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풍물시장에서 맛본 순무김치와 밴댕이 정식
지난 5월 20일 빛사냥 친구들과 강화도로 출사 여행 다녀왔습니다. 강화도에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강화 풍물시장입니다. 점심시간 가까워지기도 했지만 강화 출사여행의 주요 목적이기도 한 강화 밴댕이회 맛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강화 풍물시장은 강화대교 건너 강화군청 쪽으로 진행하다 왼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강화도 출사 여행은 별도 포스팅할 예정이지만 이날 맛본 밴댕이 회와 순무김치 관련 정보를 정리하지 않을 수 없어 따로 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관련 사진은 구글 검색으로 빌려 왔습니다.
강화 풍물시장은 매달 2일과 7일 정기적으로 5일장이 열리는 곳입니다. 강화 풍물시장에는 상설매장이 있지만 5일장이 열리면 각처에서 상인들이 몰려와 바깥 장터에 노점과 좌판을 열고 풍성한 시골장터 벌리는 모습이 볼만하다고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장터 모습을 보러 한번 와보고 싶습니다.
강화 풍물시장에 도착하자마자 우리 친구가 자주 간다는 단골집 '만복정'으로 찾아갔습니다. '만복정'은 풍물시장 2층 식당가에 있었는데 현재 식당가가 리모델링 공사 중이어서 다른 식당들과 함께 바깥에서 임시 천막 치고 영업 중이었습니다. 반갑게 맞이하는 주인아주머니의 넉넉한 인심과 손맛으로 우리는 푸짐한 밴댕이 정식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2인용 3만 원 하는 밴댕이 정식으로 밴댕이 회, 무침, 구이 모두 맛볼 수 있었으니 가성비가 훌륭하였습니다. 꽤 오래 전이어서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예전에도 밴댕이 회 먹어본 기억은 있는데 상위에 놓여있는 밴댕이 회는 정말 감칠맛 있었습니다. 밴댕이 회는 머리와 가시를 도려낸 뒤 양옆 몸통 살을 통으로 발라내어 나옵니다. 한 마리 한 마리를 통째 먹을 수 있는 밴댕이회는 다른 생선회와 같은 활어회의 부드러운 맛보다는 마치 반건조와 같은 단단한 식감이 있었습니다. 내 입맛에는 회보다 구이가 더 좋았습니다. 원래 전어, 꽁치, 정어리와 같은 작은 생선들은 불에 직접 구운 직화 구이 맛이 일품입니다. 회와 구이를 먹고 나면 회 무침도 나오는데 이 또한 뜨거운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각종 양념과 야채, 그리고 잘게 썰은 밴댕이 회 식감으로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밴댕이 정식에는 회, 구이와 무침까지 있지만 탕은 없었습니다. 몸이 작아서이기도 하지만 밴댕이는 탕으로 이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탕으로 끓이면 특유의 고소한 맛이 사라지고 게다가 속살이 흩어져 먹기 불편해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강화 풍물시장 식당들은 매월 첫째, 셋째 월요일에 휴일이며 매달 2, 7, 12, 17, 22, 27일에는 5일장이 열린다고 알려주었습니다. 밴댕이 회는 5~6월에 제대로 맛볼 수 있다고 하는데 다음에도 밴댕이회 먹을 수 있는 달에는 정기적으로 강화도를 찾아와 보고 싶습니다.
밴댕이는 옆으로 납작하고 가늘고 긴 모습으로 몸길이는 15cm 정도 되는 작은 바닷물고기입니다. 서해와 남해에서 고루 잡히고 있지만 인천 강화도가 최고 유명산지입니다. 밴댕이는 겨우내 깊은 바닷속에 머물다 봄이 되어 수온이 오르면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강화도 앞바다는 밴댕이가 많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7월 산란기를 앞둔 오뉴월에는 살이 한창 올라 몸통이 두툼해지고 기름져서 회로 먹어도 고소하고 구워 먹어도 일품입니다. 때를 잘 만났다는 뜻으로 '오뉴월 밴댕이'라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7월 중순 무렵부터 산란기에는 금어기로 정해서 밴댕이를 잡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산란기 지난 후에는 밴댕이를 잡아도 홀쭉해져서 먹을 게 별로 없다고 합니다. 밴댕이는 그물에 걸리자마자 은백색의 몸을 파르르 떨다가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바로 죽어버린답니다. 이런 급한 성질 탓에 쉽게 잘 삐지고 속 좁은 사람을 빗대어 '밴댕이 소갈머리',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식당에서 먹는 일반적인 밴댕이회는 활어회가 아닙니다. 밴댕이 전문점에서도 제철에 잡아 냉동시켜 둔 밴댕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밴댕이는 잡은 지 12시간 정도 지나면 하얀 살이 붉게 변해서 생물로 먹기 어려워 주로 젓갈용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밴댕이회는 칼슘, 철분 및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 골다공증에 좋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현지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귀한 회가 밴댕이회였습니다. 밴댕이 회로 유명한 곳은 강화도 후포항 밴댕이 마을 외에도 인천 연안부두 밴댕이 회무침 거리와 인천 구월동 밴댕이 골목 등이 있습니다.
밴댕이는 원래 '반지'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는데 강화도에서 부르는 밴댕이가 본딧말처럼 굳어졌다고 합니다. 밴댕이는 서해 전역에서 잡히는데도 강화도 밴댕이가 대명사가 된 것은 강화 밴댕이 육질이 최고라고 정평 나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인천 지역의 각종 개발사업 때문에 밴댕이가 잘 잡히지 않는답니다. 인천 밴댕이 타운에서도 목포 쪽 밴댕이를 운반해서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강화도를 찾아야 진짜 강화 밴댕이 맛을 볼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식당에서 맛본 밴댕이 회와 더불어 순무김치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순무김치는 강화도 특산물로 정평을 얻고 있어 강화 풍물시장에서도 상설매장은 대부분 순무김치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순무김치의 특유한 맛에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지만 강화도에 가면 순무김치를 한번 맛보셔야 합니다. 뭔가 색다른 걸 좋아하는 나는 순무김치가 맛있습니다.
순무는 팽이처럼 생겼으며 무와 배추꼬랑이가 섞인 듯한 쌉쌀한 맛이 있습니다. 순무김치는 깍두기의 한 종류입니다. 국내 순무 최대 생산지가 강화도인데 다른 지방에서도 순무가 잘 자랄 수 있긴 하지만 맛이 달라서 결국 강화도 순무만 상품성을 얻었습니다. 강화도 순무김치는 조선 25대 왕이었던 철종이 어린 시절을 강화도에서 보냈기 때문에 임금이 된 이후에도 순무김치를 즐겼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순무는 뿌리 부분이 연한 보라색을 띠고 있습니다. 일반 총각무를 사용한 깍두기보다는 식감이 부드럽고 겨자와 같은 톡 쏘는 맛이 있습니다. 독특한 외관과 향취 때문에 순무김치에 익숙해지고 좋아하는 사람들만 찾게 됩니다. 일반 깍두기는 정육면체의 깍둑썰기가 많지만 순무는 일반 무보다 수분이 적어 양념이 잘 배게끔 납작 썰기가 많은 것도 특징입니다. 순무김치는 일반 깍두기에 비해 저장성이 떨어져 쉽게 무르므로 두고 먹기에는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순무김치로 김치찌개를 할 수 있지만 생김치일 때의 맛이 더 좋다고 합니다. 이렇게 순무김치는 산지 특성과 특유의 맛 때문에 강화도와 김포 일대에서만 특산물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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