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사진의 발전인가, 일탈인가?
사진 촬영을 취미로 오래전부터 사진기를 벗해왔지만 특별한 진전은 없는 것 같다. 솔직히 얘기하면 어떤 진전을 원하는 건지 나 자신도 모른다. 복지관에서 사진교실에 참여해보고 사진동호회 친구들과 어울려보지만 그 이상은 나 스스로도 원하지 않는 것 같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한 수단이지 특별히 사진 관련해서 진전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사진기 기기에 대한 욕심도 없고 사진기 기능을 이용한 기법이나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기교에도 흥미가 일어나지 않았다.
사진 촬영 기교나 감각 등은 기회를 많이 가질수록 조금씩 좋아질 것이다. 그전 어느 선생님이 얘기하기를 사진은 수평, 수직만 잘 잡아도 초보는 면한다고 했다. 거기다 구도를 잘 잡을 수 있으면 한 단계 올라서고 또 명암을 감안할 줄 알면 아마추어에서는 준 프로급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내가 사진에서 어느 정도 진전을 원하고 있는지 대답하기 어렵다. 사진이 예술이냐? 기교냐? 남들이 떠들어도 내가 정의 내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수채화를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림이란 애초에 사진기가 없던 시절에 눈에 보이는 걸 표현하고 간직하기 위한 게 아니던가? 사진이나 그림이나 자신이 눈으로 본 걸 표현하는데 얼마큼 잘 표현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잘한다 못한다 수준을 얘기할 수 있겠지만 그걸 예술적이냐 아니냐라고 정의한다는 건 극히 주관적일 것이다. 그림이나 사진에 art라는 일말의 표현을 하려면 뭔가 작품에서 독창적이거나 창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사진은 사진기로 찍으면 된다고 하지만 그림은 내손의 기교가 많이 따라줘야 하는데 어려운 일이다. 많이 그려보면 좋아지겠지만 취미로 하는 일에 전적으로 매달린다는 것도 우습다. 골프나 당구나 운동을 하면서 어떤 단계까지 오르고 싶을까? 아니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눈이 침침해지고 손이 둔해지는데 무슨 욕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그림이나 사진도 운동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운동하는 사람은 하는 동안 즐겁자고 하는 것이지 조금 는다 해도 무슨 대회에 나갈 수 있거나 이름을 날릴 수 있다고 스스로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림이나 사진도 하는 동안 재미있자고 하는 정도라야 하지 않을까?
사진을 찍는다는 게 보이는 걸 복사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보이는 걸 복사하는 게 아니라 내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걸 표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눈으로 보이는 건 크지만 화폭이나 필름에 담는 건 일부분이다. 내 작품을 보는 사람은 사진에 나와있는 것만 보게 된다. 내 사진을 보는 사람의 감정과 내가 눈으로 보면서 느꼈던 감정이 같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내 사진을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어떻게 느낄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사진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 때문에 복지관 교실들이 전부 문 닫으면서 수채화나 드로잉을 전혀 못하고 있다. 수채화는 작년 겨울부터 손 놓고 있었다. 뭘 그릴지, 어떻게 그릴지 답을 못 찾았기 때문이었다. 분명 처음 시작할 때보다 크게 좋아졌지만 그래 보았자 보잘것없는 수준이다. 그림이라는 게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늘지도 않는다. 미술대 입시 준비생처럼 치열하게 매진한다면 좋아질 수 있겠지만 그럴만한 끈기도 열의도 없는 게 문제다. 사진도 비슷한 딜레마에 있었는데 최근 뭔가 눈에 번쩍 뜨이는 게 나타났다. 그걸 상업 사진이라고 불러야 할지, 또는 스톡 사진이라고도 하는데 갑자기 흥미가 일어났다. 취미활동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인데 뭔가 하려면 호기심이나 내면적인 욕구나 어떤 모티브가 있어야 한다. 시작했다가 높은 벽에 좌절하더라도 일단 욕심이 생겨야 한다.
스톡 사진 시장이 커지고 있다. 사진도 저작권 대상이어서 남의 걸 마음대로 가져다 쓸 수 없다. 필요한 사진을 원한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사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작업에 사용될 이미지를 찾는 사람들이다. 디자인을 하거나 책자를 만들거나 광고를 만들거나 하여튼 관련 이미지를 필요로 하는데 직접 만들 수 없으니까 손쉽게 시장에서 구하려고 한다. 어떤 이미지는 가격이 비쌀 수도 있다. 사진을 공급하는 곳에서는 작가, Creator, Contributor, Partner 등이라고 부르는 참여자로부터 사진을 받아 stock으로 쌓아놓고 유료로 판매하고 있다. 문득 이 시장에 참여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여기서 필요한 사진은 예술적 사진이 아니다. 접시에 먹음직하게 썰어놓은 수박 이미지를 원하는 사람이 마땅한 사진을 못 찾는 경우 그런 사람에게 공급할 사진을 찍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진 찍는 관점을 나로부터 다른 사람으로 이동해야 한다. 내가 필요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뭘 필요로 하는지 생각하면서 사진을 찍어야 한다. 내가 사진을 잘 찍었는지 좋은 사진이었는지 즉각 즉각 시장에서 판단해준다. 팔리는 게 좋은 사진이지 안 팔리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사진을 찍어 사진전에 출품하면 심사위원으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기 위해 애쓰는 거나 다를 바 없다. 애매모호한 작품성이나 예술성보다 수요자 needs에 부합하느냐 않느냐 하는 단순한 기준으로 사진을 만들 수 있으니 좋은 게 아닌가? 국내 업계의 사진 가격이 장당 500원밖에 안되지만 수량이 많아지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500원의 가치도 안 되는 사진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사진 찍을 대상과 이유, 목표가 분명해지고 내 사진의 가치를 올리는 건 내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뭔가 할 게 있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해 기기를 업그레이드해야겠다는 욕심도 생기고 뭔가 긍정적이다. 다른 친구들도 관심 있다면 아래 사이트를 방문해보기 바란다. 그 외 공모전이라는 것도 있으니 함께 고려해보면 좋을 듯하다.
아래 김칠구 사진 공모전은 마감시간이 촉박하지만 이런 공모전에 관심 가져보자는 의미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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