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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학년 이야기

실버 텃밭에서 감자를 수확했습니다.

by 77 Harvey 2021.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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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텃밭에서 감자를 수확했습니다.  

 

성남시민농원 실버텃밭 가꾸고 있는지 이제 만 3개월 되었습니다. 12평방미터 약 3.3평의 작은 텃밭인데도 생각보다 많이 힘듭니다. 이런저런 새로운 경험 해보는 건 좋지만 몸으로 경험하는 건 아무래도 힘에 부치나 봅니다. 조금만 허리 굽혀 일하면 금세 피곤해지는 게 날씨가 더워 더 힘들게 느껴지나 봅니다. 한 주일에 한번 가보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조차 지키기 어려웠는데 다행이랄까 최근 비가 자주 와서 관수 때문이라면 꼭 가보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지난 4월 초부터 시작했는데 3개월 만에 들깻잎, 고추, 대파, 적상추, 감자 등을 수확할 수 있었다는 게 신기합니다. 고추라야 몇 개 안 달렸지만 작은 거라도 그저 달렸다는 게 마냥 기쁩니다. 들깻잎은 씨앗 파종으로 뿌려 놓았더니 너무 많이 밀집해 자라서 잘못되었습니다. 새싹이 나올 때 몇 개만 살리고 나머지를 솎아주었어야 했는데 살아있는 싹 버리는 게 미안해서 그냥 자라는 대로 두었더니 무성해져서 서로 햇볕을 못 받아 누렇게 뜨기도 하고 잎이 작아졌습니다. 식물 키운다는 게 하나하나 배워야 할 게 많습니다. 올해는 그저 경험해보는 거 자체가 신기해서 좋아하고 있지만 좀 제대로 배워야 하겠습니다.  

 

텃밭에서 수확한 들깻잎과 대파가 식탁에 올라왔습니다. 잘게 썰은 대파와 양념 고기를 함께 들깻잎에 싸 먹었더니 입안에 향기가 그윽한 게 좋았습니다.

 

 

 

지난번 강화군 교동도 출사 여행 갔다가 감자 밭에 피어 있는 감자 꽃을 보고 반가운 느낌으로 사진 한 장 찍어 보았습니다. 감자를 키워보니 감자 꽃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ㅎㅎ

 

 

 

텃밭에 다녀온 지 일주일 넘기도 하고 아무래도 잡초가 무성할 거 같아서 지난 목요일에 나가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잡초가 무성히 자라서 어찌해볼 도리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다른 사람들 얘기가 밭일은 잡초와의 전쟁이라고 하더니 정말 그런가 봅니다. 조금 뽑아보다가 지쳐서 들깻잎, 대파, 고추만 조금 수확한 후 돌아가기로 했다가 감자에 눈길이 갔습니다. 감자는 땅 속에 있는데 언제 캐내는 게 좋을지 수확시기를 어떻게 알게 될지 궁금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감자 꽃을 본지 한 달 정도 지나면 감자를 캐내야 한다는 겁니다. 또 감자 줄기가 눕기 시작하면 감자 캐야 하는 시기라고도 하고 '하지 감자'라는 표현처럼 6월 하지 때 감자를 캐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진 한가운데 감자 몇 포기가 무성하게 보이고 오른쪽에는 대파가 자라고 있으며 왼쪽에는 대파, 들깻잎, 고추 몇 대가 함께 있는 내 텃밭 전경입니다. 잡초가 많아 옆집 텃밭들에 비하면 거의 방치되어 있는 수준이라 민망합니다.

 

 

 

감자 줄기 하나가 힘 없이 쓰러진 걸 보고 꽃을 본 지 거의 한 달 되어가니 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한 포기를 시범적으로 캐보았더니 땅속에 감자가 있었습니다. 흙속에서 하얀 감자를 보게 되자 환호했는데 꺼내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땅속 감자를 수확하는 게 무슨 유물 찾듯 조심하면서 캐려니 그것도 힘이 듭니다. 나머지는 며칠 더 두기로 하고 일단 돌아왔는데 일기예보를 보니 주말부터 장마가 온다고 해서 아무래도 장마 전에 다 캐야 할 듯해서 토요일 아침 다시 밭으로 나갔습니다. 몇 포기 안되지만 전부 캤는데 알이 작고 수확량이 얼마 안 되어 실망입니다. 그래도 비료도 안 주고 내가 한 일이 별로 없는데 땅에서 절로 자라 감자를 만들어내었다는 게 정말 기특합니다. 시장 가격으로 보면 보잘것없지만 땅에서 뭔가 수확할 수 있었다는 게 뿌듯합니다. 옛날 경제과목 배울 때 생산의 3요소토지, 노동, 자본을 들었는데 토지가 주요 생산재가 된다는 걸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감자 대를 쓰러뜨리고 밑을 팠더니 감자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땅속에 묻혀 있는 보물 파내듯 조심스럽게 다루었습니다.

 

 

 

감자알이 작지만 기특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씨감자에서 싹이 나와 옆으로 뿌리가 뻗어나간 자취가 그대로 보이는 3개월 전 씨감자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감자를 많이 수확했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아래 사진은 전원생활하는 우리 친구 하나가 며칠 전 자기네 밭에서 캔 감자라고 카톡방에 올려준 겁니다. 이 사진을 보면서 감자 농사 잘했다는 느낌보다 어떻게 저걸 다 캐낼 수 있을까 힘들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ㅋㅋ

 

 

 

새 감자라서 그런가 된장찌개에 넣었더니 감자 맛이 부드럽고 입에서 녹는 듯합니다. 감자를 쪄서 소금에 찍어 먹으니 그것도 맛있습니다. 깻잎도 부드럽고 맛있습니다. 다른 야채와 함께 샐러드로 먹고 있습니다. 대파는 파전을 만들어 몇 번 먹어 보았습니다. 처음이라 그렇겠지만 밭에서 내 손으로 직접 수확한 작물을 먹게 되니 마냥 신기하고 좋습니다.

 

지난 토요일에 남은 감자를 모두 캐고 잡초도 뽑고 텃밭 정리를 했습니다. 장마가 끝나고 좀 선선해지면 후기 라운드로 다른 작물을 좀 심어볼 예정입니다. 도시농업 가이드북의 텃밭작물 재배 캘린더에서 보니 한여름 보내고 8월 말이면 배추, , 상추 등을 심을 수 있겠습니다. 

 

 

 

 

* 이전 글 참조

2021.05.19 - [7학년 이야기] - 텃밭에서 감자 싹이 나왔습니다.

2021.04.08 - [7학년 이야기] - 시민농원 텃밭 경작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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