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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문도 (El Mundo)

도심의 보라색 물결, 자카란다 가로수

by 77 Harvey 2021.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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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보라색 물결, 자카란다 가로수

 

엊그제 작은 보라색 꽃을 떨어뜨리는 큰물칭개나물에 대해 포스팅하게 된 연유로 갑자기 보라색 가로수 자카란다가 생각났습니다. 오래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주재하고 있을 때 11월이면 남반구의 늦은 봄철인데 이때 시내 곳곳에서 가로수 자카란다가 보라색 꽃을 활짝 피우던 전경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자카란다 꽃이 만개했을 때의 전경도 우아하지만 꽃잎이 떨어지면 길거리가 온통 보라색으로 변하던 모습이 잊히지 않습니다. 몇 년 전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1년간 체류할 때 그곳에서도 자카란다가 드문드문 피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모잠비크에서 국경을 넘어 남아공화국 도시에 들어가니 자카란다 가로수가 더 많이 보였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어떤지 자카란다 가로수에 대한 사진들을 구글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자카란다는 스페인어 발음으로 '하까란다'라고 합니다. 철자는 Jacaranda로 똑같지만 스페인어 발음에서는 Ja를 '하'로 읽기 때문입니다. 자카란다는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이 원산지로 원래 이름은 하까란다가 맞을 거 같습니다. 하까란다는 파라과이를 중심으로 한 원주민 '과라니'족이 부르던 명칭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잊혀가는 원주민 과라니(Guarani) 족에 대한 얘기는 영화 미션(Mission)에서 이과수 폭포와 함께 볼 수 있습니다. 하까란다는 과라니 언어로 '향기롭다(fragrant)'는 뜻이라고 합니다.  

 

능소화과에 속하는 자카란다의 학명은 Jacaranda mimosifolia,  원이름은 Blue Jacaranda이며 아열대지역 나무입니다. 보라색 꽃과 오랫동안 개화를 유지하기 때문에 가로수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자카란다는 조경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어 도시 공해 경감에도 크게 기여한다고 합니다. 원산지인 남미로부터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 아열대 지역 등 기후가 맞는 곳에서는 크게 번성하였습니다. 1829년 남아공화국 도시 케이프 타운에 처음 옮겨 심어졌다고 합니다. 호주 시드니, 남아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멕시코 시티 등지에서 봄철이면 화려한 자태를 드러내고 도시를 보라색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다만 남반구와 북반구의 계절이 달라 남반구 도시에서는 11월에 볼 수 있으며 멕시코 등 북반구 도시에서는 5월에 볼 수 있습니다. 자카란다는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플로리다, 뉴질랜드, 이탈리아, 포르두갈, 인도, 파키스탄 등 전 세계 많은 곳에서 자라고 있지만 기후 때문에 한국에서 볼 수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자카란다는 높이 10~20m로 높이 자라는데 가지가 넓게 퍼지는 데다 꽃이 크고 많이 달려서 활짝 필 때는 자카란다 나무가 매우 아름답고 풍성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자카란다 꽃은 길쭉한 종처럼 생겼으며 청자색이지만 빛에 따라 파랑, 보라색을 띠게 됩니다. 벚꽃은 초봄에 피는데 반해 자카란다는 늦봄에 보랏빛 물결을 만들게 됩니다. 자카란다는 잠깐 폈다 지는 벚꽃보다 오랫동안 한 달 이상 개화 상태를 유지합니다. 자카란다의 꽃말은 '화사한 행복'입니다.

 

 

 

 

호주 그래프톤(Grafton)에서는 매년 10월 말 자카란다 축제(21.10.29~11.7 예정)를 열고 있습니다. 시내 곳곳에서 약 2천 그루의 자카란다가 꽃을 활짝 피우고 길거리를 보라색으로 물들이게 됩니다.

 

 

 

멕시코 시티에서도 봄철이면 도시 전체가 보라색 물결로 변하게 됩니다. 자카란다가 꽃을 만개하기 때문입니다. 멕시코 시티의 자카란다 식재는 1930년대였습니다. 당시 멕시코는 일본과 우호협력관계를 맺고 일본으로부터 벚나무를 많이 수입해 심었는데 불행하게도 벚나무는 멕시코 기후에 잘 적응하지 못하였습니다. 일본의 유명 정원사였던 마츠모토가 이를 보고 벚꽃 대신 자카란다 심어 볼 것을 제안했다는데 그 결과는 대단히 성공적이었습니다. 마츠모토는 1세대 멕시코 이민자로 멕시코에서 수많은 공원 조경을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하늘에서 보는 멕시코 시티 거리와 멕시코 국립대학 전경

 

 

 

 

크고 작은 공원이 많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가로수로 자카란다가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자카란다가 꽃을 피게 되면 크리스마스가 가까웠다는 걸 의식하면서 축제 분위기로 들뜨게 됩니다. 자카란다 나무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얼마나 많은지 시내지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Av. Presidente Figueroa Alcorta 거리입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일방통행 길이 많이 있습니다. 작은 골목길은 대부분 일방통행이지만 이렇게 넓은 주 간선도로가 일방통행길입니다. 일방통행길에서는 신호등이 순차적으로 켜지기 때문에 신호만 잘 받으면 멈춤 없이 도시를 관통할 수 있습니다. 

 

 

 

시내 중심가 Plaza de Mayo 인근 아르헨티나 국립은행 앞의 자카란다 나무입니다.

 

 

 

남아공화국 Pretoria 시 주택가 전경입니다. 프레토리아에는 7만 그루 이상의 자카란다 나무가 있습니다. 11월 시즌에는 많은 일본 관광객이 단지 자카란다를 보기 위해 찾아온다고 합니다. 

 

 

 

인디아 찬디가르

 

 

 

로스앤젤레스

 

 

 

호주 시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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