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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사냥 사진

탄천에서 보는 달뿌리풀과 갈대의 비교

by 77 Harvey 2020.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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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에서 보는 달뿌리풀과 갈대의 비교

 

벼과 여러해살이풀을 조사하다가 이번에 달뿌리풀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억새와 갈대를 구분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물억새와 달뿌리풀이란 이름을 듣게 되니 혼란스러웠습니다. 탄천 구미동 동막교 근처에 물억새 군락지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 나섰다가 벼과 여러해살이 풀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탄천 고수부지 산책로 옆에서 자라고 있는 풀들은 바람에 날려와 저절로 생긴 줄 알았더니 그게 대부분 식재해서 조성된 군락이라고 합니다. 갈대나 달뿌리풀들은 뿌리줄기로 번식하면서 제방 둑과 바닥의 흙을 단단히 잡아주기 때문에 조경 이상으로 유용해서 일부러 군락을 조성해 심고 있다고 합니다. 

 

벼목 갈대속 달뿌리풀은 Phragmites japonica 학명을 갖고 있습니다. 강이나 냇가 자갈밭과 모래 땅에서 흔히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뿌리줄기가 땅 위에서 사방으로 뻗으며 줄기는 곧게 서서 높이가 1.5~2m에 이릅니다. 잎은 길이 10~30cm, 폭은 2~3cm 됩니다. 잎의 위쪽은 붉은 자주색을 띠고 있습니다. 꽃은 8~9월에 피고 이삭 꽃차례가 모여서 원추 꽃차례를 이루며 전체 꽃차례는 길이가 25-35cm 됩니다. 소수라고 하는 작은 이삭은 자색을 띠고 8~12mm로 3~4개의 소화가 들어 있습니다. 달뿌리풀은 줄기와 잎을 베어서 가축의 사료로 사용됩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생하며 대만, 러시아,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갈대에 비해 땅 위로 기는줄기가 발달하였으며 마디에 퍼진 털이 있습니다. 달뿌리라는 이름은 뿌리가 달린다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벼목 여러해살이 풀인 갈대도 강가 등 물기 많은 곳 양지 쪽에 무리 지어 자라고 있는 외떡잎식물입니다. 학명은 Phragmites communis, 영어 명칭은 Common reed 입니다. 갈대는 물이 흐르는 곳보다 고인 영역을 좋아합니다. 뿌리줄기로 뻗어나가며 큰 군락을 이루게 됩니다. 줄기는 곧게 자라 2~3m에 달합니다. 줄기에 잎은 어긋나게 달리며 줄기잎은 피침형입니다. 잎의 길이는 20~50cm, 폭은 1~3cm 정도로 끝이 밑으로 처집니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잎집은 원줄기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잎몸 밑부분에는 긴 털이 있습니다. 초가을인 9월이면 자주색 꽃이삭이 줄기 끝에 원뿔 모양의 꽃차례를 이루게 됩니다. 자주색으로 피었다가 자갈색으로 변합니다. 소수는 길이 10~18mm 정도이며 2~5개의 꽃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꽃차례의 길이는 15~30cm 정도로 크며 꽃이 피면 꽃가지가 아래로 처지게 됩니다. 하천이나 호숫가의 수질정화에 유용한 갈대는 온대지방 중심으로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갈대의 어린 순은 식용 가능하며 뿌리줄기 말린 것은 노근(蘆根), 잎 말린 것은 노엽(蘆葉)이라고 불리며 한방에 사용됩니다. 갈대는 줄여서 갈이라고도 하며 한자로는 갈대 노(蘆), 또는 갈대 위(葦)라고 합니다. 갈대라는 이름은 대나무와 유사한 풀이라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갈대는 뿌리줄기가 길게 뻗어 나가며 마디에서 뿌리를 내립니다. 줄기는 속이 비어 있습니다. 갈대 이삭은 빗자루를 만들 수 있고 이삭의 털은 솜 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성숙한 줄기는 갈대발, 갈삿갓, 삿자리를 엮는데 쓰이고 펄프 원료로도 이용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님프인 시링크스(Syrinx)가 목동신에게 쫓기다가 갈대로 변신하였는데 목동신이 이 갈대를 꺾어 피리를 만들어 불며 그녀를 그리워했다고 해서 갈대를 음악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갈대는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도 나옵니다. 당나귀 귀를 가진 미다스 왕의 비밀을 알게 된 이발사가 어디에다 얘기는 못하겠고 해서 구덩이에 대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 속삭이고 흙을 덮었다는데 그 위의 갈대가 바람에 나부끼면서 비밀을 누설하였다는 설화가 있습니다. 