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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사냥 사진

설악산 주전골과 남설악 비경 만경대 탐방기

by 77 Harvey 2020.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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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골과 남설악 비경 만경대

 

이번 1박 2일 설악산 여행의 백미는 만경대였습니다. 46년 만의 개방이라는 얘기가 아니더라도 만경대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황홀함 그 자체였습니다. 설악산에는 외설악, 내설악, 그리고 남설악에 모두 만경대가 있는데 우리가 탐방한 곳은 남설악 만경대였습니다. 

 

설악산은 백두산에서 한반도 남쪽으로 내리 뻗어가는 긴 등뼈 백두대간의 허리를 받치고 있는 명산으로 북의 금강산과 남의 오대산 사이에 솟아 있습니다. 설악산은 가장 높은 대청봉이 1.708m 높이로 한반도 남쪽에서는 한라산, 지리산 다음 세 번째로 높은 산입니다. 영동지방에서 영서로 넘어오는 고갯길에는 한계령, 마등령, 미시령 등이 있습니다. 지금은 터널이 뚫려있고 양양고속도로 등 교통이 편해졌지만 예전에는 미시령, 한계령과 같이 높은 고개를 넘어야만 해서 교통이 불편하고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설악산은 동서로 긴 능선이 있고 산역도 금강산보다 훨씬 넓습니다. 백두대간인 공룡능선을 경계로 서쪽은 내설악, 동쪽은 외설악으로 부르고 오색 쪽은 따로 남설악으로 부릅니다. 내설악에는 백담계곡과 같은 아름다운 계곡이 있고 외설악은 천불동 계곡과 울산바위, 장군봉 등 암봉과 기암절벽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2016년 만경대가 처음 개방되었을 때는 굉장했었나 봅니다. 전체 한 시간 정도로 탐방 코스가 길지 않지만 만경대에 오르려면 상당한 높이를 가파르게 올라갔다 내려와야 해서 쉽다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짧은 구간인데 많은 등산객이 몰리게 되어 서있다 가다를 반복하려니 짜증 끝에 막상 도달해도 기대만큼 못하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만경대는 가파른 봉우리 뒤편으로 올라야 하는데 도중에 볼만한 경치가 없으니 힘들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갔던 때는 월요일인 데다 코로나 때문인지 도중에 만난 등산객이 몇 명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설악산은 항상 등산객과 관광객이 붐비는 곳인데 코로나가 정말 무섭습니다. 우리는 다행히 한적한 분위기로 오색약수 주전골을 돌아볼 수 있었고 만경대를 독점할 수 있었습니다.   

 

힘들게 고갯길을 올라서서 만경대에 다가가니 주전골 계곡 건너편으로 만물상, 점봉산과 한계령 그리고 계곡이 내려다 보였습니다. 갑자기 눈앞에 펼쳐지는 장관은 경이로움 자체였습니다. 왜 만경대라고 부르는지 알겠습니다. 

 

 

지난 늦여름 태풍과 폭우로 설악산 전체가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관광객이 줄었는데 태풍 피해까지 겹쳐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피해가 심한 곳은 현재 입산 통제되고 있습니다. 오색약수 부근도 입구에 있던 큰 다리가 유실되어 새로 공사 중에 있었습니다. 

 

 

오른쪽 어두운 부분에 오색약수 나오는 샘터가 있습니다. 옛날 추억 때문에 내려가서 맛보았지만 비린내 같은 느낌에 탄산수 맛도 없고 해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입맛이 많이 변하는가 봅니다.

 

 

주전골에 들어서면 바로 입구에서 독주암을 만나게 됩니다. 정상부에는 한 사람이 겨우 앉을 정도로 좁다고 해서 독좌암(獨座岩)으로 불렀다가 현재는 독주암이라 부르고 있답니다.

 

 

옥같이 맑은 물이 암벽을 곱게 다듬어 청류로 흐르다가 목욕탕처럼 깨끗하고 아담한 소(沼)를 이루고 있는 선녀탕입니다. 밝은 달밤 선녀들이 내려와 날개 옷을 만석 위에 벗어놓고 목욕하고 올라갔다 해서 선녀탕이라 불리고 있답니다.

 

 

주전골 냇가 반석 위에는 입산객들이 만들어 놓은 작은 돌쌓기들이 앙증맞게 놓여 있었습니다.

 

 

태풍 피해인 듯 큰 나무가 밑동에서부터 송두리째 부러져 있었습니다.

