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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사냥 사진

탄천 산책길의 조경수, 참느릅나무

by 77 Harvey 2020.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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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 산책길의 조경수, 참느릅나무

 

오래전부터 이름이 궁금한 나무 하나가 탄천 고수부지 산책길에 있었습니다. 한 겨울에 남들은 가지가 앙상한데 이 나무는 잎인지 열매인지 아주 작은 열매 같은 게 떨어지지 않은 채 겨울 내내 나뭇가지에 무수히 매달려 있었습니다. 봄이 되어 남들은 가지에 봉우리가 올라올 때 이 나무는 마치 죽은 듯 아무런 기미가 없었습니다. 나무줄기를 보면 거칠게 껍질이 벗겨져 있는 것도 있고 말끔한 것도 있는데 같은 종류인지 의심스러웠습니다. 복지관 앞의 탄천 건너편에 특히 많았고 그 외 길에도 여기저기 몇 그루씩 보였습니다. 어디다 물어볼 데가 없어 모야모 앱으로 몇 번 물어보았지만 꽃에만 관심 있는지 대꾸가 없었습니다. 

 

4월이면 이미 벚꽃은 지고 봄이 한창인 시기라 나무들마다 새로운 잎으로 푸르름이 한창인데 그때서야 겨우 봉우리가 보였습니다. 참 늦되다 싶은데 그래도 한 여름에는 잎이 무성해지니 볼만 하였습니다. 나무 줄기와 잎 사진만으로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았자 정답을 얻지 못할 것 같아 인터넷으로 봄에 가장 늦게 잎이 피는 나무가 뭔지 검색해보기도 했는데 이거다 싶은 답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요즘 한동안 탄천길에 안 나왔다가 9월 말에 나가보니 이 나무에서 전체적인 큰 변화가 보였습니다. 마치 새 잎이 나는 것처럼 일부는 맑은 초록색이 뒤섞여 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잎이 아니라 타원형 모양의 열매인 듯하고 가운데에는 씨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언제 꽃이 피었었는지 보지 못했는데 새 잎들은 확실히 열매처럼 보였습니다. 나무에서 뚜렷한 변화가 보였으니 이제는 사진 찍어 물어봐도 누군가 대답이 들어올 거 같아 모야모와 나무 박사 친구에게 물어보았더니 다 같이 느릅나무라는 대답이 들어왔습니다. 다만 느릅나무는 종류가 많아 어떤 나무라고 얘기하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그 때문인가 나무줄기의 껍질 벗겨지는 형태가 나무마다 달랐지만 작은 종자 열매가 달리는 모습은 모두 같아서 어쨌든 이 나무들이 느릅나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검색하고 검토해보니 우리 탄천에 심어진 조경수는 참느릅나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참느릅나무는 학명이 Ulmus parvifolia, 냇가 근처에 자라며 높이는 15m 정도까지 자란답니다. 나무껍질은 조각으로 갈라져서 떨어집니다. 잎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타원형으로 잎 가장자리에 짧은 톱니가 있습니다. 꽃은 잎겨드랑이에서 양성화가 모여 달리며 꽃잎이 없습니다. 참느릅나무는 늦여름에서 초가을인 9월에 황갈색의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됩니다. 열매는 타원형 시과(翅果 : 단풍나무 열매처럼 껍질이 얇은 막 모양으로 되어 바람을 타고 날아갈 수 있음)로 연한 갈색이며 10월에 익게 됩니다. 종자는 날개 중앙에 있습니다. 참느릅나무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 베트남 등지에서 자생하고 있습니다. 참느릅나무는 추위와 바람에 강하고 생명력이 강해 잘 자라기 때문에 탄천 산책길의 조경수로 심어진 듯합니다. 느릅나무와 참느릅나무가 비슷하지만 느릅나무는 3월에 잎보다 먼저 꽃이 피고 6월에 열매를 맺게 되는 반면 참느릅나무는 9월에 꽃이 피고 10월에 열매를 맺는답니다. 느릅나무와 참느릅나무는 수피 모양이 거칠지만 서로 조금 다른 형태입니다. 느릅나무 껍질은 이뇨재 등 약재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영어로는 느릅나무를 Japanese elm tree, 참느릅나무는 Chinese elm tree라고 부른답니다.

 

 

분당 노인종합복지관의 탄천 건너편에 있는 금곡공원 앞 산책길 나무들이 모두 같은 수종의 참느릅나무들입니다.

 

 

 

 

참느릅나무 꽃은 꽃잎이 없이 암술과 수술만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때를 놓쳐 꽃을 보지 못하고 열매만 보게 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인터넷에서 찾아 가져온 참느릅나무 꽃의 모양입니다. 이 꽃들이 지고 나면 납작한 타원 모양의 열매가 열리게 됩니다.

 

 

 

지난 4월21일 위의 참느릅나무들을 찍었던 스마트폰 사진이 있습니다. 다른 나무들과 다르게 그렇게 늦게까지 잎이 안 나온다는 게 무척 이상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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