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박구리 새 이름의 어원은 무얼까?
안산 대부도에 붙어 있는 구봉도에 갔다 오는 길에 새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모양이 크지 않지만 참새보다는 좀 더 커 보여 이건 또 무슨 새일까 궁금했는데 한 친구가 직박구리라고 알려 줍니다. 사람에게 가까이 오는 건 아니지만 별 거리낌 없이 여러 사람이 사진 찍는데도 포즈 취하고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주변 배경이 좋았으면 좋으련만 흙더미 옆의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어 아쉬운 장면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기회에 새의 한 종류를 알게 되어 잘 된 일입니다. 사진은 다음에 또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 새 이름이 하필이면 직박구리일까? 궁금해서 찾아보았더니 그렇게 수긍하기는 어렵지만 직박구리는 '찌잇찌잇 찌빠' 소리를 내기 때문에 의성어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바다지빠귀, 흰배지빠귀, 개똥지빠귀 등 지빠귀라는 이름이 붙은 새들이 있습니다. 이들 지빠귀라는 이름도 직박구리처럼 울음소리에서 비롯된 명칭이라고 합니다. 직박구리의 준말 형태가 지빠귀라고도 합니다. 울음소리 따른 이름에는 찌르레기라는 새가 있는데 이들은 울 때 '찌찌 찌르찌르 찌르릇' 하고 울어서 찌르레기라고 합니다. 우리말에는 접미사 '이'가 붙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접미사 이는 의성이나 의태어 뒤에 붙어 사람 또는 사물을 가리키게 됩니다. 예를 들면 뚱뚱이, 까불이, 딸랑이 등 찾아보면 많이 있습니다. 직박구리나 지빠귀도 접미사 이가 붙어 있는 형태입니다.
예전 컴퓨터 작업할 때 새로운 폴더 만들다 보면 자동적으로 임의의 이름이 붙어 만들어지게 되는데 새 이름들이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귀찮으니까 다른 이름으로 변경하지 않고 주어진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했는데 직박구리라는 새 이름이 자주 등장하였습니다. 직박구리라는 명칭의 어감이 야릇해서 인터넷 상에서는 야한 동영상 폴더를 은유적으로 지칭할 때 사용되기도 하였답니다.
직박구리는 참새목 직박구리과 조류로 우리나라의 대표적 텃새 중 하나입니다. 전국에 분포하며 참새보다는 크고 비둘기보다는 작은 새가 보이면 직박구리입니다. 새의 모양이나 색깔이 화려하지 않고 깃털은 회색 색깔로 어둡고 머리는 덥수룩해 보이는데 귀 밑의 눈가에는 밤색의 얼룩무늬가 있습니다. 그래서 직박구리의 영문 명칭을 보면 Brown-eared bulbul(학명 Hypsipetes amaurotis)입니다. 직박구리는 울음소리가 시끄럽다는데 명칭의 어원이 시끄러운 새라고 할 만큼 새소리가 크다고 합니다. 직박구리는 지저귀는 게 아니라 짖는 수준으로 큰 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게다가 무리 지어 지내기 때문에 여러 마리 우는 소리가 겹쳐서 더욱 시끄럽게 들릴 수 있습니다. 직박구리는 잡식성이어서 꽃잎, 나뭇잎도 먹고 열매와 작은 벌레를 잡아먹습니다. 봉지에 싼 과수원 과일도 많이 해치기 때문에 유해조류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아래와 같이 ebird 사이트에서 직박구리를 찾아보았습니다.
이 날 같이 동행했던 빛사냥 친구 중에 사진 전문가가 있었습니다. 작년 7월 천마산에서 되지빠귀의 육추 장면 찍은 사진이 있다고 보여 주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사진인데 그 친구의 사진에 대한 열정이나 작품 수준은 넘사벽입니다. 친구의 승낙을 받고 육추 사진을 가져와 보여드립니다. 이런 사진 찍으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무슨 장비로 어떻게 찍었을까? 얼마나 오래 기다리면 그런 장면 찍을 수 있을까? 신기하기 짝이 없습니다. 제가 어쩌다 호기심에 사진기 들이대는 수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아주 귀한 사진인데 친구에게 감사드리고 이런 사진을 블로그 방문자들과 함께 볼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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