이런 설화 때문에 갈대는 밀고의 비유에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갈대와 달뿌리풀은 둘 다 뿌리줄기로 번식하면서 번식력이 강합니다. 어떻게 식재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모래땅에서 자라면 달뿌리풀, 진흙땅에서 자라면 갈대입니다. 손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뿌리줄기가 기어 다니는 모양으로 알 수 있습니다. 갈대는 뿌리줄기가 땅속으로 뻗어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달뿌리풀은 땅 위를 깡충깡충 건너뛰며 마디에서 뿌리를 내리게 됩니다. 줄기를 잘라보면 갈대와 달뿌리풀은 속이 비어 있고 물억새는 꽉 차 있습니다. 흔히 갈대는 하천 하류, 달뿌리풀은 상류에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달뿌리풀은 일반적으로 줄기에 자주색이 많아 갈대 및 억새와는 구분이 됩니다. 갈대는 열매가 하나에 두 개씩 달리는데 하나는 길고 하나는 짧습니다. 반면 달뿌리풀은 둘의 길이가 비슷합니다. 또 달뿌리풀은 마디에 흰 털이 있고 갈대는 마디에 털이 없습니다. 달뿌리풀은 꽃대가 올라올 때 상당히 붉은색을 띠고 있습니다. 달뿌리풀과 갈대의 이삭은 은빛보다 회갈색의 진한 빛을 띱니다. 높이로 보면 억새는 대략 1.5m 내외로 대부분 사람 키보다 작은데 갈대는 억새보다 조금 더 커서 2~3m에 이릅니다. 열매를 보면 억새는 익게 되면 고개를 반쯤 숙이는 반면 갈대는 벼처럼 고개를 푹 숙입니다. 갈대와 억새의 구분은 그래도 쉬운데 갈대와 달뿌리풀은 외관상 구분하기 쉽지 않습니다. 키로보면 달뿌리풀은 갈대보다 작습니다. 갈대는 꽃이 빽빽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달뿌리풀은 외관상 듬성듬성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갈대와 달뿌리풀을 구분해보았지만 확신하기에는 많이 주저됩니다. 아직도 많은 관찰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억새, 갈대와 달뿌리풀 3형제 얘기는 여러 버전이 있습니다. 산등성이에 풀 삼 형제가 사이좋게 나란히 살고 있었답니다.  산등성이에서 보면 멀리 강이 보이고 강물이 흘러가는 끝에는 바다까지 보였는데 세 친구 중 키가 가장 큰 풀이 '나는 궁금해서 저기 물을 보고 와야겠어'라고 말하고는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떠났다고 합니다. 산등성이를 떠난 키 큰 풀은 강의 하구까지 갔다가 그만 아름다운 풍경과 진흙에 반해 그곳에 자리 잡고 살게 되었습니다. 꼭 돌아오겠다던 키 큰 풀이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갈대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궁금해진 두 번째로 키 큰 풀이 돌아오지 않는 갈대를 찾아 길을 나섰는데 중간에 물살이 빠른 하천을 건너다 큰 비를 만났다고 합니다. 물살에 한 줄기가 떠내려가자 옆의 줄기가 달려가서 손을 잡았습니다. 둘 다 떠내려가려 하자 옆의 줄기가 또 달려가서 손을 꽉 잡았습니다. 그러다가 다리에서 뿌리가 나와 물살을 견디게 해 주었습니다. 다리에서 뿌리가 나온 풀이라 하여 달뿌리풀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친구들 걱정도 않고 산등성이에 억세게 남아있던 풀은 그래서 억새로 불렸다는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 버전도 비슷합니다. 억새와 갈대, 그리고 달뿌리풀 삼 형제가 살기 좋은 곳을 찾아 떠났다고 합니다. 산 능선에 오르자 바람이 세게 불어와 갈대와 달뿌리풀은 서있기도 힘들어했는데 유독 억새는 시원하고 경치가 좋다며 자기는 그곳에 살겠다고 해서 산에 남게 되었다고 합니다. 갈대와 달뿌리풀은 산이 너무 춥다면서 따뜻한 곳을 찾아 낮은 곳으로 내려가다가 개울을 만났습니다. 물 위에 비친 보름달에 반한 달뿌리풀이 난 여기서 살 거야 하고 개울가에 살게 되었습니다. 갈대가 개울가를 둘러보더니 달뿌리풀과 둘이 함께 살기에는 너무 좁은 것 같다며 조금 더 아래쪽으로 내려갔는데 바다가 있어 건너가지는 못하고 강가에 자리 잡고 살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구분해보면 산에서 자라는 것은 억새, 개울가에서는 달뿌리풀, 강가에서는 갈대가 됩니다.

 

 

위의 사진들은 달뿌리풀입니다.

 

 

위 사진에서는 뒤편 냇가쪽으로 물억새가 있고 그 앞에 달뿌리풀이 있습니다.

 

 

갈대는 키가 커서 쉽게 눈에 띱니다.

 

 

 

 

꽃이삭과 줄기를 비교해보겠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은 갈대, 오른쪽은 달뿌리풀입니다. 달뿌리풀의 줄기가 자색을 띠고 있습니다.

 

 

 

 

 

* 이전 글 참조

2020/10/13 - [빛사냥 사진] - 탄천 냇가의 물억새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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