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금역 맛집 - 조선사르르녹쏘 고깃집 방문기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바로 뒷길에는 각종 식당과 술집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치맥, 횟집, 갈비찜, 곰장어, 골뱅이 등 다양한 종류의 주점과 식당들이 있습니다. 저녁 시간 때는 젊은 손님들로 그 집들이 꽉 찹니다. 그런데 주거리 뒷길에 위치한 한 고깃집 식당이 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집은 어쩌다 들여다보면 별로 손님이 없어 보입니다. 꽤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던 식당으로 기억하는데 제대로 장사가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해외에서 온 아이들에게 고깃집 하나 소개하려고 인터넷에서 근처 식당을 찾다가 이 식당이 소개된 걸 보게 되었습니다. 소갯글이 많지 않고 오래된 듯 하지만 가성비가 좋다는 댓글이 많이 달려 있었습니다. 나는 처음 가보는 식당도 맛이 어떤지 보려고 친구들과 함께 잘 가는 편이지만 우리 집 식구들은 이를 싫어해서 잘 모르는 곳에는 동행하지 않으려 합니다. 몇 번 설명하면서 뜸 들이다가 어느 날 마침 해외에서 귀국한 큰 딸네 가족과 함께 모두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큰 딸네 큰 애나 둘째 아이는 입이 까다로워 먹어 본 거 아니면 거의 먹지 않습니다. 한식은 손대지 않아서 외식 나가게 되면 대부분 샌드위치나 버거집, 타코, 피자집에 다닌다고 합니다. 유일하게 잘 먹는 게 소고기와 돈가스 정도라고 해서 가까운 곳에 고깃집이 있는지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이 식당은 '조선사르르녹쏘'라는 고깃집인데 예전에는 소고기 무한리필로 영업하다가 지금은 한 접시 기본으로 주문받고 있습니다. 미국산 수입 쇠고기로 생등심, 살치살, 소갈빗살, 부챗살, 불고기(떡갈비) 600g이 포함되는 한 접시 가격은 39,900원입니다. 이 중에서 2가지나 3가지만 골라서 주문할 수 있는데 이를 프라임으로 부르며 가격은 44,900원입니다. 한 가지만 선택해서 추가 접시로 주문할 수도 있습니다. 추가 접시는 150g에 10,900원입니다. 가격을 보면 웬만한 한우 고깃집 일 인분 150g 가격에 미국산 쇠고기 600g을 먹을 수 있는 거 같습니다. 가성비가 아주 좋은 거지요. 그 외 사이드 메뉴로 몇 가지 안되지만 해물된장찌개 6,000원, 계란찜 3,000원, 물냉면 6,000원 등이 있습니다.
이 집의 특징은 소고기 제대로 먹는 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고기는 잘 구워야 맛이 있습니다. 처음 보는 손님에게는 식당 사장님이 친절히 설명해 주고 있지만 식당 벽면에도 '소고기 맛있게 먹는 팁'이 큼지막하게 붙어 있습니다.
흔히 고기를 한 입에 먹기 좋게 잘라서 굽게 되는데 이렇게 하지 말라는 겁니다. 가급적 고기를 덩어리 상태로 구워야 육즙이 남아있게 됩니다. 잘게 자르면 육즙이 다 빠져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구운 고기는 뜨거운 상태로 먹지 말고 레스팅에 올려놓고 숙성시킨 다음에 잘라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얘기 듣다 보니 미국 웨스턴 영화에서 큰 덩어리 고기를 장작불에 구운 후 개인 접시에 잘라주는 장면이 떠 올랐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뜨거운 밥, 뜨거운 탕이나 국물을 먹어 버릇해서 음식이 뜨겁지 않으면 맛이 없다고 여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식이나 요리에서는 숙성이라는 단어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음식 재료를 굽거나 삶거나 하기 전 또는 조리 후에도 잠시 그대로 놓아두면 간이 배서 맛이 더 좋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리에서는 그런 조화를 느낄 수 있어야 제대로 배우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밥할 때 뜸 들인다는 것도 숙성이나 레스팅의 다른 표현 아닐까요?
고기를 구운 후 사진처럼 레스팅에 올려놓고 잠시 기다리라는 겁니다. 레스팅이 있다는 거 자체가 이 집의 특징으로 보입니다. 식당 사장님 얘기로는 고기는 통으로 구워야 육즙이 남아 있는 거지 잘게 자르면 그만큼 육즙이 빠져나간다는 겁니다. 통으로 구운 다음 사진처럼 레스팅에 올려놓고 2분 정도 식힌 후 먹기 좋게 잘라 들어야 살아있는 육즙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식당에서는 미국산 수입쇠고기를 숙성시켜 내놓고 있습니다. 생고기를 보고 어느 부위인지 알려면 한참 공부해야 할 거 같습니다. 부위별 명칭도 자료마다 달라서 헷갈리기 십상입니다. 기회가 되면 한번 정리해보고 싶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다 보니 이렇게 친절하게 고기에 이름 올려놓은 사진을 찾았습니다. 생고기를 보고 어느 부위인지 알아볼 수 있다면 재미있을 거 같습니다.
숯불 위에 올려놓은 부챗살이 싱싱하고 맛있어 보여 입맛이 돕니다. ㅎㅎ
왜 이 집은 손님이 많지 않을까? 뒷길에 위치하기 때문일까? 맛이 없기 때문일까? 주인이 불친절한 건 아닌가? 손님이 뭔가 불편함 느끼는 건 아닐까? 여러 가지 생각해볼 수 있지만 딱히 그것 때문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내 경험으로 얘기하자면 분위기상 뭔가 불편한 게 있습니다. 그래도 가성비 좋은 소고기 먹기 위해서는 다시 방문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다음 달 친구들과의 모임은 이곳으로 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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