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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사냥 사진

금강산 화암사와 신선대 : 울산바위 조망에 최적

by 77 Harvey 2020.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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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화암사와 신선대 : 울산바위 조망에 최적

 

속초 방문 이틀째에는 신선대와 만경대에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산악회에서 신선대 가는 산행 일정을 보게 되어 알았는데 그곳에서 울산바위를 잘 바라볼 수 있다고 해서 한번 가보고 싶었습니다. 다만 서울에서 출발하려면 빨라도 10시 정도 되어야 도착할 수 있는데 울산바위는 동향이어서 조금만 늦으면 해가 중천으로 올라버려 역광이 되던지 사진 찍기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날은 아침 일찍 서둘러 신선대를 먼저 보고 만경대는 탐방예약이 11시니까 적어도 10시에는 출발하기로 하였습니다. 만경대는 그동안 입산금지였었는데 46년 만에 2016년부터 연중 가을에 2개월만 잠시 개방하는 곳입니다. 얘기만 들어도 가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났습니다.

 

함께 다녀왔던 대학 동기가 먼저 자리 잡아놓은 숙소에서 베란다 밖을 보니 동해를 바라보고 있어서 일출을 볼 수 있었습니다. 6시 전에 일어나 대기하고 있다가 당일의 일출시간인 6시 16분에 해가 올라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지난주에는 동해안에 비가 잦았다는데 이날은 쾌청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당초 지난주에 속초에 올 계획이었다가 비가 온다고 해서 한주 늦춘 일정이었는데 잘했다 싶습니다. 수도권은 지난주에도 맑았는데 위성사진으로 보면 이상하게 동해안 일부 지역만 계속 구름이 끼어 있었고 실제로 비가 많이 왔다고 합니다. 사전 일기예보를 보면서 일정을 조절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다행입니다. 

 

 

2020년 9월 28일 아침 6시 16분 속초 앞바다의 일출입니다. 일출이야 매일같이 일어나지만 일출을 보는 건 쉽지 않습니다. 일출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쩐지 새로워지는 기분이 들고 스스로 마음을 다짐해보게 됩니다.

 

 

7시 반 고성군 토성면에 있는 금강산 화암사에 도착해서 성인대로 오르고 있습니다. 쾌청한 날씨여서 사진 촬영에는 이보다 좋을 수 없었습니다. 성인대에 오르면 사방이 탁 트여서 서쪽으로 미시령과 신선봉을 볼 수 있고 남쪽으로 근육질 암봉의 울산바위가 한눈에 들어오고 동쪽으로는 속초와 고성, 그리고 푸른 동해바다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날 두 번째 일정인 11시 만경대 탐방을 위해 주전골로 출발하려면 10시까지는 올라갔다 내려와야 합니다. 등산 구간 1.2km, 하산 구간 2km 거리여서 사진 촬영 휴식까지 두 시간 반이면 충분하였습니다. 

 

 

등산로 입구 가까이 있는 수바위는 왕관 모양의 우람한 바위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이 바위 밑에 위치한 화암사가 옛날에는 민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스님들이 시주를 청하기 어려워 식량이 궁핍할 수밖에 없었는데 어느 날 두 분의 스님에게 꿈에서 백발노인이 나타나 수바위에 조그만 구멍이 있으니 끼니때마다 지팡이로 세 번 흔들어보라는 게시를 했다고 합니다. 스님들이 혹시나 해서 아침 일찍 수바위에 올라 노인이 시킨 대로 했더니 신기하게도 두 사람 분의 쌀이 쏟아져 나왔다고 합니다. 그 후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화암사를 찾게 된 객승의 주장대로 수바위에서 세 번 흔들어 두 사람 분의 쌀이 나온다면 여섯 번 흔들어 네 사람 분이 나오게 될 거라는 생각에 그렇게 해보았더니 쌀이 나오던 구멍에서 오히려 피가 나왔고 산신의 노여움 때문인지 그 후로는 수바위에서 쌀이 나오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른 블로그에서 보면 수바위 위에 올라서서 찍은 기념사진들이 많이 보였는데 우리는 시간이 촉박해서 그냥 지나치기로 하였습니다.

 

 

수바위 중턱에 올라서서 바라보니 앞에 작은 산들이 가려 있지만 울산바위가 삐쭉이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화암사(禾巖寺)의 화가 벼화(禾)를 사용해서인지 근처 바위 이름들이 쌀바위처럼 쌀과 연관되어 있는데 이 바위는 시루떡 바위라고 부릅니다. 바위 모양이 시루떡을 닮아 있습니다. 

 

 

멀리 정상부에 보이는 바위는 먼 옛날 신선들이 내려와 노닐었다고 해서 신선대 또는 성인대라고 부릅니다. 전설에 의하면 조 씨 성을 가진 나그네가 모닥불을 피우고 쉬고 있었는데 호랑이가 갑자기 나타나 위기를 모면하고자 모닥불에 굽고 있던 조약돌을 호랑이 입에다 집어넣었다고 합니다. 호랑이가 고통을 참지 못해 뒹굴다 돌을 뱉고 죽어버렸는데 그 돌의 흔적 일부가 아직까지 남아 있으며 죽은 호랑이는 토성면 인흥리 주민들이 신성시하는 성황산이 되었다고 전합니다. 신선대는 거북이 모습을 닮았는데 머리 부분이 미시령 쪽을 향해 기어가는 형상을 하고 있으며 바위 주변에는 성인이 서있는 모습의 입석과 머리 바위가 있어 전체가 신비로운 형상입니다. 

 

 

신선대를 지나 바로 옆의 전망대 바위에 오르니 설악산 울산바위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아침햇살을 받아 장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대편으로는 우리가 거쳐 올라왔던 수바위와 고성군이 보이고 속초시내도 한눈에 조망되었습니다.

 

 

방금 지나왔던 신선대 바위 뒤로 보이는 봉우리는 북설악의 신선봉으로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줄기입니다. 신선봉은 금강산 1만 2천 봉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봉우리로 한반도가 분단되기 전까지는 금강산의 일부였습니다. 남북 분단으로 금강산이 북한에 편입되면서 이 일대는 설악산 국립공원으로 편입되었습니다. 신선봉 인근에 우리나라 멸종위기 종인 산양과 삵의 서식지가 발견되면서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화암사에서 성인대 코스만 개방되어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고개 위에 미시령 휴게소가 있고 그 앞으로 미시령 옛길이 굽이굽이 내려가고 있습니다.

 

 

화암사는 후기신라 혜공왕 5년 769년에 법상종의 개조 진표율사가 창건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화엄사(華嚴寺)로 불리었는데 수바위와 관련한 전설이 내려오면서 화암사(禾巖寺)로 명칭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화암사에서 내려와 오색약수로 가면서 울산바위 코앞을 지날 때 아쉬운 마음에 차창 밖으로 사진 한 장 더 찍어보았습니다. 

 

 

 

동영상 편집이 초보 수준이지만 신선대 전망대에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30초짜리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놓았습니다. 날씨가 화창해서 사진 촬영에는 최적이었습니다. 동영상에는 유튜브 제공 음악을 백 뮤직으로 넣어 보았습니다.

 

 

 

* 이전 글 참조

2020/09/30 - [빛사냥 사진] - 점봉산 곰배령 탐방기 : 귀둔리 곰배골로 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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