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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문도 (El Mundo)

아프리카 바나나 농장 방문

by 77 Harvey 2020.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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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모잠비크 수도 마푸투에서 KOICA 자문단으로 1년간 근무할 때 인근 바나나 농장을 견학한 일이 있습니다. 2016년 6월이니 시간이 많이 지난 경우지만 오늘 포스팅에서 당시 사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바나나 농업은 대규모 단지가 아니면 채산성이 없기 때문에 웬만한 자본이 아니면 진입하기 어렵습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몇백 년의 유럽 식민지 시대를 거치면서 현지인에 의해 조성된 국내 자본보다는 해외 및 백인 자본에 의해 산업이 발달하고 경제력도 그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나나 부문도 대규모 농장은 해외 및 백인 자본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동남아에서 중국인 화교들이 상당 부분 현지 경제권을 쥐고 있는 것처럼 아프리카에서는 오래된 백인 교포들이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 백인 교포들은 몇 세대를 거쳤기 때문에 유럽 국가가 모국이 아니라 체류하고 있는 국가가 그들의 조국이 되었습니다. 식민지 시대에는 지배계층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아프리카 국가들이 흑인에게 정권을 물려주고 백인은 소수민족이나 인종으로 남아 있는 실정인데 실물 경제부문은 아직도 이들이 많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현지인 흑인들은 그들 국가 경제를 이끌어갈 만한 능력이 부족해 보입니다. 자본도 없고 인재도 키워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곳은 마푸투에서 약 250Km 떨어져 있는 가자지방 쇼크웨(Chokwe) 근교에 위치한 The African Food Company 바나나 농장이었습니다. TAFC는 유기농 바나나 재배 수출을 위해 네덜란드 정부 해외원조정책의 일환인 PSI (Private Sector Investment) 프로그램 지원으로 2010년 스위스의 Alden Impact Capital 주도하에 설립된 외국인 투자업체였습니다. 쇼크웨 지역은 토양과 날씨가 좋고 인근에 림포푸(Limpopo) 강이 연결되어 있어 농작물 재배여건이 좋은 곳인데 실제 바나나 외에도 사탕수수, 토마토, 쌀 등 많은 농산물이 재배되고 있는 지역입니다. TAFC 농장은 2013년에 첫 수확품 판매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당시 300헥타르 넓이 지역에 450명 정도 현지 노동력을 고용하면서 연간 15,000톤의 유기농 바나나 재배시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생산량은 대부분 박스 포장되어 남아공으로 수출되고 일부는 내수시장용으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바나나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과일의 하나인데 개발도상국 많은 나라에게는 중요한 식량자원이기도 합니다. 바나나는 나무가 아니라 몸집이 큰 허브, 즉 풀입니다. 바나나 몸통은 나무가 아니라 잎이 겹쳐진 것인데 높이 자라면 15미터까지 이릅니다. 바나나는 동남아시아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는데 그곳에는 아직 야생 바나나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20세기 초에 기차 시스템과 냉장선 같은 운송수단이 발달하면서 바나나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교역품목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바나나는 라틴아메리카와 캐리브 연안 국가들의 중요 외화 소득원이기도 합니다. 생산량으로 보면 인도와 중국이 가장 많지만 수출은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필리핀, 과테말라 5개국이 전체 수출의 6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는 임금 코스트면에서 더 낮겠지만 일반적인 도로망, 통신, 운송 등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중남미 바나나와 경쟁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바나나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농작물입니다. 넓은 땅도 중요하지만 풍부한 노동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전형적인 후진국 산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선진국 자본가들이 투자를 하고 후진국에서는 재배할 땅을 빌려주고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산업이라고 말하기보다는 노동력이 착취되는 분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바나나 시장가격은 치열한 경쟁 때문에 여간해서 상승하기 어렵습니다. 유통업자들의 파워가 커지면서 오히려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있는데 그 압력은 바나나 공급체인에서 가장 교섭력이 약한 부분이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면서도 비정규직이나 계약 고용 형태로 근로조건 조차 악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래 사진들은 제가 방문했던 바나나 농장 전경입니다. 날씨가 좋으니 하늘이 파란게 기후가 정말 좋은 곳입니다. 이 농장은 넓이가 300 에이커라니까 상당히 넓은 편입니다. 바나나 꽃이 떨어지고 나면 벌레에 상하지 않도록 각 Bunch마다 비닐로 씌워주고 있습니다. 

 

 

바나나를 한번 수확하고 나면 몸통은 잘라버리고 그 옆에 나오는 새 순으로 다시 키우고 있습니다. 새 순 중에서도 가장 건실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잘라버립니다. 

 

 

재배면적이 넓으니 바나나를 따서 처리장으로 옮기는 건 케이블을 이용해서 옮기고 있습니다.

 

 

 

구간구간 필요한 곳에서는 사람이 끌고 가기도 합니다.

 

 

세척 등 위생처리를 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바나나에는 많은 농약이 살포되고 있어 이를 씻어 내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상처입었거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바나나는 미리 잘라버립니다. 

 

 

 

 

 

 

크기별로 바나나를 분류해서 수출용 포장박스에 담아줍니다. 포장되는 그린색 바나나는 운송 중 냉장보관해주면 몇 주씩 견딜 수도 있는데 실온에서는 열흘정도 지나면 노랗게 익게 됩니다. 포장박스는 수출용으로 면세 수입되었다가 수출될 때 확인 받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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