 

 

기암절벽이 장관인데 주전골 계곡에는 위에서부터 굴러온 듯한 집채만 한 바위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무기의 전설이 있는 용소폭포입니다. 옛날 이 늪에서 이무기 두 마리가 살았다고 합니다. 용이 되기 위해 천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하늘로 승천하는 때가 왔는데 수놈 이무기는 바위 위에서 승천했지만 준비가 덜 된 암놈 이무기가 시기를 놓쳐 용이 되지 못하고 이를 비관하다 이곳에서 죽은 후 똬리를 튼 모습의 바위가 되었다고 해서 용소폭포라고 전해지고 있답니다.

 

 

이 바위는 마치 동전을 쌓아 올린 듯하다 해서 주전(鑄錢) 바위라고 부르는데 시루떡 쌓아 놓은 모양과 비슷하다 해서 시루떡 바위라고도 불립니다. 이 주전 바위는 판상절리의 전형적 모습입니다. 

 

 

용소폭포 상류에 폭포로 흘러들어 가는 물이 어찌나 맑은지 에메랄드 빛처럼 새파랬는데 사진으로는 색깔이 재현되지 않는 게 아쉽습니다.  

 

 

 

주전 계곡을 통해 용소폭포를 지나면 한계령 굽이 길가에 있는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로 나오게 됩니다. 만경대 탐방로는 바로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 옆의 입구로부터 시작됩니다. 만경대에 가려면 국립공원 예약센터에서 예약을 하고 약수터탐방지원센터에서 등록확인 후 종이 팔찌를 받아 손목에 차고 주전골과 용소폭포를 거쳐 용소폭포탐방지원센터에 다다르면 이곳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일방통행으로만 다닐 수 있는 탐방길은 징검다리까지 내려왔다가 만경대 삼거리로 올라가는 구간이 상당히 가팔라서 난이도가 좀 있는 편입니다. 약수터로 다시 내려오는 길은 경사가 심해 조심하면서 내려와야 합니다. 

 

 

만경대 탐방로 입구로 들어서니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은 듯한 비탈진 오솔길에 나무들도 옆으로 뉘었습니다.

 

 

탐방로에서 만난 개울에는 바위돌로 만들어진 징검다리가 있었습니다. 

 

 

정상인 삼거리에서 조금 내려오니 소나무 숲 사이로 갑자기 만물상 전경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만경대에 이르니 한계령과 만물상, 점봉산, 주전골 계곡이 한눈에 조망되었습니다. 

 

가운데 멀리 보이는 가장 높은 산봉우리가 점봉산이고 그 오른쪽 봉우리는 망대암산입니다.

 

 

이 봉우리는 별 바위라고 부릅니다. 왼쪽 윗부분에 별 모양으로 보이는 바위 형상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기 어려울 텐데 인터넷 관련기사에서 퍼온 사진에는 확실하게 보입니다.  

 

 

저 아래에 주전골 계곡이 보입니다.

 

 

만경대 탐방로에는 소나무가 울창했는데 큰 놈은 밑동이 사람보다 몇 배는 더 커 보입니다. 

 

 

주전골 계곡물에 발을 담가도 될 만큼 등산객들이 없어서 아주 한갓진 산행길이었습니다. 

 

 

만경대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어 보았습니다. 이를 49초 동영상으로 유튜브에 올려놓았습니다. PC 모니터에서 전체 화면으로 보시게 되면 제가 느꼈던 기분을 공감하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설악산은 지난 늦여름 태풍 피해로 입산 통제되는 곳이 많았는데 구간별로 해제되고 있는 중입니다. 설악산 국립공원 사무소에 의하면 소공원-비선대-중청대피소 구간과 비선대-마등령-공룡능선-무너미고개 그리고 소공원에서 흔들바위 구간을 9월 30일부터 개방한다고 합니다. 설악산 산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탐방 가능 여부 확인이 필요합니다.

 

 

 

남설악 만경대 탐방을 원한다면 아래 국립공원공단 예약통합시스템을 통해 예약할 수 있습니다. 만경대 탐방 예약은 11월 14일까지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국립공원공단 예약통합시스템

 

reservation.knps.or.kr

 

 

* 이전 글 참조

2020/09/30 - [빛사냥 사진] - 점봉산 곰배령 탐방기 : 귀둔리 곰배골로 오르기

2020/10/02 - [빛사냥 사진] - 금강산 화암사와 신선대 : 울산바위 조망에 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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