향은 일반 귤보다 크기가 크고 납작하며 붉은빛이 돌아 레드향이라고 부릅니다. 당도가 높고 과육이 부드러우며 껍질 벗기기도 수월합니다. 10여 년 전부터 재배하기 시작한 레드향은 일본에서 서지향과 한라봉을 교배해 육성 개발한 품종입니다. 수확시기는 12월 말부터 4월까지이고 무게는 200g 정도인데 한라봉, 천혜향, 황금향, 청견과 비교해 식감이 아삭거리고 당도가 가장 높습니다.  

 

12월에 수확하는 황금향은 한라봉과 천혜향을 교배시켜 만든 품종으로 일본에서 육성하였습니다. 과즙이 풍부하고 속껍질이 얇고 신맛이 적어 부드러운 맛을 냅니다. 밀감보다 둥근 편이고 단맛은 한라봉보다 덜한 편이지만 특유의 향기가 있습니다. 껍질은 얇아서 벗기기 쉽지 않습니다. 8월 말에서 12월 말까지 수확 가능하며 무게는 250g 정도입니다. 

 

진지향은 최근 새로 나온 신품종인데 청견과 흥진 조생을 교배한 품종입니다. 청견과 유사하지만 좀 더 매끈하고 오렌지 향과 단맛이 더 강합니다. 

 

카라향은 카라 만다린과 길포포칸 품종을 교배한 신품종으로 남진해라고도 불립니다. 신맛이 적고 당도가 높은 카라향은 일반 감귤보다 크기가 큰 편입니다. 서귀포 기후가 카라향 재배에 최적이어서 하우스 난방시설 없이 재배 가능해서 농가의 비용 부담이 적다고 합니다. 카라향은 일반 귤의 출하 공백기인 4~5월에 열매를 수확합니다. 

 

청견은 일본에서 육성한 품종으로 궁천조생과 트로비타 오렌지를 교배시켜 만든 품종입니다. 청견은 과실 표면이 일반 감귤보다 매끈하고 오렌지보다 껍질이 두껍지만 알맹이는 부드럽고 과즙이 풍부합니다. 레드향이나 한라봉보다 당도가 덜한 대신 재배가 쉽고 과육이 부드러워 많이 재배했었다고 하는데 황금향 등 품질 우수한 만감류가 등장하면서 재배면적이 줄었습니다. 청견은 밀감보다 둥근 편이고 무게는 200-250g 정도이며 수확시기는 2월 하순부터 4월 중순까지입니다. 

 

특이한 이름으로 풋귤이 있습니다. 풋귤은 감귤의 기능성 성분을 이용하는 덜 익은 노지 감귤을 말합니다. 제주도에서는 풋귤의 출하시기를 8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로 조정해서 정해진 시기 안에서만 출하하도록 허용하고 출하 농가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풋귤은 완숙과에 비해 구연산이 3배나 높아 피로의 원인 물질인 젖산을 분해해 피로를 없애주고 신진대사를 증진시키는데 특효가 있습니다. 피부 노화와 비만을 억제하는 폴리페놀 함량이 완숙과에 비해 2배 이상 높고 항염, 항암 기능, 치매 예방 효과가 큰 폴라보노이드 성분 또한 완숙과보다 4배 이상 높다고 합니다. 풋귤은 엄격히 출하를 관리하고 있어 정해진 시기 외에 출하되면 해당 농가는 과태료 등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감귤의 연중 출하시기를 보면 노지 감귤의 경우 9월 말부터 다음 해 2월 말까지 출하되고 만감류는 2월부터 5월, 하우스 감귤은 4월에 시작해 9월까지 출하됩니다.  

 

 

청과 시장 진열대에 보인 제주 감귤 사진에서 왼쪽이 레드향, 가운데는 한라봉, 오른쪽이 천혜향입니다. 

 

 

황금향은 단 물이 많고 맛이 좋지만 껍질 깎기가 좀 불편한 단점이 있습니다. 껍질 벗겨내다 보면 조각조각 끊어지고 과도로 벗기려면 껍질이 얇아 과육을 많이 다치게 됩니다. 배송받은 박스에는 황금향 껍질 벗기는데 이용하라는 작은 도구가 있었습니다. 무심코 이를 버렸었는데 이후 집안 청소하다가 이 도구를 발견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용도에 사용하는 도구였는지 아무리 봐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궁금하던 차에 그 해 겨울에 황금향 한 박스를 새로 받게 되어 안에서 똑같은 도구를 발견한 후에야 무슨 용도였는지 알아채게 되었습니다. 껍질이 얇은 황금향에 이 도구를 사용하면 편리하다고 말하는데 실제 사용해보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잘 모르겠습니다. 황금향 껍질 벗기는 방법이 몇 가지 있겠지만 내 경험으로 가장 좋은 건 껍질 얇은 오렌지 먹을 때 사용하듯 위에서 4토막 또는 6토막으로 자른 후 양쪽 끝을 잡고 살살 벗겨내던지 아니면 입으로 껍질 벗겨내며 먹는 것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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