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모잠비크 수도 마푸투
아프리카 모잠비크(Mozambique)에 다녀온 지 벌써 4년 지나가고 있습니다. 당시 처음 아프리카 가려고 준비하고 있을 때는 어려운 곳 아닐까 은근히 걱정했었는데 현지에 닿고 보니 그리 걱정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어떤 사물에 대해서 모른다거나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는 건 참 위험한 사고인 것 같습니다. 행선지가 아프리카라고 얘기하니 어떤 사람들은 마치 무슨 추장이 지배하는 마을을 연상하거나 말라리아나 에이즈를 떠 올리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모잠비크 수도 마푸투(Maputo)에 처음 도착했을 때가 8월이었는데 그곳은 남반구니까 늦겨울 정도 됩니다. 아침나절에는 약간 쌀쌀하다가 낮에는 햇볕이 따뜻했습니다. 거리를 거닐면 그저 기분 좋은 날씨였습니다. 모잠비크의 겨울은 비가 안 내리는 건기로 볼 수 있는데 매일같이 파란 하늘을 보니 날씨가 참 부럽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마푸투는 바닷가 항구도시였는데 바다가 바라보이는 언덕에 가면 남색 바다와 파란 하늘이 그렇게 보기 좋을 수 없었습니다.
그 옛날 유럽 사람들이 아프리카에 처음 오게 되었을 때 날씨를 보고 반했을 거 같습니다. 좋은 환경 때문에 아프리카 남단에 와서 정착한 백인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몇 세대가 흘러서 그들이 머무는 곳이 자기 조국이 되었습니다. 특히 남아공화국에는 백인들이 많이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아프리칸스(Africaans)라고 하는데 네덜란드어를 모태로 영어와 각 언어로부터 영향을 받았습니다. 아프리칸스는 남아공화국과 남미비아의 공용어이기도 합니다.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모잠비크에는 포르투갈계 백인이 많았는데 1975년 독립하면서 대부분 떠났습니다. 모잠비크는 독립을 쟁취했지만 이후 바로 시작된 좌우 내전으로 많은 국민이 희생되었고 계속되는 가뭄 등 자연재해로 국가경제는 피폐해져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89년에 집권당의 공식적인 막시즘 포기 선언 이후 다당제가 도입되고 자유시장경제 체제로 전환되었습니다. 유엔의 개입으로 92년에 내전이 종식되었으며 2004년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의 시장경제 약속으로 해외자본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외국인들이 다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당시 갤럭시 S4 휴대폰을 가지고 갔는데 새 휴대폰이어서 그랬나 날씨가 좋아서 그랬나 찍는 사진마다 그렇게 깨끗하고 좋아 보일 수 없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입니다. 하늘과 바다 그리고 야자수, 부자동네 저택들 하며 사진으로만 보면 아주 멋있는 장면입니다. 조금만 벗어나면 쓰레기가 뒹굴고 더러운 곳이 많았지만 이렇게 사진으로 보면 마푸투는 고급 리조트 도시와 다를 바 없습니다.
아프리카의 바다 색깔이 아주 파란 게 수평선 위의 하늘색과 좋은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 여름을 제외하면 그렇게 덥지도 않고 마푸투의 기후는 아주 좋은 편이었습니다.
바다와 연해있는 언덕길 위가 주말이어서 한적했는데 골목길에서는 젊은 아이들이 뮤직비디오를 찍고 있습니다. 이 동네는 주로 백인들이 사는 부유층 고급 주택가로 집집마다 흑인들이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언덕 아래로 해안도로가 길게 나 있는데 길가 옆으로 사진에 보이는 곳은 마리나 클럽입니다. 고급 사교클럽이어서 대부분 백인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겨울이어서 수영하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리나 클럽 너머로 마푸투 항구에서 떠나고 있는 컨테이너 화물선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주말에는 신시가지에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습니다. 손님이 안 보이지만 겉에서 보기에 근사해 보이는 한 식당에 들어가서 혼자 점심을 주문해보았습니다. 마푸투에는 한식당도 없고 한인들 보기 어려운 곳입니다. 메뉴를 보니 대부분 25불 정도씩 해서 조금 부담스럽다 생각했는데 '오늘의 메뉴'를 보니 7불 정도이길래 이를 주문했습니다. Picanha com feijão (삐까냐꽁훼이자옹)이라고 하는데 스테이크와 콩죽이었습니다. 오른쪽 냄비에 들어있는 게 콩죽입니다. 색깔은 팥 같아 보이는데 콩이라고 부르는 게 이해되지 않지만 현지인들이 즐겨먹는 음식으로 흰쌀밥에 콩죽을 얹어 비벼서 먹습니다. 접시에는 스테이크, 흰쌀밥, 삶은 야채, 바나나 튀김 그리고 디저트로 구운 파인애플까지 가져다주었는데 괜찮은 구성과 맛이었습니다. 식사 전에 현지 맥주를 하나 시켰더니 절인 올리브를 안주로 가져다주어 마음에 들었습니다. 맛있게 식사 후 엑스프레소까지 시켜 마신 후 계산서를 달라고 했더니 생각보다 많이 나왔습니다. 휴대폰의 포르투갈어 사전으로 주문서를 확인해보니 주문하지 않은 게 두 가지 더 있어 이를 정정시킨 후 14불쯤 주고 나왔는데 꽤 괜찮은 점심을 한 느낌이었습니다.
* 관련 글 참조
2020/03/19 - [엘 문도 (El Mundo)] - 바스쿠 다 가마의 모잠비크 기항과 인도항로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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